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23일부터 28일까지. 순천문화예술회관 1,2 전시실

[순천/남도방송] 순천미술의 산 역사이자 증인이며 ‘장미화가’로 알려진 서양화가 김덕기(남.90) 화백. 김 화백의 미술인생 90년을 기념하는 전시회가 열린다. 오는 11월 23일부터 28일까지, 순천문화예술회관 1, 2 전시실이다. 

김덕기 화백은 장미그림으로 유명하다. 김 화백은 “포항제철을 만든 박태준 회장과의 인연이 장미그림을 그리게 된 계기가 됐다”면서 “박태준 회장이 광양제철을 만들 때 광양제철을 상징하는 사화(社畵)가 장미였는데 빨간 장미를 그릴 작가를 공모했고 운이 좋았는지 내가 선정됐다”는 일화를 소개했다. 

그 일을 계기로 “포스코와 기업의 대표들도 장미 그림을 갖고 싶어 주문이 넘치도록 들어와서 장미그림을 그려야 해서 자연스럽게 장미화가로 알려지게 됐다”고 덧붙였다. 김 화백은 JP(김종필 전 총리)와 인연은 “1987년 경 순천 중앙동 금강호텔 대표가 호텔커피숍에서 초대전을 갖게 해 주었는데 10호짜리 그림을 여수에 업무차 가려던 김 전 총리가 폭설에 발이 묶이면서 금강호텔에 묵게 되었고 설경그림을 김 전 총리가 소유”하면서 시작됐다. 

노관규 순천시장은 김덕기 화백 전시에 “장미화가로 불리며 한국의 수려한 산과 숲, 강과 더불어 순천의 아름다운 자연을 화폭에 담으며 살아오셨다”며 “구순을 기념하고 예술인생 전체를 조망해 보는 작품 50여점을 선보이는 자리다”고 의미를 설명했다. 

이어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우리지역 미술발전을 위해 순천미술협회를 창립, 발전시켰으며 순천 문화발전에 의미 있는 족적을 남기신 김 화백님의 전시에 존경경의 말씀과 아낌없는 박수를 보낸다”고 격려의 인사를 건넸다. 

정병회 순천시의장은 “김덕기 화백은 순천미술의 산증인이시며 호남화단의 중추적 화가로서 순천의 명성을 드높여 주고 계신다”고 칭송하면서 “60여년을 화가로 살아온 김덕기 화백의 훌륭하고 멋진 예술작품 세계와, 순천예술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꿈꾸어볼 수 있는 진한 감동과 희망을 선사하는 뜻깊은 시간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원로화가의 전시의미를 전했다. 

박광영 시인은 “우연찮게 선생님의 전시도록 편찬을 도와드리면서 대가의 자세를 눈여겨 볼 수 있는 행운을 얻었다”며 “여기까지 하면 됐다 라며 자족에 빠지거나 멈추지 않고, 한 발만 더, 반 보만 더 앞으로 나아가는 바로 그 지점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김덕기 화백은 순천미협 50년 역사의 창립회원이기도 하다. 김 화백은 “순천미술협회를 만든 지 벌써 50년 되었는데 그때는 그림만 그리는 전업화가들이 없었다”면서 “학교교직자들이 주축이 되어 모여서 주말이면 스케치를 하고 작품 이야기 나누고 친목을 다지는 동아리로 시작했다”고 전했다.

‘회고전’ 성격의 이번 전시를 준비하면서 김 화백은 “순천미술이 어느날 갑자기 하늘에서 뚝 떨어진 건 아니다”면서 “지역에 족적을 남긴 화가들이 많은 만큼 이를 기념하는 공간이 하나 있었으면 좋겠다”고 시립미술관이 없는 지역현실을 지적했다. 

순천문학 144호가 소개한 장미화가 김덕기 화백 편에 실린 박태준 김종필 전 총리 등과 인연.
순천문학 144호가 소개한 장미화가 김덕기 화백 편에 실린 박태준 김종필 전 총리 등과 인연.

김덕기 화백은 우리나라의 산과 바다, 꽃의 아름다운 색채를 화폭에 그대로 담아낸 수많은 작품들로 유명한 예술인이다. 아울러 서울, 뉴욕, 파리, 도쿄 등 국내외 다양한 곳에서 전시회를 개최해 한국에서만 볼 수 있는 아름다움을 널리 전달하고 있다.

특히, 김덕기 화백만의 시선이 담긴 산과 들, 자연의 색채는 이전에 느낄 수 없었던 새로운 감흥과 계절의 정취를 선물하며, 사계절을 한 곳에 모아 놓은 듯한 착각이 들 만큼 풍요로운 자연의 모습은 몸과 마음의 고단함으로 지친 시민들에게 힐링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김덕기 화백은 조선대학교 미술대학을 졸업하고, 한국화단의 거목 오지호 화백에게 사사하였으며 33년 동안 미술교직에서 후학들을 양성하며 재직하였다. 국내외 42회 개인전과 500여회의 단체전에 출품하면서 활발한 작품 활동을 했다. 순천예술상, 전남문화상에 이어 대한민국미술인상을 수상했다. 현재는 한국미술협회 고문으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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