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1일 순천문화예술회관 전시실
토흔 창시자로 흙과 불의 인생 40년
달 항아리 연작 등 100여점 선보여

▲이종능 도예가의 작품제작 모습
▲이종능 도예가의 작품제작 모습

[순천/남도방송] "흙과 불은 거짓말을 하지 않습니다. 가장 자연스러운 것이지요. 흙은 곧 사랑입니다. 그리고 불은 열정입니다. 흙과 불은 곧 사람에 대한 이야기라고 할 수 있지요." 한국을 대표하는 도예작가 이종능(64) 작가의 흙에 대한 철학이다.

토흔(土痕) 창시자로 흙과 불의 인생도작 40여년을 살아가고 있는 지산 이종능 도예가가 오는 10일부터 21일까지 전남 순천문화예술회관에서 '순천만 토흔 나들이展' 주제로 2023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 성공기원 개인전을 갖는다.

이 작가는 '토흔'이라는 새로운 장르를 창출해 현대인에게 꿈과 설렘의 메시지를 전해주는 작가만의 독창적인 작품 세계로 호평을 받고 있다.

이번 전시회에서는 2007년 영국 대영박물관 특별전에서 선보인 달항아리 연작과 세계 도자기사에 유일무일한 토흔 달항아리, 야수파 거장 앙리마티스 오마주 작품과 벽화 등 흙의 미학을 추구해 온 100여점을 선보인다.

2002년 부산아시아 게임 한국 대표작가로 선정됐고 한국월드컵 홍보다큐 '동쪽으로의 출발'에서 한국 도자기 우수성을 전세계에 알렸다. 지난해 10월 부산에서 열린 2030월드엑스포 부산 유치 기원행사에 BTS와 함께 참가해 성황리에 전시회를 마쳤다.

이 작가는 "토흔(土痕)은 1300도 장작 불길 속에서 흙 본연의 원시성과 질감을 유약에 의존하는 기존틀에서 벗어나 흙의 고유한 색과 느낌을 오롯이 그대로 표현하는 도예기법으로 눈을 즐겁게 해주기보다는 현대인 가슴을 어루만져주고 꿈과 설렘 메시지를 전해주는 것"이라고 했다.

▲이종능 작. 우주의 달 항아리
▲이종능 작. 우주의 달 항아리

그동안 뉴욕, 워싱턴, 런던, 도쿄, 오사카, 두바이, 아부다비, 러시아 등 세계 각국에서 도예전을 열어 각국 최고 큐레이터와 예술가, 유력 방송 등 언론매체를 통해 독창적인 작품세계와 한국의 미를 전 세계에 알려왔다.

어떤 계파나 장르에도 구애받지 않고 자신의 창작 욕구를 자유분방하게 표현하는 도예가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는 대학 4학년 때부터 한국 도자기 메카인 경기도 이천에서 본격적인 흙 수업을 시작했다.

국제적인 명성을 얻기 시작한 것은 2002년부터다. 그해 열린 부산 아시안게임에서 한국 대표작가로 선정돼 도예 초대전을 연 것을 비롯, 2002년 KBS·NHK 합작 월드컵 홍보다큐 '동쪽으로의 출발'에서 한국 도자기 우수성을 세계에 알림과 동시에 한일 문화교류에 이바지했다.

2004년에는 KBS 세계도자기다큐 6부작 '도자기'에서 흙을 만지는 사람들조차 궁금해 했던 도자기 비밀을 그가 직접 설계한 가마에서 세계 최초로 풀어내 일반 시청자는 물론 전문가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이 작가는 한국 도자기에 내재한 한국인만의 독특한 미 의식이 '비대칭의 소박미'라고 이야기한다.

그는 "우리 도자기는 부족함이 만들어낸 균형 조화의 절제미, 단순 소박미, 인위적인 개입을 최소화하고 아름다운 선만 살려내려는 꾸밈없는 자세에서 우러나온 미를 품고 있다"며 "그래서 더욱 편안하고 자연스럽고 친근한 아름다움이 있다"고 말했다.

양준석 기자 kailas2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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