화순 꿩요리 명가 “ 꿩 샤브 샤브”

[맛집탐방/남도방송]예로부터 우리나라에서 꿩은 그 살의 쫄깃함과 뼈에서 우러나는 시원하고 담백하면서 깊은 우수를 품어내는 맛에 설에 떡국을 끓이는데 항상 함께하는 식재료였다.

하지만 언제부터인가 꿩이 귀하고 잡기가 어려워 꿩 대신에 닭을 사용하는 가정들이 늘어나 ‘꿩 대신 닭으로 그 수를 맞췄다’고 정 약용의 자산어보에 기록되어 있다.

꿩 사육 농장이 늘어나면서 훨씬 접할 수 있는 기회는 많아졌지만 대중적인 식재료가 아닌 까닭에 전문점이 아니면 그 참 맛을 표현하는게 쉽지않다.

필자는 오늘 꿩의 참 맛을 맛보기위해 화순의 한 음식점에 발을 들인다.

이번에는 음식이 어떻게 나올까?
▲ 꿩의 살코기로 만든 초밥

깔끔하고 담백한 맛에 한 입에 넣으면 꿩의 부드러운 육질을 음미하느라 오물오물 씹게 되는 꿩 육회, 살짝 구워서 버섯에 올려진 구이, 궁합에 맞는 야채에 정성스레 말려 묶여진 야채말이 등 나오는 음식마다 정성과 맛이 듬뿍 듬뿍 배어있다.

생생한 밥알의 탄력에 간이 맞은 비빔으로 초밥을 만들고 부드러운 육질의 살을 올려 날치알을 함께한 꿩 초밥을 씹으니 구르는 듯 존재를 알리는 밥에 꿩이 감싸고 톡톡 터지는 날치알의 전율이 즐겁다.

꿩이 들녘의 콩 밭에 내려 앉아 긴 꼬리를 흔들며 짧은 다리로 쪼로록 달려 떨어진 콩알을 쪼매한 주둥이로 톡톡 쪼는 그림이다.

이번엔 또 어떤 음식이 어떻게 나올까? 코스요리의 기다림은 설레임의 맛이다.

꿩을 다양한 요리로

약 17, 8년 전에 호남에서 최초로 꿩 사육을 시작했다는 최 현덕 사장은 음식에 대한 열정과 사랑도 대단하다. 꾸준히 노력하고 성실한 사장 부부의 노력은 인근에서 알 만한 사람은 다 안다는 소문이다.

꿩을 다져서 양념과 천연재료로 숙성을 거쳐 동그랗게 넙대대한 모습으로 밝은 갈색의 빛을 발하며 아직도 지지직 소리를 연발하며 철판에 제공되는 꿩 떡갈비.

한 조각을 쪼개 살며시 첫 맛을 보니 통째로 들고 입안에 몰아넣고 싶은 심정이다. 고소하게 쫄깃거리는 입안의 잔치가 흥겹다.
▲ 속살이 비칠정도로 만두속이 꽉 찬 꿩 만두


꿩의 살을 잘게 다지고 야채와 당면 그리고 두부를 넣어 만들어진 꿩만두는 그 이전의 어느 고기만두와의 맛과는 비교를 거부당한다.

꿩요리명가의 자랑이기도 한 꿩만두는 한 번 맛을 보면 따로 포장을 해가지 않는 사람이 없을 정도의 인기상품이다.

보드라운 듯 감칠맛이 맴돌고 비린 듯 깔끔함은 오묘한 조화를 이루며 연신 손짓만 재촉할 뿐이다.

 
하나의 맛, 조화의 맛, 혼연의 맛.

▲ 샤브샤브용 야채와 고기 세트


꿩의 뼈와 야채로 푹 고아 만든 샤브 육수에 버섯을 먼저 넣고 육수를 오나성시킨다. 야채를 살짝 데워 낸 다음 고기 한 점을 육수에 살랑살랑 흔드니 붉은색이 어느새 우윳빛이다.

야채에 포개어 살포시 느끼는 맛은 간결하고 청순하다. 영락없이 인기척에 놀라서 풀밭에 머리만 박고 궁뎅이를 뿌쩍 뒤로 내민 까투리의 청순한 형상을 많이 닮은 맛이다.

아무런 포장 없이 고기만 느껴 보는 것은 하나의 맛이요, 야채나 버섯과 어우러지게 먹는 것은 조화의 맛이요, 야채와 고기를 먹고 모든 재료가 어우러진 육수에 떡국을 넣어 먹으니 모든게 혼연된 다른 색깔의 맛을 나타낸다.

산삼의 시배지라 일컬어지는 화순의 모후산 자락의 정기를 받아서인지 불끈거리는 육체적 변신을 자위하며 멋쩍은 웃음을 웃어본다.

음식점정보: 전남 화순군 도곡면 천암리 696-48, 061)373-3339, 꿩요리전문점.


 

저작권자 © 남도방송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