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광/남도방송] 농어촌 학생 수가 갈수록 감소하고 있는 상황에서 주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학생 수가 증가하고 있는 시골마을의 한 학교가 통학버스가 없어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교육 당국과 자치단체는 별도의 지원 규정이 없다는 이유로 통학버스 지원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23일 전남 영광군 묘량중앙초등학교에 따르면 이 학교는 지난 2010년 전체 학생이 15명으로 감소해 폐교 위기에 처했었다.

하지만 지역 주민들이 60여 년 된 학교 전통을 이어가기 위해 학교살리기 운동에 나서 그해 서울과 광주, 영광읍 등에서 6명의 입학생과 2명의 전학생을 유치해 폐교 위기를 간신히 모면했다.

이어 올해들어 학생 수가 34명으로 증가하고 병설유치원에도 14명의 원생이 등록했다.

주민들은 그동안 학교발전위원회를 결성해 장학기금을 조성하고 '작은 콘서트'를 개최하는 등 학교살리기에 안간힘을 써 왔다.

이 같은 주민들의 열정으로 묘량중앙초등학교는 지난해 전남도교육청 평가 '최우수학교'로 선정되기도 했다.

하지만 농촌 현실상 부모가 맞벌이를 하거나 자영업을 하고 있어 통학차량이 확보되지 않을 경우 학교살리기가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현재 묘량중앙초등학교 학부모들은 순번을 정해 자가 차량으로 학생 수송을 어렵게 이어가고 있다.

학부모들은 원거리 통학에 따른 등하교 불편 해소를 위해 교육당국에 통학버스 지원을 요청했으나 형평성을 이유로 난색을 표하고 있으며 인근 학교 통학버스 우회 지원도 노선상 문제로 어렵다는 입장이다.

전남도교육청 관계자는 "학교 통폐합 정부 권장에 따르면 전남은 초등학교 427곳 가운데 36.8%인 157곳이 통폐합 대상에 포함된다"며 "묘량중앙초등학교가 다른 학교와 달리 학생 수가 증가하고 있으나 다른 학교와의 형평성을 감안하면 통학버스를 지원하기 곤란하다"고 밝혔다.

또 영광군도 교육청이나 해당 학교에서 통학버스 지원에 따른 별도의 요청이 없어 아직까지 구체적인 내용을 파악하지 않고 있다.

묘량중앙초등학교 권혁범 운영위원장은 "학교 통폐합만이 능사가 아니고 주민들이 힘을 모아 어렵게 살린 학교에 대한 지원책도 마련해야 한다"며 "작은학교 살리기가 곧 농촌살리기와 같다는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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