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5곳 중 유일하게 원형 유지...게스트 하우스, 카페 등 문화 시설 조성

순천 철도관사마을에 들어선 일본식 목조 주택.

일제강점기 우리 민족의 아픔을 지닌 철도관사마을이 지역의 역사와 문화를 담은 관광자원으로 활용돼 주목을 끌고 있다.

일제강점기에 조성된 철도관사 마을은 전국에 서울, 대전, 부산, 영주, 순천 5곳이다. 이 중에서 순천에 있는 철도관사 마을이 유일하게 원형을 유지하고 있다.

1930년대 전라선 개통과 함께 철도국 순천사무소가 생겼고, 그 곳에서 일하는 직원들의 주거여건 조성을 위해 조곡동에 철도관사마을이 신도시로 조성된 것이다.

80년의 세월이 지나 지금은 관사 기능을 잃었지만 여전히 철도 퇴직자 등의 가족들이 살고 있으며, 오랜 세월만큼 겹겹이 쌓인 역사의 아픔도 함께 기억 속에 남아 있는 곳이다.

이 마을의 변화는 근대의 아픈 역사를 재조명해 지역의 정체성을 되찾으려는 주민들의 노력이 더해지면서 지난 2011년부터 철도관사마을 유래찾기 사업이 시작됐다. 호남철도협동조합, 철우회 등 마을에 있는 단체들이 함께 참여했다.

2014년 문화체육관광부 관광자원개발 사업지로 선정되면서 주목을 끌기 시작했고, 철도와 기차, 마을주민들의 이야기가 녹아 있는 철도관사마을 관광자원화 사업이 작년부터 진행되고 있다.

철도를 주제로 한 독특한 문화체험을 할 수 있는 철도팩토리, 일본식 가옥 다다미 위에서 하룻밤을 보낼 수 있는 7등 철도관사 게스트하우스, 마을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정원형 전망대가 올해 연말이면 찾아가 볼 수 있게 된다.

마을경관 조성은 마을 정체성을 확연히 보여줄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 주민협의체를 통해 경관협정을 체결하고 길가정원, 생울타리 담장, 상가간판 정비, 야간조명을 활용한 골목길 만들기 등으로 올해 설계를 마치고 내년부터 공사가 진행될 예정이다.

이처럼 물리적인 공간 조성과 더불어 주민들이 주도하는 다양한 문화사업도 함께 추진된다.

마을 해설사를 양성하는 교육 프로그램, 마을 어르신들의 기억을 기록한 마을역사책 펴내기, 동네 한바퀴 돌면서 구석구석 탐방하는 달빛마실, 카페에서 차 한잔의 여유와 문화를 즐기는 작은음악회, 마을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마을박물관, 철도마을축제 등이 주민들의 손으로 진행되고 있다.

옛 건축물을 부수고 새로운 시설이 들어서는 것이 아닌, 당시 철도관사를 리모델링하여 활용하는 방식을 통해서 빛바랜 유물이 오늘날 살아있는 역사 속 교육의 장으로서도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순천시 임영모 시민소통과 과장은 “우리의 아픈 역사가 담겨 있는 근대 문화유산이지만, 주민과 관광객이 공유하고 상생하는 생활형 관광지가 되도록 주민과 함께 지혜를 모아가겠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남도방송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