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경 여수이화내과의원 대표원장

[지역/남도방송]

▲김현경 여수이화내과의원 대표원장(의학박사, 내과 전문의)
▲김현경 여수이화내과의원 대표원장(의학박사, 내과 전문의)

[순천/남도방송] 연말이 다가오며 술자리가 잦아지기 시작했다. 오랜만에 사람들을 만나다보면 어쩔 수 없이 한 두 잔씩 술잔을 기울이기 시작하고 긴장이 풀리면 즐거워지고 들어가는 술의 양도 늘어간다. 

기분 좋게 술자리를 마치고 헤어지면 좋겠지만 어쩌다가 감당 가능한 양보다 많은 양을 마시게 되기도 하고 좋지 않는 일에 휘말리거나 실수를 하기도 한다.

◇ 술은 왜 마시나요?

요즘 들어 연예인이나 인플루언서들이 방송이나 여러 매체에서 다른 사람과 술을 마시면서 이야기하는 모습이 자주 보이고 있다. 처음에는 서먹해 보이던 사람들이 시간이 지나면 더 친해지는 것 같다.

속에 있는 숨겨진 이야기를 꺼내 이야기하는 것 같고, 술을 마시면서 인간적이고 진솔한 모습이 솔직하고 다르게 다가와 술자리가 더 좋아보기도 한다. 그래서 굳이 술이 건강에 안 좋다고 해도 시간을 내어 돈을 내고 술을 마시는 것이 아깝게 느껴지지 않는다.

우리가 술에 매력을 느끼는 것은 부정적인 감정을 빠르게 완화시켜주고 일상생활에 윤활유처럼 작용하기 때문이다. 현대 사회에서 스트레스로 인한 부정적인 감정을 해소하기 위해, 사람과 친밀감을 얻기 위해, 불면증 해결을 위해 술에 의존하는 경우도 흔히 볼 수 있다.

대부분 사람들은 이러한 경우도 생활에 지장을 주거나 치명적인 결과가 나타나기 전에 멈추지만, 일부 사람들은 그렇지 못하고 본인도 모르는 사이 '알코올 중독'에 빠지게 된다.

시작은 늘 그렇듯 가볍게 시작한다. '알코올 중독'은 엄청나게 술독에 빠져 일상생활을 영위하지 못할 정도로 무너질 정도이니 일상생활을 하고 있는 본인과는 상관이 없다고 생각하며 언제든지 쉽게 술을 끊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어느 순간 본인이 원하는 효과를 얻기 위해 마시는 술의 양이 늘어나고 운동, 상담이나 진료와 같은 다른 방식으로 효과를 얻을 수 있어도 좀 더 빠르고 쉽게 효과를 얻기 위해 술에 의존하게 된다.

◇ 술이 건강에 도움이 된다고도 하는데요?

실제 도움이 된다는 음주는 건강한 백인 남성에서 포도주 1잔 이하 정도 극히 적은 양의 음주 수준이며, 실제로는 이 수준의 양을 넘어가면 여러 신체적인 심각한 문제들이 발생할 위험성이 급격하게 증가하게 된다. 술자리에서 안 마시는 것은 가능할 지 몰라도 소주 1잔만 마시고 중단할 수 없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다.

소주 1~2잔이 혈액 순환 촉진에 도움을 줄 수도 있다고 하지만 혈액순환 촉진을 위해 안전하고 건강한 방법이 많은데도 굳이 다른 위험성이 있는 술을 마시는 것은 문제가 있다.

술이 다른 신체 기관에 미미하게 도움을 줄 수 있을 지도 모르지만 '뇌'는 아주 조금이라도 지속적으로 마시는 경우에는 나이가 들수록 뇌의 크기가 현격하게 줄어든다는 연구들이 일관되게 보고되고 있다.

◇ 금주가 주는 효과들

최근 미국 질병통제관리센터(CDC) 자료에 따르면 한 달간 술을 끊었을때 신체에 놀라운 변화가 나타난다는 보고가 있다.

우선 가장 먼저 나타나는 효과는 체중 감량이다. 술자리에서 안주 칼로리도 높지만 알코올 자체만으로도 칼로리가 비교적 높다. 실제 100㎖ 기준 맥주는 평균 40㎉, 와인은 73㎉, 소주는 146㎉로 밥 한공기 칼로리가 270㎉임을 감안했을 때 소주를 한 병 마실 경우 밥 한 공기보다 칼로리 섭취량이 높다.

과도한 음주가 지방간, 간경변 등 다양한 간질환을 유발하지만 술을 한 달간 끊게 되면 지방간 수치가 15% 가까이 감소한다는 보고도 있다. 속쓰림, 위산 역류 등 안좋았던 소화 기능도 개선된다.

흔히들 술을 마시면 바로 잠들기 때문에 숙면을 취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정작 수면에 중요한 램 수면 단계를 방해하기 때문에 숙면을 취할 수 없으며 알코올을 분해하는 동안 나오는 부산물로 수면을 방해 받아 결과적으로는 양질의 수면은 취할 수 없다. 술을 한 달간 끊게 되면 다시 수면 패턴을 회복할 수 있다.

◇ 피할 수 없다면 최대한 건강하게 음주를 즐길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가장 최선의 방법 중 하나는 말 그대로 천천히 조금만 마시는 것이다. 간에서 알코올을 충분히 분해할 시간을 주며 마시는 것이다. 또 공복에 마시면 위벽을 통해 알코올이 빠르게 흡수돼 음주 전에 충분한 식사를 하는 것이 위벽에서 알코올이 흡수되는 속도를 더디게 만들어 간에서 해독할 수 있도록 돕게 하는 것이다.

여러 종류 술을 섞어 마시면 더 많은 알코올을 섭취하고 불순물이 서로 반응하게 돼 더 빠르게 취하며 숙취도 심해진다. 되도록 순한 술 1종류로 마시는 것이 가장 안전하다. 음주 다음 날 숙취를 극복한다고 해장술을 마시는 사람도 있는데 이것은 오히려 간에서 해독을 저해하고 숙취를 악화시켜 피해야 한다.

<김현경 여수이화내과의원 대표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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