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경 여수이화내과의원 대표원장

▲김현경 여수이화내과의원 대표원장(의학박사, 내과 전문의)
▲김현경 여수이화내과의원 대표원장(의학박사, 내과 전문의)

[순천/남도방송] 무증상 고요산혈증은 통풍 발작 등 증상이 없으면서 혈청 요산 수치만 높은 상태를 말한다. 대략 10명 중 1명 정도인데 이중에 증상이 발생하는 경우는 10명 중 1.5명 정도다. 대부분은 문제없이 지내지만 일부는 무증상 기간이 수년 이상 오래 지속하다 결국 통풍성 관절염이나 콩팥결석 등 증상이 나타난다.

고요산혈증이 있을 때 대개 증상이 없으면 별다른 치료를 하지 않지만 최근 여러 연구에서 요산 수치 증가가 대사증후군과 심혈관 질환의 위험인자로 밝혀지고 있고 고혈압과 당뇨병 발생에도 관여한다는 사실이 알려져 동반된 질환이 있는지 확인하고 같이 치료하는 것도 요산과 관련된 질환을 예방하는데 도움이 된다.

◇ 고요산혈증

요산은 핵산 일종인 퓨린이라는 물질이 분해되면서 생기는 최종 대사산물이다. 퓨린은 주로 체내에서 세포의 정상적인 분해를 거쳐 혈액으로 들어가며, 소량은 특정 음식(간, 멸치, 고등어, 마른콩류 등)과 음료(맥주, 와인 같은 알콜 음료)을 섭취함으로써 혈류로 들어가게 된다. 대부분 요산은 주로 신장에서 배설돼 소변으로 배출되고 나머지는 대변으로 배출된다.

고요산혈증을 일으킬 수 있는 요인은 연령 증가, 만성신질환, 비만, 고혈압, 고지혈증, 폐경 등이 있다. 요산 수치는 퓨린이 많은 식품을 과다 섭취하면 높아진다. 퓨린은 육류나 어류에 골고루 포함돼 있고 특히 내장에 많다. 알코올 역시 요산 수치를 높이는 주요 원인이다.

항이뇨호르몬 분비를 방해해 결과적으로 소변 배출을 억제하기 때문이다. 특히 맥주는 주류 중에서도 퓨린 함량이 많아 요산이 높은 사람은 주의해야 한다. 이뇨제, 아스피린, 결핵약, 칼시유린 억제제 등 약물 사용에 의해서도 혈청 요산 수치가 증가 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요산수치가 높을수록 증상이 나타날 확률은 높다. 아무 증상이 없더라도 요산수치가 너무 높으면(12㎎/dL) 신장기능에 안 좋은 영향을 준다. 대부분 고요산혈증은 말썽을 일으키지 않으므로 통풍성 관절염은 혈액검사가 아니라 관절액내 요산 결정체를 확인하는 것으로 확진해야 한다.

◇ 고요산혈증 대표적인 질환, 통풍

통풍을 발생시키는 중요한 원인은 고요산혈증이다. 여러 가지 원인에 의해 요산생성이 과다하거나 요산배출이 억제되는 경우 혈중 요산수치가 상승하게 되며, 과다한 혈중 요산이 관절이나 조직에 결절을 만들어 침착이 되면 증상을 발생시킨다.

통풍의 급성 발작은 외상, 운동, 알코올 남용 및 기아상태에 의해 유발될 수 있으며 그 결과 관절염이 발생해 상당한 종창과 통증이 생기게 되며, 주로 엄지발가락, 손가락 및 무릎 등을 침범한다. 간헐적으로 신장에 결정이 침착돼 신장결석을 일으킬 수도 있다.

◇ 무증상고요산혈증 치료해야 할까?

무증상 고요산혈증 환자에서 요산강하제를 사용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논란이 많다. 일반적으로 혈중 요산이 높더라고 통풍이 발생하지 않으면 투약 없이 관찰하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대부분 최소한 20년간 지속적인 고요산혈증이 지난 후 급성 통풍의 첫 번째 발작이 발생하게 된다.

또한 고요산혈증이 있는 대부분 사람들이 거의 평생 동안 증상이 없이 지내는데, 실제로 요산이 9㎎/dL 이상인 사람들 중에서 통풍성 관절염은 1년에 4.9% 정도에서만 발생한다. 이같이 약제 투여에 의해 발생하는 부작용과 비용에 비해 얻는 이득이 적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고요산혈증 자체가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인자로 알려지고 있고, 만성신부전 진행을 촉진시킨다는 보고도 있다. 이에 따라 요산 농도가 지속적으로 9㎎/dL 이상으로 계속 증가해 있을 시에는 고요산혈증을 일으키는 기저 질환의 원인이 있는지 병력 청취와 검사 및 정기적인 추적 검사가 필요하다. 특히 비만, 인슐린 저항성, 고혈압, 고지혈증과 같이 대사증후군을 동반한 경우는 심혈관질환 발생 예방 측면에서 투여를 고려해 볼 수 있다.

◇ 고요산혈증 예방

무증상 고요산혈증에 대한 의견은 이처럼 전문가마다 좀 다르지만 요산 수치가 높을 경우 일단 요산 수치를 낮추는 것이 건강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약물을 사용하지 않더라도 우선 생활 습관 교정을 통해 요산 수치를 낮춰 볼 수 있으며, 비만일 경우 인슐린 저항성이 동반돼 요산 배설을 떨어뜨리므로 체중을 줄이는 것이 도움이 되며 맥주, 과당이 많이 들어가 있는 음료수, 탄산수 등은 먹지 않도록 해야 한다.

비타민C 섭취를 늘리고 이뇨제 사용을 중단하는 것도 좋다. 운동도 요산수치를 줄이는데 효과적이며, 1주일에 150분 이상 유산소 운동을 권장하며 근력운동은 1주에 2~3회 이상 하는 것이 좋다. 평소 물을 충분히 섭취해 소변 양을 늘리는 것이 좋으며, 술은 먹지 않는 것이 큰 도움이 된다. 평상시에 요산 농도 관리를 위해 내원해 혈액검사를 해 보는 것도 좋다.

<김현경 여수이화내과의원 대표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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