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형상 다리 부분 크게 부서져
해당 작가, "누군가 발길질 추정"
경찰, CCTV·차량블랙박스 분석

 

▲순천시 향동 문화의 거리 하얀 갤러리 앞에 설치된 이설제 작가 '편린' 조형작품을 누군가 발길질로 말 형상 오른쪽 앞다리 무릎 부분이 크게 훼손되고 뒷 부분이 주저 앉았다. (사진=양준석 기자)
▲순천시 향동 문화의 거리 하얀 갤러리 앞에 설치된 이설제 작가 '편린' 조형작품을 누군가 발길질로 말 형상 오른쪽 앞다리 무릎 부분이 크게 훼손되고 뒷 부분이 주저 앉았다. (사진=양준석 기자)

[순천/남도방송] 전남 순천 문화의 거리 한 갤러리에 설치돼 행인들의 눈길을 끌었던 미술 조형작품이 이곳에 누군가 침입해 크게 훼손하는 사건이 발생,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2일 순천경찰서 등에 따르면 순천시 향동 문화의 거리 '하얀 갤러리' 입구에 설치된 이설제 작가가 '말' 형상으로 제작한 '편린' 조형작품의 뒷다리 무릎 부분이 꺾여 주저앉고 앞다리가 크게 부서졌다.

이 작품은 이 작가가 5년 전 2018년 연목으로 '말' 형상의 뼈대를 만들고 크고 작은 원형 거울조각 수천 개를 붙여 만든 작품이다. 제작기간은 6개월가량 소요됐으며, 작품값은 수천만 원에 이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작가 측은 작품 훼손 흔적을 발견하고 순천경찰서에 신고했다. 이 작가는 "이 작품을 갤러리 입구에 상징물처럼 세워 뒀다"면서 "지난 1일 출근해 보니 작품 형태가 크게 틀어져 있고 거울조각들이 바닥에 널브러져 있었다"고 했다.

▲경찰이 순천 문화의 거리 하얀 갤러리 입구에 세워진 조형작품 '편린' 훼손상태를 살피고 있다. (사진=양준석 기자)
▲경찰이 순천 문화의 거리 하얀 갤러리 입구에 세워진 이설제 작가 조형작품 '편린' 훼손상태를 살피고 있다. (사진=양준석 기자)

이어 "누군가 말 앞다리 무릎 부분을 발길로 세게 찬 것 같고, 그로 인해 뒷 부분으로 힘의 축이 쏠리면서 뒷다리가 꺾이면서 작품이 주저앉았다"며 "넘어지지 않도록 부서진 앞다리 부분에 돌을 괘 임시 조치를 했지만 위험해 추가 조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예술인들은 황당하다는 분위기다. 문화의 거리에서 활동 중인 한 작가는 "일부러 흔들어도 꿈쩍도 않은 작품이 얼마나 세게 발로 찼으면 말 다리 부분이 꺾이겠느냐"면서 "지난 몇 년 동안 아무런 일이 없었는데 근래 민심을 흩트리는 일이 발생해 흉흉한데 작품 훼손까지 일어나 안타깝다"고 했다.

작품을 복원하려면 시간과 비용이 적지 않게 소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작가는 "염목으로 된 뼈대를 제작할 때 옥수수 식용유 몇 드럼을 사용해 밀도를 높여 상당한 무게가 나가 성인 4명이 들어도 쉽게 움직이지 않을 정도로 견고한 작품이다"면서 "수리가 불가능할 상태다"고 허탈해 했다.

경찰은 목격자 등이 있는지 탐문조사를 비롯해 인근에 설치된 CCTV와 주차된 차량 블랙박스 등을 확보해 분석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확보한자료를 토대로 작품을 훼손한 범인을 조속히 검거하겠다"고 말했다.

양준석 기자 kailas2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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