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람객 1000만 육박·목표수익 초과 달성
도시브랜드 향상, 정부 기업 투자 이어져
'애니메이션' 기반 새로운 미래 도시 창조

[순천/남도방송] 지난 4월 화려한 튤립 개화와 함께 시작한 '2023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가 7개월 대장정 끝에 1,000만에 육박하는 관람객을 모으며 큰 성공을 이뤘다. 전남 순천은 짧은 준비기간에도 정원으로 도시의 판을 바꾸며 전국의 벤치마킹 대상이 됐고 기업과 정부 투자도 이어졌다. 박람회 폐막에 즈음해 <남도방송>은 정원박람회가 일군 유례없는 성과와 비결, 과제와 순천의 미래를 살펴보는 연속보도를 마련했다. [편집자주]

▲900만 관람객 돌파 축하행사 (사진=순천시)
▲900만 관람객 돌파 축하행사 (사진=순천시)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는 당초 목표로 잡은 관람객 800만명을 개장 190일차인 10월 7일 달성했고, 보름 뒤인 10월 22일엔 관람객 900만명을 돌파했다. 

올해 유난히 긴 폭염과 장마로 관람객이 둔화세를 보였지만 시원한 바람과 함께 찾아온 추석 황금연휴 6일 동안 100만명이 방문하기도 했다. 특히 지난 9월 30일은 역대 일일 최다 관람객인 21만5,828명을 기록했다. 

수익금 목표액 253억원도 개장 128일 만에 달성했으며 10월 26일 기준 330억원을 확보해 목표액 대비 129%를 이뤄냈다.

900만이 넘는 관람객이 찾아오며 박람회장 내에서는 35개 수익사업시설에 지역 소상공인이 참여하는 상생모델이 만들어졌고, 도심 상권에도 훈풍이 불었다.

관람객들이 국가정원 인근 상권은 물론 원도심까지 퍼져나가며 재료 소진으로 조기마감 문구를 써 붙인 식당도 찾아볼 수 있었다. 웃장 국밥골목은 점심시간 식당 밖으로 30m가량 줄을 서는 진풍경이 펼쳐지며 전통시장 매출은 2배에서 5배까지 증가했다.

박람회 경제효과는 인근 도시까지 침투했다. 광양시, 보성군은 발빠르게 정원박람회장을 경유하는 시티버스를 운영했고, 여수도 박람회 대비 관광종합대책반을 준비했다. 그 결과 여수·광양·보성·구례·고흥 등 방문자가 지난해보다 평균 10%p 이상 증가하는 등 정원박람회가 제대로 낙수효과를 뿌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꿈의 다리를 건너고 있는 노관규 순천시장과 오세훈 서울시장 (사진=순천시)
▲꿈의 다리를 건너고 있는 노관규 순천시장과 오세훈 서울시장 (사진=순천시)

◇ "순천을 배우자" 전국에 부는 벤치마킹 열풍

순천을 배우기 위한 벤치마킹 행렬도 이어졌다. 국회와 지방의회, 각종 위원회, 중앙부처, 교육청, 교육기관, 대학, 해외 대사관과 공공기관 등 현재까지 전국에서 504개 기관이 찾았고 그중 지자체는 197개에 달한다.

대기업도 몰려들기 시작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포스코와이드, 포스코리튬솔루션 등 유수 기업들이 순천에 8,600억원 규모 투자·유치를 결정했는데 이는 순천의 탁월한 정주여건에 주목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정부도 순천에 힘을 실어줬다. 순천 소재 주요 산단이 6,000억원 상당의 거점산단 경쟁력강화 사업지로 선정된데 이어 전남에서 유일하게 국립순천대학교가 글로컬대학 30 예비명단에 올랐다.

최종 지정시에는 5년간 1,000억원 이상의 예산을 지원받는다. 박람회 이후 순천을 이끌어 갈 애니메이션 클러스터 사업 또한 예산 2,000억원을 확보해 순조롭게 추진되고 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은 당초 2023정원박람회 생산유발효과는 1조5,926억원, 일자리 창출 효과는 2만5,149명, 부가가치 유발효과는 7,156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으나, 박람회 자체 성과를 넘어 기업·정부 투자와 도시 브랜드 향상 등 후광효과를 감안한다면 그 수치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2023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장 전경 (사진=순천시)
▲2023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장 전경 (사진=순천시)

◇ "순천의 다음 목표, 세계에 자랑할 수 있는 도시"

순천시가 안전하고 성공적인 박람회를 치러내는 것은 외국인들에게도 관심을 끌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행정안전부에 해당하는 부서 직원들은 지난 8월 최첨단 기술이 접목된 스마트관제시스템을 도입하기 위해 박람회장을 벤치마킹했다. 이들은 드론관제와 웨어러블캠, CCTV관제센터 등 시스템 작동 과정에 대한 노하우 전수를 요청하기도 했다.

시민 의식도 곳곳에서 빛났다. 지난 9월 23일 10만명이 오천그린광장 한 자리에 모여 불꽃쇼를 관람하면서 자신이 가져온 쓰레기를 가져가는 등 1건의 안전사고도 없는 수준높은 광장 문화를 보여줬다.

이러한 순천시 성공 박람회 개최는 미래에 대한 자신감으로 표현되고 있다. 

노관규 시장은 "순천은 대도시를 꿈꾸지도 따라하지도 않는다"며 "정원박람회가 그랬듯 우리 도시가 잘할 수 있는 일을 찾아 제대로 집중하고 투자한다면 온갖 부작용을 만들어내는 수도권 일극체제의 대한민국 판도가 분명히 바뀌게 될 것"이라고 자신있게 말했다.

그러면서 "순천의 다음 목표는 순천을 대한민국이 세계에 내놓고 자랑할 수 있는 도시로 만드는 것"이라며 "박람회 이후 굴뚝 없는 친환경 사업인 애니메이션을 전혀 새로운 형태의 도시를 창조하겠다"고 강조했다.

▲오천그린광장 야간행사 (사진=순천시)
▲오천그린광장 야간행사 (사진=순천시)

지정운 기자 zzartsosa@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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