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연말까지 마스크 100만 장 기탁 목표…“작은 실천으로 보여주는 나눔과 연대 가치”

[순천/남도방송] 27일 현재까지 167명의 코로나19 확진환자가 발생한 순천에서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격상과 함께 코로나 극복을 위해 ‘마스크 권분운동’이 범시민 캠페인으로 확산되고 있다.

연말연시를 앞두고 기부 분위기가 달아오르면서 코로나19로 지친 시민에게도 희망의 빛이 되고 있다.

시는 연말까지 100만 장을 기부받아 28만 시민에게 나누어줄 계획이인 가운데 마스크 권분운동을 시작한 지 3일 만에 개인, 기업, 단체에서 마스크 25만 9000여 개를 제공할 만큼 기부가 잇따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름을 밝히지 않는 익명의 기초생활수급자가 그동안 모은 10원짜리 동전을 기부하는 등 마스크를 기부한 이들의 사연도 다양하다.

순천 오천동에 사는 조미라 씨는 우연히 마스크 기부운동을 한다는 순천시장의 페이스북 글을 보고 아이들에게 남을 배려하는 경험을 선물하고자 마스크 기부운동에 동참했다. 

조 씨는 “우리 아이들이 따뜻한 마음을 가지고 성장하길 바라며 또 그런 사회에서 살아가기를 바란다” 며 “6살, 5살 남매와 함께 마스크 포장지를 직접 그려서 전달했다”고 했다.

대전에 사는 김동현 씨는 조카가 나누어준 용돈을 모아 마스크를 기부했다.

조카는 9급 공무원으로 지난 20일 첫 월급을 탔다. 할머니와 큰아빠, 작은 아빠에게 각 10만 원, 두 분 고모에게 각 5만 원씩을 감사의 표시로 드렸다.

김 씨는 조카의 150만 원 남짓한 월급에서 40만 원이란 돈이 결코 작은 액수가 아니었기에 의미있게 쓰고 싶었다. 가족들과 의논 후 10만 원을 더 보태어 순천시의 마스크 기부운동에 가족 이름으로 기부했다.

순천장애인재활시설인 미라클센터에서 일하는 이정근 씨는 14명의 동료들과 함께 10만 원을 모아 순천시에 마스크를 기부했다. 이 씨는 “코로나19로 근로 장애인들 마음에도 상처가 됐지만 다시 힘을 내어 해낼 수 있다는 믿음으로 한사람 한사람 정성을 모았다.”고 했다. 

순천 남제동 거주하는 신근주 씨는 장애인이자 차상위 계층이다. 폐지를 수집하며 홀로 어렵게 살고 있는 가운데도 2013년부터 매월 2~3만원씩 후원금을 남제동 행정복지센터에 기부하고 있다. 이번 달에는 마스크 기부에 사용에 달라고 꼬깃꼬깃 구겨진 돈을 주셨다.

순천에서 인근 군청에 출퇴근하는 정종재 씨는 올해 송년회를 어떻게 할까 고민 중이다.

정 씨는 “코로나 확산으로 연말연시 모임을 자제하는 분위기여서 모임을 취소하는 대신 마스크 기부운동에 참여할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개당 500원에 불과한 마스크는 작지만 가장 강력한 백신이라는 점에서 생활속 최고의 백신으로 불린다. 

백신 출시를 앞두고 지역사회에서는 집단면역력을 높일 수 있는 최후의 수단이다. 

마스크 착용은 겨울철 독감과 코로나19 예방이라는 효과와 함께, 방한 효과를 주기도 한다. 

시 관계자는 “마스크 기부는 거창하거나 돈이 많아야 가능한 것이 아닌 바로 옮길 수 있는 행동”이라며 “한 사람의 열 걸음보다 열 사람의 한 걸음이 더 소중한 지역사회 나눔과 연대의 가치라는 점에서 새로운 기부문화로 인식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허석 시장은 “코로나19 위기상황에서 시민들의 기부금으로 6차에 걸쳐 권분상자를 5500명의 취약계층에게 희망을 제공했듯 이번 2차 위기는 마스크 권분운동으로 위대한 시민정신을 다시 한번 발휘할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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