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에 '상급종합병원·예술의전당' 건립 어떨까

▲양준석 기자
▲양준석 기자

[순천/남도방송]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 고향인 전남 순천지역이 이 회장의 기부소식으로 연일 들썩이고 있다. 기업인이 이번처럼 최대 1억원에 달하는 거액의 현금을 고향마을과 동창들에게 전달한 사례가 없었기 때문일 거다.

이 회장은 순천시 서면 운평리 죽동마을 농가에서 태어나 동산초등학교와 순천중학교를 졸업했다. 이 회장 측은 주민과 동창생들에게 계좌번호를 묻고 이들 통장으로 기부금을 입금했다.

이번 기부에 부영 측은 고향을 지켜준 사람들에 대한 고마운 마음을 표현한 것이라고 했다. 이 회장의 격려금 소식은 환영받을 일이다. 주민들은 이 회장 기부에 대한 보답 차원에서 공덕비를 추진키로 했다.

하지만 지역사회에서는 기부를 환영하면서도 아쉬움을 나타낸 시민도 있다는 사실이다. 일각에서 뜻밖의 뜬금없고 의아하다는 반응을 보이는 시각이 존재한 것도 엄연한 현실이다.

그건 아마도 '부영그룹'이 주택임대사업으로 부를 축적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우리사회 여러 가지 불미스런 일들에 대한 방증이다. 또한 '부영그룹' 성장에는 많은 서민의 피와 땀과 눈물이 서려있고, 아직도 부영으로 인한 피해를 회복하지 못한 분들이 존재하기 때문일 것이다.

이 지점이 바로 이 회장의 기부가 응당 칭송 받아야 함에도 그저 칭찬 일색에 동의하기 어려운 부분이다. 이왕 '통큰' 기부를 한 마당에 일부 특정인 혜택에 그치지 말고 지역사회뿐 아니라 우리사회 전체가 환영하고 박수 칠만한 모습도 함께 보여주는 것은 어떨까.

그간 이 회장은 지역에 학교와 기숙사를 지어주는 등 많은 사회공헌 활동을 해왔다. 그러나 우리사회는 아직도 기업인들이 더 많이 더 의미 있는 사회공헌이 이어지기를 바라고 있다. 이번 기회에 보다 참다운 사회공헌 일환으로 지역이 직면한 현실을 외면하지 말고 진지하게 들여다보고 고민하는 것이다.

순천은 전남 제1도시이고 동부권 중심도시임에도 공공의료서비스 문제가 여전히 난망하다. 특히 전남지역은 전국 17개 광역시·도 중 유일하게 국립의과대학이 없는데다 정부의 의대 신설 추진과정에서도 의료계 벽에 부딪혀 있다.

동부권 70만 인구 생활권 중심임에도 질 높은 공공의료서비스를 제공 받지 못하는 실정이다. 이같은 지역 현실을 감안해 삼성병원이나 대학병원을 능가하거나 버금가는 '최상급 종합병원' 설립이 절실하다.

부영그룹 차원도 좋고 이 회장 사비를 보태는 것도 좋다. 고향마을 주민 260여명에게 베푸는 제한적 혜택을 뛰어넘어 지역사회 전체가 골고루 두고두고 오랫동안 혜택을 볼 수 있는 '최상급 종합병원'을 설립하는 것이다.

여기에 하나 더 문화예술의 향기가 지역사회에 깊게 스며들 수 있도록 미술관을 포함한 '예술의 전당' 건립이다. 명칭은 이 회장 아호나 그룹 명칭을 사용해도 좋을 것 같다. 순천은 경남 서부권까지 아우를 수 있는 도시로서 확장성이 적지 않다.

전동경서 100만 도시 중심지로 확장성을 갖고 있는 이 회장의 고향 순천에 길이 남을 '최상급 종합병원'과 '예술의 전당'을 만들어 돈은 어떻게 써야 그 선한 영향력이 오랫동안 유지되는지를 보여준다면 그 울림은 크고 넓게 퍼질 것이다.

결과는 모든 과정의 이유가 되고 모든 납득하기 어려운 것들의 설명이 되기도 한다. 재는 넘을수록 높지만 또한 넘어야 하고, 내는 건널수록 깊지만 또한 건너야 하지 않나. 베인 풀에서도 향기가 나듯 사람도 그러하다.

할 수 있으면 방법을 찾고 할 수 없으면 핑계를 찾는다 했다. 무엇보다 군중을 사로잡아야 최고가 되는 법 아니겠나. 만인을 위한 공간으로 영원히 남을 두 시설 조성사업은 지금이 적기다. 

양준석 기자 kailas2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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