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경 여수이화내과의원 대표원장

▲김현경 여수이화내과의원 대표원장(의학박사, 내과 전문의)
▲김현경 여수이화내과의원 대표원장(의학박사, 내과 전문의)

[순천/남도방송] 식중독은 대개 여름철에 많이 발생할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노로바이러스가 낮은 온도에서 증식이 잘 되기 때문에 주로 겨울철 위장관염 주된 원인이 된다.

특히 겨울철이면 해산물 굴 소비량이 늘면서 두 달 사이 5배 이상 증가했다. 노로바이러스에 감염되면 24~48시간 잠복기를 거쳐 구토, 설사, 복통 등과 같은 증상이 심한 것이 특징이다.

◇ 노로바이러스 유행

지난 7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표본감시기관 206곳을 통해 집계된 노로바이러스 감염증 신고 환자 수는 지난해 11월 중순까지만 해도 50명대에 머물렀지만, 12월을 기점으로 200명을 넘어 계속 증가하며 뚜렷한 유행 양상을 보이고 있다. 특히 환자 10명 중 7명은 0~6세 영유아로, 12월 중순에는 68.2%까지 증가했다 이후 47.4%로 다소 떨어지는 추세였다.

노로바이러스는 비세균성 급성 위장염을 일으키는 바이러스 한 종류로, 설사 증상 보다는 구역이나 구토가 심해 미국에서는 '겨울철 토하는병' 또는 '장 독감' 등으로 불리기도 한다.

노로바이러스는 단 10개의 입자로도 쉽게 감염될 정도로 전염성이 높고 감염자 구토물이나 분변 1g당 1억개 정도 노로바이러스가 존재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오염된 음식 섭취보다는 사람 간 접촉이나 구토물이나 분변을 통한 전염에 더 주의를 해야 한다. 변기 물 내리기 전 뚜껑을 닫는 것이 좋으며 화장실 사용 후 손 세정 및 주변 소독에 주의해야 한다.

◇ 노로바이러스 감염 증상

노로바이러스는 오염된 굴, 바지락 등 어패류나 이 바이러스가 있는 지하수를 먹었을 때, 환자 비말을 통해 감염된다. 노로바이러스가 오염된 음식과 함께 몸 안으로 들어가면 장 점막에 침투해 염증을 일으킨다.

노로바이러스에 감염되면 12~48시간 잠복기를 거친 뒤 일반적으로 24~60시간 동안 설사·구토·메스꺼움·발열 등 증상이 지속된다. 복통·오심·근육통·권태·두통 등 전반적인 신체 증상이 수반되기도 한다.

소아에게서는 구토 증상이 흔하고 성인은 설사 증상이 흔하게 많으며, 발열 증상이 감염된 환자 절반에서 발생하고 물처럼 묽은 설사가 하루에 4~8회 정도 발생하기도 한다. 적절한 수분 보충이 되지 않으면 탈수 위험도 있다.

​◇ 노로바이러스 진단과 치료

노로바이러스 감염 진단은 주로 분변이나 토사물에서 노로바이러스 검출로 판단하지만, 진단을 위해 검사를 하지 않고 증상을 통해 진단하는 경우가 많고 치료제나 백신은 따로 있지 않다.

감염 시 건강한 성인은 대부분 2~3일 내로 증상이 자연적으로 회복돼 대부분 경구로 수분을 섭취하고 식이요법만 잘 지킨다면 3~5일 사이 자연적으로 치유된다. 구토나 오심으로 인한 탈수 증상이 심하거나, 복통이나 설사가 지속되는 경우 병원에서 수액치료와 약물 치료 등 보존적 진료를 받는 것이 좋다.

노로바이러스에 의한 위장염이 의심되는 경우에는 사람 접촉과 음식 조리를 피하는 것이 중요하며, 증상이 있는 사람은 식품조리 참여를 즉시 중단하고 증상 회복 후에도 사흘간은 조리하지 않는 것이 좋다.

환자 구토물이나 분변으로 대량의 바이러스가 배출되기 때문에 처리와 소독에 신경을 써야 한다. 특히 구토물을 치울 때에는 일회용 위생장갑과 마스크, 앞치마 등을 착용해야 하며, 버릴 때에도 모두 비닐봉투에 담아 소독액을 뿌린 후 밀폐시켜 버려야 한다.

오염이 우려되는 식품은 바로 폐기해야 한다. 손은 흐르는 물에 30초 이상씩 자주 씻어야 하며 화장실, 변기, 문 손잡이 등 환자가 만졌던 물품의 표면은 반드시 자주 소독해야 한다.

◇ ​노로바이러스 예방

노로바이러스 식중독은 바이러스로 인한 것이라 대부분의 세균성 식중독과는 달리 음식의 신선도 문제가 아닌 경우가 많으며, 음식이 아닌 사람이나 사물을 통한 접촉만으로도 감염이 될 수 있다.

음식에 있는 노로바이러스는 영하 20도 냉동온도에서도 활동하기 때문에 저온에 보관한 싱싱한 생굴이라도 노로바이러스로부터 안전할 수 없다. 60도에서 30분간 가열한다고 해도 여전히 감염성이 유지되기 때문에 익힌 음식이라도 주의가 필요하다.

노로바이러스로 유명한 굴, 조개, 회 뿐만 아니라 야채에도 노로바이러스가 있을 수 있어 조리가 안된 생야채나 세척이 잘 안한 경우에도 위장염을 일으킬 수 있다.

노로바이러스를 예방하려면 채소나 조개 등은 70℃ 이상 온도에서 5분 이상 가열하거나, 100℃에서 1분간 가열하면 완전히 소멸되기 때문에 꼭 가열 조리해 섭취하도록 해야 한다.

음식물은 음식 재료 중심부 온도가 75℃ 이상이 되도록 속까지 충분히 익혀야 하며 특히 조개, 굴 등 어패류 섭취 시에는 완전히 익혀 먹어야 한다. 지하수나 수돗물을 식수로 사용하는 경우에는 반드시 끓여 먹어야 한다.

노로바이러스는 소량의 바이러스만으로도 쉽게 감염이 될 수 있어 사람과 사람 간 전염성이 매우 높다. 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람이 사용한 물건이나 문고리, 수도꼭지, 음식 등으로도 감염될 정도로 전염성이 높아 주의해야 하며 항상 손씻기에 신경써야 한다. 

기본적인 위생관리이지만 쉽게 지나칠 수 있어 바이러스가 더욱 기승을 부리는 것 같다. 날씨가 추워져 면역력이 떨어지는 겨울철이니만큼 건강관리에 유의하길 바란다.

<김현경 여수이화내과의원 대표원장>

저작권자 © 남도방송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