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甲회사로부터 5층 건물의 신축공사를 하도급 받은 건축업자 乙에게 고용되어 5층 난간에서 작업을 하던 중, 乙이 고용한 丙이 작업받침대를 잘못 설치하는 바람에 지상으로 추락하여 중상을 입게 되었습니다. 乙은 현재 재산이 전혀 없는 상태인바, 甲회사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는지요?

사용자는 근로계약에 수반되는 신의칙상의 부수적 의무로서 피용자가 노무를 제공하는 과정에서 생명, 신체, 건강을 해치는 일이 없도록 인적ㆍ물적 환경을 정비하는 등 필요한 조치를 강구하여야 할 보호의무를 부담하고, 이러한 보호의무를 위반함으로써 피용자가 손해를 입은 경우 이를 배상할 책임이 있습니다.

그런데 도급인은 도급 또는 지시에 관하여 중대한 과실이 없는 한 수급인이 그 일에 관하여 제3자에게 가한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없으나, 도급인이 수급인에 대하여 특정한 행위를 지휘하거나, 특정한 사업을 도급시키는 경우와 같은 이른바 노무도급의 경우에는 도급인도 책임이 있으며, 또한 도급인이 수급인의 일의 진행 및 방법에 관하여 구체적인 지휘ㆍ감독권을 유보한 경우에는 도급인과 수급인의 관계는 실질적으로 사용자 및 피용자의 관계와 다를 바 없으므로, 수급인이 고용한 제3자의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에 대하여 도급인은 민법 제756조에 의한 사용자책임을 면할 수 없습니다.

따라서 귀하의 경우 甲회사가 乙에게 공사일체를 맡기고 일의 진행 및 방법에 관하여 전혀 관여하지 않았다면, 귀하는 甲회사에 대하여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는 없다 할 것이나, 甲회사가 乙에 대하여 특정한 사업을 도급시킨 노무도급에 해당하는 경우, 또는 공사현장에 공사감독원으로 현장소장을 두고 공사의 진행 및 방법에 대하여 구체적으로 지시ㆍ감독한 경우라면, 귀하는 甲회사에 대하여도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 할 것입니다.

다만 손해배상액에 있어서는 위 사고가 귀하 본인의 과실이 경합되어 발생했다면 귀하가 받을 손해배상액도 그 과실비율만큼 줄어들게 됩니다.

그리고 도급인과 수급인이 공사도급계약을 체결하면서 수급인의 부주의로 인하여 인명피해 등의 손해가 발생하였을 경우 수급인이 배상한다는 특약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그것은 도급인과 수급인 사이에만 효력이 있는 것이고, 대외적으로 반드시 도급인의 손해배상책임이 면제된다고 할 수는 없으며, 도급인의 지시ㆍ감독의 정도에 따라 도급인의 손해배상 여부가 결정됩니다.

▲ 송현승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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