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집/남도방송]누군가가 순천의 대표음식이 무어냐 물었을 때 대답하기가 난감한 적이 한 두 번이 아니다.

순천시에서 전담부서를 두고 약 2년여 간의 공을 들여 론칭하고 전수한 순천의 대표 음식점 ‘싸목싸목’.

그 곳을 찾으면 순천의 음식을 알 수 있을 거라는 기대를 안고 예약 다이얼링을 한다.

상냥한 목소리에 친절한 안내멘트, 정성껏 최선을 다해 준비하겠다는 다짐의 인사가 음식에 대한 기대치를 한껏 부추긴다.

시간에 맞춰 싸목싸목 걸어서 매장의 문을 들어선다.
 

 
단아한 절제의 미를 품은 공간


커다란 고층의 1층에 자리했음에도 불구하고 알림판은 자그마하게 표시되어 절제의 미를 넘어 소박하다 싶을 정도다.

매장에 첫 걸음을 디디니 한복풍 유니폼자락을 흩날리며 반가운 맞이인사와 더불어 방으로 안내를 받는다.

널직한 방에 가지런히 놓여 진 상과 소품들이 양반집 규수마냥 안정되어 보이면서 품위를 차린다.

안내 받은 방이 매화방 인지라 이웃 방과 구분지어 놓은 병풍모양의 칸막이에 커다란 홍매화 한그루가 자리한다.

고목에 아름답게 핀 매화에 이름도 모를 새 한 마리가 눙치듯 날개 짓 하는 모양이 즐겁다.

아주 심플한 구조에 듬성듬성 자리한 소품들로 최대의 절제가 엿보인다.

절제는 고풍과 아울러 단아함이 느껴지고 이 단아함은 품격을 한껏 올린다.

한 폭의 동양화로 내부의 공간은 충분한 분위기를 연출하고도 남음이 있다.

매장구조와 분위기에 직원들의 차림새까지 전체적으로 단아한 절제의 미를 품은 동양의 멋을 그대로 살린 공간이다 싶다.

기분으로 느끼는 감정의 맛에 이어 혀로 맛보게 될 음식이 더욱 기다려지는 순간이다.

 

 
전통에 퓨전을 가미했다.


순천의 대표음식은 무엇일까?

어느 지역이든 그 지역의 대표음식이라 함은 지역에서 많이 재배하거나 생산, 또는 가공되는 식재료들을 기준으로 음식이 발달되고 발전에 발전을 거듭하며 대표음식으로 자리매김하게 된다.

그래서 지역민들에게는 너무나 익숙하기에 어쩌면 별 볼 일 없는 가정식으로 느껴질 수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한 상이 거나하게 차려진다.

계절 회에 무침 회, 토란요리, 삼합, 갈비찜에 부각과 약 밥까지 고루고루 요리상이 차려진다.

담백하게 쫄깃거리는 회 한 점에 맑은 토란국에 입 맛을 정리하고 무침회의 새콤함에 소주 한 잔을 곁들이고 부드러운 갈비찜의 속 깊은 맛에 입 안이 즐겁다.

속이 꽉 찬 참꼬막의 육즙이 입가에 흐르고, 삼합의 톡 쏘임이 코를 자극하니 약밥으로 절로 손이 간다.

간편식으로 주문한 탓에 고급 요리를 맛보지 못하게 됨이 무척이나 아쉬움으로 남는다.

 

 
담에는 꼭 접해 보고픈 미련을 남긴다.

전체적인 음식이 깔끔하고 정갈함을 남긴다.

곱디곱게 부쳐진 삼색전으로 담소를 나누며 밥 상을 기다린다.

음식보다는 음식문화를 즐긴다.

생선구이를 중심으로 밥상이 차려지고 나물과 김치들이 상을 점령한다.

묵은지에 젓갈, 생채나물에 건채류까지 고루고루 자리한 채 화룡점정으로 간장게장이 위치한다.

꼬들하게 말린 생선이 쫄깃하고 미나리의 상큼향이 입 맛을 돋운다.

시간에 맞춰 정성스레 음식을 나르고 먹기 좋게 손질을 하여 정성스레 상에 올리는 이가 있어 필자는 맘껏 음식 즐기기에 여념이 없다. 
 



그렇다.

음식이란 자체의 맛도 참 중하지만 식사를 만들고 시중하는 이의 정성이 세상 어느 조미료보다 훌륭한 맛을 이끄는 최고의 가미제다.

개업이 얼마 되지 않아 아직은 완벽함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충분히 만족스러움을 느끼는데 지금의 사장이나 종사자들의 정성이나 노력으로 볼 때 조만간 순천의 대표음식점으로 충분히 자리매김 할 것으로 보인다.

음식점 정보: 순천시 풍덕동 오션펠리스 101호, 061)742-3939, 한정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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