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우 바둑 프로기사 등극

[순천/안병호 기자] 순천시에 소재한 한국바둑고 김지우(18) 군이 학과 개편 5년 만에 1호 입단자의 영예를 안았다.

지난 8일 한국기원 4층 대회장에서 막을 내린 제18회 지역연구생 입단대회 본선 4강 최종국에서 전남지역 연구생 김지우 군이 경북지역 연구생 강원모에게 327수 만에 백 반집승하며 수졸(守拙ㆍ初단의 별칭)에 등극했다.

1999년 울산에서 태어난 김지우 초단은 7살에 바둑학원을 다니는 누나를 따라 바둑에 입문했다. 기재를 보이던 김지우 초단은 서울 충암바둑도장과 전주 강종화 바둑도장을 거쳐 지난해 순천 소재 한국바둑고등학교에 입학해 학업을 병행하며 입단을 준비했다.

전남지역 연구생 1위로 본선부터 출전해 6전 전승을 기록하며 입단에 성공한 김지우 초단은 “세계대회 본선, 특히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 본선에 진출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제18회 지역연구생 입단대회는 11월 27일부터 30명이 출전해 스위스리그로 예선을 치러 7명이 본선에 올랐다. 본선에 오른 7명은 시드자 9명과 함께 본선 더블일리미네이션을 통해 김지우 초단을 입단자로 배출하며 막을 내렸다.

한국바둑고 생활이 입단 준비에 도움이 되었냐는 질문에 김지우 초단은 “한국바둑고는 공부하기 참 좋은 환경입니다. 바둑공부 시설도 잘 되어 있지만 운동시설이 잘 갖춰져 있어서 체력단련에 큰 도움이 되었어요. 무엇보다도 같은 환경에 있는 친구들이 많다는 것이 서로 도움도 되고 좋았어요”라고 답했다.

한국바둑고가 바둑과로 학과 개편한지 5년 만에 사법고시보다도 더 어렵다는 프로 입단자를 배출한 것은 단순한 학교의 영예를 넘어 바둑계에 공교육을 통한 학교 스포츠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다고 볼 수 있다.

한국바둑고 학생들은 정규 교육과정을 모두 마친 후 방과후학교와 야간자율학습 시간을 활용하여 바둑공부에 전념할 수 있다. 그동안 체계적이고 에너지 밀도를 높인 집중력 있는 교육적 환경을 조성한 결과 값진 성과를 얻은 셈이다.

여기에는 학생의 노력은 물론 바둑지도자들(바둑교사, 프로기사)의 노고도 컸고, 순천시청, 순천시바둑협회, 전남교육청, 전남바둑협회의 적극적인 지원이 있었다.

한편, 한국바둑고는 2013년 순천시 주암면에 소재하는 주암종합고를 국내유일의 바둑특성화 고등학교로 전환하여 지금까지 바둑인재를 양성해 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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