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칡넝쿨 제거에 제초제 살포...15~20년 단풍나무 300그루 고사
전문인력 없이 무분별하게 제초제 방제 화만 키워...안일 행정 도마

[곡성/남도방송] 곡성군이 칡넝쿨을 제거하는 과정에서 제초제를 잘못 살포해 수십년 된 단풍나무 가로수 수백 그루가 말라 죽은 사실이 뒤늦게 드러나 물의를 빚고 있다. 

황당함을 넘어 안일하고 무지한 행정이 빚은 참사라는 지적이다.

군은 오곡면 구성리와 죽곡면 신풍도로 구간 사이 도로변에 무성하게 자란 칡넝쿨을 제거하려는 목적으로 지난 5월26일부터 제초작업에 들어갔다.

그런데 군이 차량을 이용한 약제살포 방식의 방제작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뿌린 제초제가 바람을 타고 비산되면서 가로수인 단풍나무 300여 그루에 제초제 성분이 그대로 흡수돼 시간이 지나면서 고사했다.

죽은 단풍나무는 잎이 바싹 마른 채 몸통만 앙상하게 남아 흉측은 모습을 하고 있다.

이미 고사했거나 고사 위기에 처한 단풍나무는 300여 그루로 수령은 15년에서 20년 가량인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군이 올해 처음 칡넝쿨 방제작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이 같은 부작용을 전혀 예측하지 못한 채 편의주의식 행정으로 일을 처리하려다가 낭패를 봤다는 지적이다.

가로수변 제초작업은 고압살포 방식으로 할 경우 인체에 치명적 성분의 제초제가 주변 식물이나 하천 등에 비산될 수 있어 민가에도 피해를 줄 수 있다.

이 때문에 인력을 동원해 추진하는 것이 일반적인데도 전문 기관의 자문도 구하지 않은 채 안일하게 대처하려다 화를 자초했다는 지적이다.

더욱이 방제 작업에는 전문인력도 없이 주먹구구식으로 진행한 탓에 고사목이 뒤늦게서야 발견되는 등 피해가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 

이에 대해 군 관계자는 "비전문 작업자의 부주의로 제초제가 가로수에까지 영향을 끼친 것 같다"며 "고사가 진행중인 가로수부터 살리기 위해 퇴비와 영양제를 주입하는 등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군은 일단 더 이상의 가로수 고사를 막기 위해 마른잎을 제거하고 퇴비와 영양제를 투입하고 있지만 회생은 어려운 실정이다.

한 산림전문가는 “한번 약해 피해를 입은 나무들은 결국 대부분 고사하며 설령 살린다 하더라도 기존의 수세와 수형을 유지하기는 매우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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