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경 여수이화내과의원 대표원장

▲김현경 여수이화내과의원 대표원장(의학박사, 내과 전문의)
▲김현경 여수이화내과의원 대표원장(의학박사, 내과 전문의)

[순천/남도방송] 청소년기 한번쯤 책상에 엎드려 자다 갑자기 몸이 움찔하며 깜짝 놀라 깬 경험이 있을 것이다. 누군가 잡아당기는 느낌이나 뚝 떨어지는 느낌이 들어 놀라 잠에서 깨기도 한다. 

대개 대중교통이나 도서관, 학교 등에서 불편한 자세로 잠깐 졸 때 자주 발생하며 '수면놀람증'이라고 하는 '수면 근대성경련'이다. 마치 딱꾹질처럼 의도하지 않았지만 나타나는 근육의 수축 현상 중 하나로 건강에 문제가 있어 발생하는 것은 아니다.

◇ 수면놀람증이란

수면은 비렘수면과 렘수면으로 나뉘는데 그중 비렘수면단계는 4단계로 나눌 수 있다. 첫번째 단계는 매우 얕은 수면단계로 나른 하면서 졸리고 심박수와 호흡수가 약간 감소한다.

2단계는 가벼운 수면 단계로 안구는 보통 정지해 있고, 3단계는 2단계 수면 진행 후 30~45분이 지나면 나타나며 부교감신경계 우세로 다른 신체 대사가 저하돼 심박동수와 호흡수가 현저히 느리게 된다.

4단계는 델타수면으로 불리는 깊은 수면 단계로 깨어있을 때보다 심박동수와 호흡수가 20~30%감소하고 거의 움직이지 않으며, 깨우기 어려운 상태로 신체 회복이 이뤄지면서 뇌 활동이 편안해지는 단계다.

렘수면은 잠이 든 지 90분정도가 지나면 첫번째 렘수면이 나타나며 이는 5~30분 동안 지속된다. 렘수면 가장 큰 특징은 빠른 눈 운동이고 또 렘수면 단계에서 꿈을 많이 꾸며 대부분 꿈에 대해 생생하게 기억한다.

생리적 상태는 각성 상태(외부 현상을 알고 깨어 있는 상태)와 비슷하지만 근긴장도는 떨어져 있어 마비가 된 상태라고 할 수도 있다.

수면 놀람증은 다음 단계 수면으로 돌입할 때 근육 이완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발생한다고 알려져 있다. 즉 잠이 단계에 맞게 진행돼야 하나 진행이 되지 않아 움찔하면서 놀라 깨는 것이다.

특히 피로나 스트레스가 심하면 몸이 긴장 상태를 유지하려고 해서 잠을 자도 근육이 제대로 이완되지 않아 발생한다. 그래서 대부분 자기 전 긴장 상태였다가 잠이 드는 비렘수면 1단계에 들어설 때 수면 놀람증이 잘 유발한다.

수면놀람증은 집처럼 심리적으로 안정되는 공간보다는 지하철, 도서관, 학교 등 외부에 있으면서 불편한 자세로 잘 때 잘 나타나고 신체가 피로하거나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거나 과도한 카페인 섭취, 잠들기 전 격한 운동 등은 수면 놀람증을 쉽게 발생시킬 수 있다.

2016년 한 연구 저자에 따르면 수면놀람증은 무작위로 발생하며 남녀노소 모두에게 영향을 미친다. 60~70% 사람들이 보통 막 잠이 들려고 하는 것처럼 수면놀람증을 경험한다. 이런 증상이 있다고 해서 심각하게 생각하거나 걱정할 필요까지는 없다.

◇ 수면놀람증 유발 원인

대부분의 경우 명확한 원인은 없으나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주의하면 도움이 되는 원인들은 있다. 

우선 늦은 저녁시간 운동이 원인이 될 수 있다. 운동은 몸을 자극하기 때문에 사람에 따라서는 수면 시간에 맞춰 몸이 이완되기 더 어렵거나 혹은 저체온증을 유발해 발생하는 경우도 있다.

카페인, 니코틴, 일부 약물이 뇌를 자극해 밤새 잠을 자는 것을 방해하거나 수면놀람증 발생 빈도를 증가시킬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생활 방식이나 불안감도 수면 준비 시에 긴장을 푸는 것을 어렵게 만들어 무의식적인 근육 경련이 일어나기 쉽다. 불규칙한 수면 패턴, 수면 부족 또한 이러한 증상을 유발시킬 수 있다.

수면놀람증이 심하게 지속되면 불면증을 유발할 수 있어 발병 원인을 해결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별한 원인이 없음에도 수면놀람증이 과도하게 반복된다면 다른 신경계 질환이나 수면장애가 발생한 것은 아닌지 살펴야 한다.

의심 가능한 신경계 질환으로는 △다리에 이상 감각이 느껴지는 하지불안증후군 △기도가 좁아져 호흡이 멈추는 수면무호흡증 △반복적인 발작이 나타나는 뇌전증 △수면 중 팔다리를 움찔거리는 주기성 사지운동장애 등이 있다.

수면 중 무호흡이나 발작, 감각 이상 등 증상이 수면놀람증과 함께 나타난다면 별도 질환을 의심하고 치료를 위해 병원을 찾는 것이 좋다.

◇ 수면의 질 개선하면 증상 완화

수면놀람증은 수면의 질이 개선된다면 증상도 따라서 완화된다. 수면의 질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생활 습관을 바꾸는 것만으로도 상당히 도움이 될 수 있다.

운동이 필수적이지만 심야 운동은 근육 경련 가능성을 증가 시킬 수 있기 때문에 취침시간에 가까운 시간 운동보다는 낮에 일찍 운동을 하고 이후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을 주는 것이 도움이 된다.

카페인이 들어있는 커피, 차, 초콜릿과 같은 음식은 아침에 일어나는데 도움을 줄 수 있지만 과도한 섭취나 늦은 시간 섭취는 몸과 뇌에 많은 자극을 줄 수 있으므로 주의하는 것이 좋다.

니코틴이나 알코올 같은 다른 자극적인 약물은 수면 장애를 일으키고 수면의 질을 떨어뜨리는 주요 원인이기 때문에 피하는 것이 좋다.

수면 중 빛은 뇌를 자극하고 특히 TV나 스마트폰에서 나오는 빛은 신체가 아직 활동 중이라고 인식을 시켜 근육 경직 상태를 유지해 자기 전에 하는 스마트폰이나 TV를 켜두고 잠을 자는 습관은 줄이는 것이 좋다.

<김현경 여수이화내과의원 대표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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