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경 여수이화내과의원 대표원장

▲김현경 여수 이화내과의원 대표원장(의학박사, 내과 전문의)
▲김현경 여수 이화내과의원 대표원장(의학박사, 내과 전문의)

[순천/남도방송] 요즘 제로 칼로리가 유행이다. 최근 대부분 음료수는 '0Kcal'라는 표시를 달고 새로 출시하고 있다. 젊은 당뇨 환자는 탄산음료를 끊을 수 없어 제로 콜라나 제로 음료수로 바꿔 마시고 있다고 당당하게 말하는 경우도 많다.

다이어트를 하거나 계획하는 많은 사람도 제로 칼로리 음료로 바꾸곤 한다. 실제 이들 음료수에는 단맛을 내기 위해 설탕 대신 칼로리가 없는 인공감미료로 단맛을 내기 때문에 적정량만 섭취한다면 혈당수치를 높이지는 않는다.

◇ 인공감미료

인공감미료는 말 그대로 단맛을 내기 위해 인위로 만든 화학물질이다. 인공감미료는 설탕 분자와 매우 유사하게 만들어져 이를 먹으면 마치 설탕을 먹은 것과 같이 인지하게 된다.

그러나 인공감미료는 체내 분해되거나 흡수 되지 않기 때문에 칼로리는 거의 없다고 볼 수 있다. 현재 설탕 대체재로 사용돼 '저칼로리, 무설탕, 무가당' 이름으로 다양하게 활용되고 비만 환자나 많은 당뇨병 환자가 설탕 대신 사용하기도 한다.

흔히 알고 있는 사카린은 가장 오랫동안 사용한 것으로 설탕의 500배나 되는 단맛을 내는 인공감미료다. 사카린은 처음 식품첨가제로 흔히 사용되다 1992년 유해성 논란으로 현재는 일부 식품에 한해서만 사용하고 있다.

이밖에도 FDA 승인된 인공감미료는 아세설팜칼륨, 아스파탐, 스크랄로스, 네오테임 등이 있다. 아세설팜칼륨은 다이어트 콜라나 에너지드링크에 첨가돼 사용되며 아스파탐은 요구르트나 저당 젤리와 청량음료에, 네오테임은 제빵이나 비알코올 음료, 껌 등에 사용된다.

◇ 인공감미료가 우리 몸에 끼치는 영향

처음 사카린이 나왔을 때 당뇨병 환자에게 환영을 받았다. 혈당을 급격하게 높이지 않으면서 단맛을 즐길 수 있기 때문이었다. 초기 몇몇 연구에서는 인공감미료가 체중과 BMI를 현저하게 줄인다는 결론을 보였다. 그래서 많은 사람이 저열량, 무열량 감미료 음료에 관심을 보였고 다양한 인공감미료가 나오기 시작했다.

하지만 다양한 식품에 사용되기 시작하면서 다른 문제들도 나타나기 시작했다. 인공감미료가 체내에 흡수가 되지 않기 때문에 살이 찌지 않지만, 대신 장으로 바로 내려가 과다섭취 시 설사나 복통을 일으키기도 한다. 장내 세균총 균형이 깨지면서 면역력 저하나 비만, 대사 증후군 등 위험률도 높아질 수 있다는 보고도 나오기 시작했다.

소아의 경우 일일허용섭취량을 쉽게 초과하기도 하고, 달콜함 음식에 지속해 노출되면 자연스럽게 더 단 음식을 찾게 돼 비만 위험률이 높아지기도 하는 문제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최근 연구에서는 인공감미료가 체중조절에 장기적으로는 효과가 없고 오히려 당뇨나 심장병 위험을 키울 수 있기 때문에 몸무게 조절하거나 만성질환 위험을 줄이는 목적으로 인공감미료를 사용하지 않도록 WHO에서 권고하고 있다.

장기간 섭취하는 경우 단맛에 익숙해져 일일섭취권장량을 초과 섭취하게 될 위험성이 높아지고, 섭취량이 높은 사람 경우에서는 관상동맥질환이나 뇌혈관 질환 발생 위험성이 더 높아진다는 연구결과도 나오고 있다. 특히 장기 임상 시험 데이터가 없는 인공감미료들이 많기 때문에 무조건 설탕을 인공 감미료로 대체해 사용하는 것에는 문제가 있다.

◇ 당뇨병 환자에게서는? 女

아직까지 당뇨병환자에서는 모든 결과가 동일하지 않지만, 설탕 사용보다는 인공감미료 사용이 조금 더 유리한 것처럼 보고되고 있다. 하지만 일부 학회에서는 인공감미료가 포도당을 흡수시켜 제2형 당뇨병에 걸릴 위험성을 높일 수 있고, 일부 인공감미료는 당뇨병 원인인 인슐린 저항성을 촉진시킬 수 있다는 보고가 있어 설탕 대신 완전히 인공감미료로 대체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아직은 장기적인 연구결과가 부족하지만, 일일섭취권장량을 지키는 선에서는 안정성을 검증하는 연구가 많이 이뤄졌고 같은 단맛을 유지하면서도 음식 칼로리를 줄일 수 있고 혈당을 높이지 않기 때문에 인공감미료만의 장점이 분명히 있다.

그러나 인공감미료는 마법이 아니고 인공감미료를 먹는다고 살이 빠지거나 건강이 좋아지지 않는다. 무분별하게 제로 칼로리 음료나 음식을 먹게 되면 오히려 뇌에서 단음식을 당기기 하는 식욕을 부추기거나 식사량이 늘어날 수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김현경 여수이화내과의원 대표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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