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무수행 극히 제한적…실적 대부분이 공중계도 및 안내방송에 그쳐
매년 3억4000만원 내고도 권한행사 제대로 못해…업무외 사용 논란

[여수/남도방송] 수 억원의 혈세를 들여 임대한 여수시 소방헬기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여수시는 지난 2006년부터 산불진화 및 예방, 인명구조 목적으로 전남도로부터 소형급 소방헬기를 임차받아 운영하고 있다.

도는 민간항공사인 에어로피스사와 계약을 맺고 여수시에 한 대를 배치했다.

임대비용은 매년 5억4000만원 정도로 이 가운데 여수시가 3억9000만원을 나머지 1억5000만원을 전남도가 부담하고 있다.

여기에는 헬기 임차료와 조종사 급여, 유지보수 비용 등이 포함돼 있으며, 비행시간이 월 30시간 초과시 금액이 추가된다.

이처럼 막대한 예산이 소요되고 있지만, 이에 반해 효용성은 매우 낮다는 지적이다.

▲ 5억4000만원을 들여 임차한 여수시 소속 소방헬기. 얼마전 인기연예프로그램에 섭외돼 연예인들을 싣고 관광을 다녀와 업무 외 목적 논란이 일고 있다.

여수시가 임차한 헬기는 AB-350B-3에쿠루일 기종으로 최대 8명까지 탑승이 가능하고, 마력이 높아 섬 지역 등 특수지대에서 주로 임무수행이 가능토록 제작됐다.

그러나 대부분 역할이 산불방지 계도와 홍보 등에 단순 업무에 그치고 있을 뿐, 화재진화와 인명구조 등 정작 유사시 실적은 거의 없는 실정이다.

실제 지난 13일 돌산읍 임포마을에서 대규모 화재가 발생했지만 초동진화에 실패, 임무를 수행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져 해당 주민들로부터 질책을 샀다.

이날 행정당국의 늦장보고도 한몫했다. 헬기 계류장과는 고작 5분 거리에 지나지 않았지만 여수시는 상황 접수 후 50분이 지나서야 항공대에 연락을 취한 것으로 알려졌다.

더욱이 야간 임무수행은 불가능해 사실상 역할이 반쪽에 그치고 있다.

이렇다 보니 가능한 임무수행이 극히 제한적이라는 지적이다.

시 관계자는 “일단 상황이 접수되면 항공청에 출동신고를 해야하고 시동까지 걸리는 시간이 10분 정도 소비된다”면서 “조종사 능력에 따라 화재진압 정도가 갈리는 데 여수시 소방헬기 기장은 산림청에서 다년간 활동한 베테랑급”이라고 말했다.

더 큰 문제는 여수시가 대부분의 헬기 임대료를 지불하고도 항공사와 직접적인 계약권자가 아니라는 이유로 매번 출동시마다 전남도 해당부서로부터 승인을 받아야 하는 문제점 때문에 여수시 권한행사가 극히 제한적이다.

시 관계자는 "화재유형에 따라 출동이 애매한 경우가 많아 헬기 조종사에게 매번 부탁을 해야하는 곤란한 입장 때문에 애로사항이 많다"고 말했다.

또 "수조용량이 800kg 밖에 되지 않아 대형화재의 경우 산림청 헬기를 요청해야 한다"고 말했다.

더욱이 헬기의 사용목적이 산불진화와 공중계도.순찰 목적 외 사용이 엄연히 금지돼 있음에도 얼마 전 한 인기 TV프로그램 섭외돼 연예인들을 태우고 관광을 다녀와 논란이 일고 있다.

이에 대해 여수시 정화훈 산림과장은 "순찰 도중 해당 방송국으로부터 요청이 접수돼 협조할 수 밖에 없었다"고 해명했다. 

시민 김 모씨는 "엑스포 개최 등으로 인해 시 재정이 넉넉치 않은 상황에서 굳이 효용성이 낮은 헬기를 도입할 필요가 있는지 재차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고 질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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