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유하고 씻어내는 심연의 물줄기 구현

▲송필용 작 '역사의 흐름'. 캔버스에 유채. 2021. (사진=전남도립미술관)
▲송필용 작 '역사의 흐름'. 캔버스에 유채. 2021. (사진=전남도립미술관)
▲송필용 작가 (사진=전남도립미술관)
▲송필용 작가 (사진=전남도립미술관)

[광양/남도방송] 전남도립미술관은 11월 21일부터 내년 1월 21일까지 '송필용: 물의 서사' 전시를 개최한다.

전남 고흥 출신 송필용은 40여년간 우리 역사의 근본적 성찰을 기반으로 역사의 거대한 흐름을 '물'로 형상화해 온 작가다.

1989년 첫 개인전을 시작으로 약 20차례 개인전과 다수의 단체전에 참여했으며 국립현대미술관과 서울시립미술관 등에 작품이 소장돼 있다.

이번 전시는 '2022 국립현대미술관 주관 공립미술관 추천작가-전문가 매칭 지원 사업' 연계 전시로 지역 문화 발전을 위해 기획했다.

전시는 1980년대 질곡의 역사를 배경으로 한 작가의 초기 대표작부터 신작과 드로잉을 포함한 총 100여점의 작품을 소개한다.

이번 전시는 '물'의 새로운 주제 변화를 보여준다. 전시는 시기별 주제의 변화에 따라 3개의 섹션으로 나눠 구성했다.

첫번째 '땅의 역사'에서는 숭고한 역사의식을 기반으로 1980년대 혼란스러운 정국부터 세월호 참사에 이르기까지 우리의 아픈 역사를 상징적으로 표현한 작업으로 이뤄져 있다. 그의 작업은 역사의 상흔을 함축적으로 표현하면서도 희망적 서사를 담고 있다.

두번째 '역사의 흐름'은 우리의 굴곡진 역사에 고통과 상처는 있어도 거대한 흐름은 바뀔 수 없다는 의식을 세찬 물줄기로 구현한 작업으로 구성했다.

특히 김수영 시 '폭포'에서 큰 영감을 받은 작가는 폭포의 세찬 물줄기를 통해 불의에 굴복하지 않는 고매한 정신성을 담고 있다. 그의 폭포에서 드러나는 힘찬 필치는 곧은 정신의 소리이자 역사의 시대정신을 대변한다.

세번째 '심연의 흐름, 치유의 통로'에서는 본 전시에서 처음 소개되는 신작으로 구성돼 있으며 이전에는 볼 수 없었던 작가의 직관적인 점과 선의 새로운 조화가 눈에 띈다. 무법(無法)의 선과 점을 새겨 완성된 물줄기는 개인의 상처를 치유하고 정화한다.

이지호 전남도립미술관장은 "송필용의 흐르는 물줄기가 동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의 상처를 치유하고 씻어내는 통로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지정운 기자 zzartsosa@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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