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경 의원 5분발언 "교육과정 부재' 지적
"건설 기능학교 설립 체계적 기능훈련 필요"

여수 웅천택지지구 신축 아파트 공사 현장
여수 웅천택지지구의 한 신축 아파트 공사 현장 (자료 DB)

[여수/남도방송] 건설 현장의 낙후된 근로 환경 탓에 젊은 층 기피 현상이 심각하고, 기능인력이 턱없이 부족해 부실시공 등 부작용이 초래한다는 지적이다. 

전남 여수시의회 이미경 의원은 지난 15일 제235회 임시회 1차 본회의 5분 발언을 통해 건설 현장 전문교육 부족 문제를 짚고 전문 기능인력을 양성하기 위한 건설 기능학교 건립을 제안했다.

이 의원은 "시민 모두는 안전한 건축물에서 행복하게 살고 싶어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면서 "'순살자이' 등 부실시공 아파트 등이 발생하는 안타까운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이 의원에 따르면 건설 산업은 200만명이 고용되는 기간 산업임에도 주축을 담당하는 건설기능인에 대한 기피 현상이 만연해 있다.

올해는 이들에 대한 교육·훈련 예산마저 전액 삭감되면서 인력 수급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하고 있다.

산업공제회에서 발표한 2023년 12월 기준 건설 기능인력의 평균 연령은 51.1세이며 주축 연령대는 50~60대(61.7%)로 드러났다. 주축 연령대 고령화와 청년층 유입이 저조한 현실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건설 현장 인력 수급 문제는 결국 인력 부족 빈자리를 외국인 근로자들이 대체하면서 안전에 대한 우려를 낳고 있다.

속칭 '오야지(최고 선임자)'를 중심으로 한 팀 단위로 현장에 투입되다 보니 정식 교육이나 제대로 된 수련 과정이 없어 전문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실제 건설 현장의 만연한 전문 의식 부재와 안전 결여는 주먹구구식 공사로 이어지면서 부실시공 단초를 제공하고 있다. 

앞서 지난해 4월 인천 검단신도시 자이 아파트 지하 주차장 1·2층 지붕 층이 연쇄적으로 붕괴해 무너져 내리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고원인 조사 결과 전체 기둥의 60%에 철근이 없었고, 콘크리트 강도 역시 설계 기준보다 30%가 낮은 사실이 확인됐다. 

지난 2022년 1월 6명의 인명 피해를 낸 광주 화정 현대아이파크 붕괴 사고 역시 콘크리트 강도 부족이 부른 대표적 참사다. 준공기일을 맞추기 위해 한겨울 양생이 되지 않은 상태에서 무리하게 콘크리트를 타설하는 바람에 충격을 견디지 못하고 무너져 내린 것으로 파악됐다. 

최근 여수에서도 부실시공 사례가 잇따르면서 시민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2022년 11월 여수 웅천동 생활형숙박시설 신축공사 현장에서 흙막이벽이 붕괴하면서 인근 바다에서 유입된 해수로 공사 현장이 잠기고 추가 붕괴 우려로 주변 상가 4개동 주민 100여명이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시공사 측이 지하 터파기를 진행하면서 차수(물이 새거나 흘러드는 것을 막음)에 대한 시공과 관리가 부족했던 것으로 원인이 판명됐다.

지난해 7월에는 여수 학동에 신축중인 주상복합건물 시공 과정에서 건물 기둥으로 타설된 콘크리트 강도가 설계 기준에 못 미친 것으로 드러나 행정처분을 받기도 했다.

여수지역에는 착공을 앞둔 아파트가 20여개 단지 5,000여 세대에 달해 건설 전문 인력 수급에 빨간불이 켜졌다. 이와 함께 부실시공 방지를 위한 특단 대책이 요구되고 있다.

이 의원은 "어깨너머로 배운 지식이나 기술은 낮은 시공 품질로 이어져 잦은 하자가 발생함으로써 사용자들을 불편하게 하는 악순환이 반복될 수 있다"고 꼬집었다.

지방의 열악한 건설 현장의 현실과 달리 서울‧수도권의 경우 건축 인력양성을 위한 체계적인 지원이 이뤄지고 있다는 점에서 도입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국내에서 건설노동자에 대한 수요가 많은 서울‧수도권에서는 건축공사 해심 직종인 형틀목공과 철근공을 체계적으로 육성하고 지원하는 건설기능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여기에서 배출된 20‧30대를 비롯한 많은 건설노동자가 지역 건설 현장에서 건설기능인으로 성장하며 시공의 품질이 올라가고 나아가 인력난 해소에도 도움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 의원은 "민간 협력을 통해 건설 기능학교를 설립해 고령화된 건설 인력 현장의 어려움을 해결해야 한다면 좋은 대안이 될 것"이라며 "안전사고가 잦은 여수국가산단과 지역 건설 현장의 안전 문제 해결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조승화 기자 frinell@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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