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대회 우승팀 먹튀 논란…수상팀 중 한 팀만 사업 성공
팀원 급조 준비 부족…서바이벌쇼 표방 인기몰이 치중 논란

순천시청사.
순천시청사.

[순천/남도방송] 순천시가 지난 2019년부터 추진하고 있는 창업아이디어 경진대회의 파급효과가 미흡하고, 청년 창업 장려와 지역경제 활성화라는 본 취지를 살리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높은 상금을 내걸고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급조하다시피 팀을 꾸려 행사를 추진하다 보니 우승 상금을 놓고 팀이 파행하는 등 뒤늦게 말썽이 일고 있다.

시는 지난 2019년 ‘아이디어 하나만 있으면 창업 성공신화를 쓸 수 있다’는 캐치프레이즈로 전국을 대상으로 참가자를 모집했다.

1등 1억 원, 2등 1000만 원, 3등 500만 원 등 거액의 상금이 걸렸고, 입소문을 타면서 예선전에만 전국 각지 300여명이 참여할 만큼 치열한 경쟁률을 보였다.

본선에는 9개 팀이 올라갔고, 대회 우승은 김치 시즈닝 믹스 제품을 선보인 A팀이 차지했다.

그런데 팀장인 B씨가 우승 상금 1억 원을 받은 후 잠적하면서 팀내 불화가 시작됐다.

팀원들은 B씨와 연락이 두절되자 시에 억울함을 호소했고, 시는 가까스로 B씨와 연락해 팀원 간 상금을 동등하게 배분토록 종용했다.

팀원 2명이 팀을 떠나자 팀장 B씨가 단독으로 시에 사업화를 하겠다고 신청했고, 사업성과 내기에 급급했던 시는 이를 수용했다. 

시는 창업연당에 입주공간을 마련해주고, 1억 원의 창업지원금을 지급하는 등 각종 행정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그러나 B씨는 1년 만에 시와 계약을 해지하고, 타지에 업장을 차렸다.

이에 대해 시는 B씨의 업체가 매출과 지역기여도, 고용 부분에서 최저 충족 점수에 도달하지 못해 계약이 해지됐다고 해명하고 있다.

가장 높은 점수받아 우승을 차지한데다 전문가와 투자자들로 구성된 심사단의 엄격한 심사를 거쳐 사업화에 성공해 1억 원의 혈세까지 지원한 업체를 1년 만에 실적 부족을 이유로 계약 해지한 것은 납득키 어려운 대목이다. 

특히, 창업을 주제로 TV 오락프로그램에서 흥행하는 서바이벌쇼 형식을 표방한 데 대해 신선하다는 평가도 있었지만 인기몰이에만 치중한 나머지 준비 부족과 사행성 조장 등의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대회에서 상금을 받은 3개 팀 가운데 VR․AR 기술 개발 분야 1팀만 사업화에 성공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초라한 실적도 도마에 올랐다.

시는 올해 대회를 6~7월 중 개최한다는 계획이지만 졸속 운영 논란에다 코로나19 시국까지 겹치면서 시작 전부터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A팀에 시상금을 지급하면서 팀원들과 배분토록 팀장에게 분명히 전달했는데 이 과정에서 불화가 생긴 것 같다”며 “최종적으로 합의가 됐고, 창업지원금 1억 원도 보조금 형식으로 지원됐기 때문에 정산이 됐다. 사용내역에는 이상 없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고용창출은 미흡한 수준이지만 매출 신장 등 성장가능성과 기대감이 높다”면서 “창업의 열린 장을 마련함으로써 청년 창업 증대는 물론 도시브랜드 확대에도 기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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