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실장-학부모 짜고 3학년 전체 9과목 중 5과목 시험지 유출
“실수였다. 금품거래 없었다” 해명…학교 측 유출과목 재시험

광주의 모 사립고교서 시험지가 유출돼 수사당국이 수사에 나섰다.

광주서부경찰서는 3학년 기말고사 시험지를 빼돌린 혐의(위계에 의한 업무방해)로  행정실장 A(58) 씨와 학부모 B(52·여) 씨를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행정실장 A씨는 학부모 B씨의 청탁을 받고 지난 2일 오후 5시께 행정실 옆 인쇄소에 보관된 3학년 기말고사 시험지를 빼낸 뒤 광주 남구 모처에서 B씨를 만나 전달한 혐의다.

유출된 시험지는 3학년 기말고사 전체 9과목 중 5과목으로, 고전·화법과 작문·미적분Ⅱ·기하와 벡터·생명과학Ⅱ 등이다.

앞서 광주시교육청은 해당 고교에서 이달 6일부터 10일까지 치른 3학년 기말 고사 일부 과목의 시험지가 사전 유출됐다는 의혹이 제기돼 감사에 착수했으며, 학교운영위원장인 학부모 요청으로 행정실장이 빼돌린 것으로 밝혀졌다.

이들의 범행은 학생들의 신고에 의해 들통이 났다.

일부 학생이 B씨의 자녀 C군이 보고 있던 유인물에서 시험문제가 출제됐다며 시험문제 유출이 의심된다고 학교 측에 제보한 것.

이후 학교 측의 자체 조사를 통해 시험지 유출 사실이 적발됐다.

이 학교 운영위원장인 B씨의 직업은 의사로, '자녀의 성적을 올리고 싶다'며 시험지 유출을 부탁한 혐의를 받고 있다. C군은 상위 4% 수준으로 알려졌다.

A씨는 경찰조사에서 "한 순간의 실수였다. 이번이 처음으로 금전거래 등 댓가는 없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B씨도 경찰 조사에서 "아들을 의대에 보내려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A 씨와 B 씨를 상대로 정확한 유출 경위, 시험지 관리 실태, 범행 동기 등을 조사할 방침이다.

또 이들이 과거에도 시험지를 유출한 사례가 있는지, 금품 거래한 정황이 있는지, 다른 학교 관계자 등 공범이 있는지 여부도 확인할 계획이다.

학교 측도 유출된 5과목에 대해 다음 주 재시험을 치르기로 했다.

경찰 수사 결과가 나오는 대로 징계위원회를 열어 시험지를 빼돌린 행정실장과 유출된 시험지로 시험을 본 학생에 대해 징계에 나설 계획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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