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승태 순천대학교 사범대학 교수(글로컬대학사업 부단장)

▲문승태 교수
▲문승태 교수

[순천/남도방송] 대한민국 교통역사를 새롭게 쓴 KTX가 개통 20주년을 맞았다.

KTX를 이용해 서울과 세종, 전국을 다니는 고객 한 사람으로 KTX 개통 20주년을 축하하고 그동안 코레일 노고에 감사드리며, 지방시대를 위한 철도 역할의 중요성을 회고하고 앞으로 발전 방향을 제시해 보고자 한다.

철도는 '공간과 시간의 소멸', '새로운 철도 여행문화의 탄생'이라는 인문학적 가치와 의미를 가지고 달린다. 지역과 삶을 연결시키는 동맥과 실핏줄 역할을 해 온 것이다. 이미 철도는 근대를 넘어 현대인 삶과 일상에 깊게 자리하고 있다.

순천은 철도 교통 요충지로 불린다. 1914년 전라선, 1922년 경전선(순천~송정리)이 개통됐으며, 1968년에는 경전선(순천~진주) 구간이 추가 개통하면서 순천지역에도 한반도 전역을 잇는 교통망이 구축됐기 때문이다.

2004년 4월 1일에 경부·호남선 KTX 운행을 시작으로 전국이 당일 생활권이 된 데 이어 전라선에도 2011년 10월 5일 여수에서 용산으로 달리는 오전 5시06분 KTX 502 열차가 처음으로 운행을 하면서 전남 동부권 지역에도 고속철도시대가 열렸다.

전라선 KTX 운행횟수도 2011년에 1일 10회에서 2024년 현재 36회로 3배 이상 늘었다. 하루 평균 이용객도 2,008명에서 9,826명으로 5배 증가했다.

이로써 순천을 비롯한 전남 동부권 시군은 서울과 한나절 생활권역이 됐고, 특히 운행 시간 단축은 관광 활성화와 지역경제 발전이라는 새로운 축을 탄생시켰다.

철도는 지역관광 활성화와 경제발전 중추적 교통수단으로서 역할을 했다. 전라선 KTX 개통으로 2012여수세계박람회에 800만명의 관람객이 박람회장을 방문하는데 중추적 역할을 햇다. 지난해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 찾은 980만명의 관람객 중 100만명 이상이 철도를 이용했다. 

지역경제 유발효과 또한 여수세계박람회는 8조5,000억원, 순천정원박람회는 1조6,000억원에 이른다. 철도산업이 지역경제 발전에 미치는 영향력이 얼마나 큰지 짐작할 수 있다.

철도는 자유여행객에겐 추억을 보태 여행의 참맛을 느끼게 한다. '내일로 티켓'은 젊은 청춘남녀와 대학생에게 선풍적인 인기를 얻었으며, '내일러' 성지라 불리는 순천과 여수를 '천만만 관광시대'로 이끄는 견인차 역할도 했다.

이처럼 철도 역할과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지자체도 고속열차 정차역 유치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경전선 KTX-이음(순천~부전) 열차는 2025년 하반기에 개통할 예정으로 광양시에서는 광양역 정차를, 여수시는 부전에서 여수까지 운행을 염원하고 있다. 

이후에도 전남 동부권 철도교통은 더욱 발전할 전망이다. 남해안 고속철도 노선이 바로 희망의 근거다.

임성리~신보성역 간 전철화 사업이 2025년 6월 개통 예정이며 2030년 순천~광주송정 간 전철화 사업이 완공되면 목포에서 순천을 경유해 부산까지 걸리는 시간이 현재 4시간11분에서 2시간24분으로 단축된다.

남해안을 따라 동서를 가로지르는 열차 관광 수요가 늘어나고 영남과 호남을 잇는 교통망은 지역 간 문화를 융합하고 삶의 질을 높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러한 철도교통 발전은 순천에 소재한 국립순천대학교 글로컬 사업과 의대 신설 등 지역경제 발전과 세계로 뻗어나가는 글로벌화 가속화에 원동력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순천, 여수, 광양, 고흥 등 전남 동부권 지자체는 철도와 관광협력을 통해 지역 관광 활성화와 지역 상권발전을 도모하고는 있지만 철도와 연계교통망 확충으로 철도-관광지-숙박에 이르는 원스톱 관광서비스 시스템과 인프라 구축을 위해 더욱 노력해야 할 것이다.

다시 한번 KTX 개통 20주년을 축하하며 지금처럼 철도가 지역민에 소중한 교통수단이 되고 지역사회와 함께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발전하는 모습을 기대해 본다. 

<문승태 순천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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