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풀꽃사랑 5일(토) 돌산 답사

[여수/남도방송] 어느 해보다 유난히 추운 겨울, 그래도 대자연의 섭리에 따라 봄꽃은 피고 있을까?

작년 이맘 때 금오산 자락에서 이른 봄소식을 전하던 복수초가 보고 싶어서 성급하지만 여수풀꽃사랑 답사를 금오산으로 정하였다.

2월 우리나라 최대 명절인 설을 쇠고 긴 설 연휴에 고향을 왔거나 구제역 때문에 마땅히 갈 데가 없으신 분, 설 명절 음식 차리느라 피곤하여 나만의 시간을 갖고 싶으신 분들을 위해서 5일(토) 오후에 가기로 했다.

1시30분까지 미평동 미평초등학교 건너 육교앞에서 모여 시내버스 109번을 타고 종점 성두까지 간다. 109번은 중앙여고, 진남관앞, 봉산동, 돌산대교를 거쳐 간다. 그 사이사이 탑승을 하면 함께 갈 수 있다.

▲ 복수초.

복과 건강을 가져다주는 꽃 '복수초(福壽草)'

이름 봄 하얀 눈을 비집고, 밝은 황금색의 꽃이 가장 먼저 피어나는 식물이다. 생명력이 강하여 눈 속에서도 핀다 하여 설연(雪蓮)이라 부른다. 지방에 따라 이른 봄 산에서 맨 먼저 핀다하여 원일초, 쌓인 눈을 동그랗게 뚫고 나와 핀다하여 얼음새꽃, 눈색이꽃, 생명력이 강하다 하여 복수초, 아도니스라고 부르기도 한다.

이 복수초는 복(福)과 수명(壽命)을 가져다주는 꽃이다. 사람이 살아가는데 있어서 으뜸이 복이고, 오래 사는 것인데, 이 복수초는 두 가지를 모두 갖다 주는 것이니 얼마나 귀한 꽃인가? 신묘년 새해 받을 복이 있고, 건강하게 오래오래 살고 싶으면 이 복수초를 만나야 하지 않을까 한다.

우리 가정과 내가 하는 일에도 복수초의 기운이 필요하지만 지역에도 더 한층 필요한 것이다. 이 복수초가 우리나라 4대 기도처 중에 하나인 향일암이 있는 금오산에 핀다는 것이 결코 우연이 아닐 것이다. 금오산에서 복수초를 만나는 순간의 그 감격은 1년 내내 잊지 못할 것이다. 혹시 그 때도 피지 않았을지 모른다. 많이 알려져서 훼손되었거나 인간의 호들갑이 싫어서 멀리 떠나지는 않았는지 걱정이다.

▲ 변산바람꽃.

순결과 고귀함의 상징 '변산바람꽃'

그 날 변산바람꽃까지 욕심을 낸다는 것은 무리일 거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그 땅을 밟으면 기지개를 켜고 일어나는 변산바람꽃의 꽃 향기를 맡을 수 있을 거라고 본다.  꽃의 구조가 특이하다. 꽃잎으로 보이는 것은 실제 꽃받침이고, 중심부에 깔때기 모양을 하고 있는 것이 진짜 꽃잎이다.

변산바람꽃은 변산반도에서 처음 발견하여 붙여진 바람꽃으로 한국의 특산식물로 알려져 있다. 변산에서 발견은 되었지만, 이른 봄을 알리는 곳은 이곳 돌산 금오산자락이다. 몸을 꼿꼿이 하면 보이지 않고, 겸손하게 낮추면 낮출수록 보이는 귀한 꽃이다. 더 자세히 들여다 보면 순백에 까만 점이 보는 이의 숨을 멈추게 할 정도로 아름답다. 이런 꽃들이 가장 먼저 여수에서 핀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

혹시 이날 못 보면 필 때까지 기다렸다가 기어히 보아야만 올 한 해도 모든 일이 순탄하게 이뤄질 것이다.

▲ 돌산 성두마을.

돌산 남쪽 끝자락 '성두마을'을 거쳐

돌산읍의 가장 남쪽에 자리한 금성리는 작금마을과 성두마을로 이루어졌다. 작금마을은 자갈 기미가 줄어든 땅이름으로 해변이 자갈로 이루어져 부르게 된 이름이다. 아직도 주민들은 작기미마을이라 부르고 있으며, 마을 북동쪽에 수십 기의 고인돌이 남아있고, 조선시대에는 말을 키우는 목장이었다는 이야기와 그 터가 전해온다.

돌산읍의 남쪽 마지막 마을인 성두(城頭)마을은 성머리로 부르던 곳이다. 말을 가두어 키우던 목장성이 시작되는 지역이었기 때문에 성두라고 이름이 붙여졌다. 성두에서 신기마을까지 이어지는 목장성은 성의 길이가 길어 만리성으로도 불렸다.

성두마을에서 볼 수 있는 풍화혈(風化穴, tafoni), 타포니는 역암의 이탈, 해수의 공급에 의한 풍화작용으로 형성되었다. 직경 1~3m에 달하는 거대한 타포니는 다른 지역에서 볼 수 없는 이 지역만의 특색이다.

▲ 성두마을 입구에 위치한 전문전문점 '온새미로'.

싱싱한 해산물을 그대로 넣은 성두 '전복죽'

성두마을 입구에 온새미로라는 예쁜 우리 이름의 전복 전문 식당이 있다. 전복죽이 나오기 전에 몇가지의 싱싱한 해산물을 깔끔하게 담아서 내온다. 1인분에 1만5000원인 전복죽은 전복 창자에서 나오는 푸른 빛깔에 붉은 색 당근이 섞여서 보기에도 먹음직스럽다. 한 숟갈 덜어서 입안에 넣으면 살짝 덜 익은 듯 하는 밥알에 잘게 썬 전복이 씹히는 맛은 또 다른 별미이다.

기운을 잃은 사람들이 회복 차원에서 먹는 귀한 전복죽을 맛있게 먹을 수 있어서 이번 답사를 더욱 빛이 나게 할 것으로 본다.

▲ 금오산 등반로.

향일암을 안은 금오산(金鰲山)

금오산이라고 부르는 것은 산에 삼림이 울창하여 검게 보였기 때문에 거무산이라고 불러서 나온 이름이다. 그 명칭을 한자로 표기하면서 금오산이 되었다. 한편 산 정상 바위의 문양이 꼭 거북등을 닮아서 금오산이라고 한다.

금오산에 있는 우리나라 4대 기도처의 하나로 꼽히는 향일암이 풍수지리상 금 거북이가 경전을 등에 업고 바다 속으로 들어가는 형상을 하고 있는 것이 우연이 아닐 것이다. 이 밖에도 금오산에는 신선대가 있어서 아찔한 느낌으로 파도가 넘실대는 건너 금오열도를 바라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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