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대표적인 일출 장관...해맞이 행사 등 차질

[여수/남도방송]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해맞이 명소인 여수 향일암에 원인 모를 불이 나 대웅전 등이 모두 타 많은 피해를 냈다.

20일 0시24분쯤 일어난 화재는 향일암 대웅전(51㎡)과 종무실(27㎡), 종각(16.5㎡) 등 사찰 건물 8동 가운데 3동을 태워 5억9000만원(소방서 추산)의 재산피해를 내고 3시간여 만에 진화됐다.

이 불로 대웅전에 있던 청동불상과 태화 등 문화재도 함께 소실돼 피해규모는 더욱 커질 전망이다. 당시 절에 있던 승려와 신도 등 16명은 긴급 대피해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다.

불이 나자 여수시 소방대원, 공무원, 주민 등 250여명이 나서 진화작업을 벌였지만 사찰이 산 중턱에 있는데다 건조하고 영하의 날씨까지 겹치면서 진화에 어려움을 겪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대웅전 내부에서 난 불이 강한 바람을 타고 5m가량 간격으로 떨어진 종각, 종무실로 옮겨 붙은 것으로 보고 정확한 화재 원인을 조사 중이다.

여수 향일암은 금오산 중턱, 바다와 맞닿은 언덕에 위치해 기암절벽의 동백나무와 수평선 일출을 즐길 수 있어 새해 일출제마다 전국에서 관광객이 몰리는 일출 명소다. 올해도 여수시는 기축년 마지막 날인 31일부터 경인년 새해 첫날인 1일까지 제14회 향일암 일출제를 할 계획이었다.

올해는 특히 여수 엑스포 성공 기원 행사도 겸해 수십만명이 찾을 것으로 예상됐지만, 이번 불로 인해 일출제에 큰 차질이 빚어지게 됐다. 종각이 불에 타는 바람에 타종식은 사실상 무산됐고, 주변 화재 정리 등으로 향일암 접근이 여의치 않을 것으로 보여 향일암에서 바다 위로 떠오르는 일출의 장관은 보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전남 문화재자료로 지정된 향일암은 화엄사의 말사(末寺)로, 원효대사가 659년(의자왕 19년) 원통암(圓通庵)이란 이름으로 창건했으며, 1715년 인묵(仁默)대사가 지금의 자리로 암자를 옮기고, '해를 바라본다(向日)'는 뜻의 향일암으로 이름 지었다. 대웅전 등은 1986년 새로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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