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경 여수 이화내과의원 대표원장

▲김현경 여수 이화내과의원 대표원장(의학박사, 내과 전문의)
▲김현경 여수 이화내과의원 대표원장(의학박사, 내과 전문의)

[순천/남도방송] 어디 부딪히지도 않았는데 팔이나 다리에 멍이 자꾸 생기거나 살짝 부딪힌 것 같은데 멍이 심하게 든다고 내원하는 분이 많다. 멍이란 연부 조직과 근육 등에 손상을 입어 피부에 출혈과 부종이 나타나는 것을 말한다. 의학 용어로 '자반'이라고 한다.

◇ 자반

자반은 진피층으로 적혈구 유출이 발생해 피부가 붉은색이나 보라색으로 변색해 해당 부위를 압박해도 색이 변하지 않는 상태다. 자반과 점상 출혈은 같은 병변이나 크기에 따라 직경이 3㎜ 이상이면 자반, 3㎜ 미만을 점상출혈로 나뉜다.

구진성 홍반을 보이는 경우, 즉 자반이 생긴 피부가 주위보다 솟아오른 경우 촉지 자반이라고 하며 이는 혈관에 염증이 동반돼 있을때 나타난다.

자반증 원인은 매우 다양하며 혈소판장애, 혈액응고장애가 흔하나 혈관벽 염증 및 결체조직질환 등이 원인이 되기도 한다. 그 외에 패혈증이나 면역질환 등이 원인이 되는 경우도 있다.

◇ 노인성 자반과 단순성 자반

기억할 수 있는 뚜렷한 외상이 없이 자반이 생기는 경우라도 대부분은 병적인 상태가 아닌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노인성 자반' 경우 혈관 주위를 싸고 있는 결체 조직이 적어지면서 손등, 얼굴, 다리 등에 자반이 흔히 발생할 수 있다.

'단순성 자반'은 특별한 원인 없이 유전적으로 혈관 투과성이 높아 자반이 잘 생기며 여성에서 흔하다. 이러한 경우는 특별한 치료가 필요하지 않다. 이렇게 과거에는 별다른 문제가 없었는데 최근 들어 멍이 잘 드는 편이라면 혈관이 전보다 약해졌을 가능성이 높다.

아니면 여러 이유로 지방이 빠지거나 피부가 얇아지면 보호할 완충 역할이 떨어지면서 원래 약했던 혈관들이 외부 미약한 충격에도 더 잘 터져 생기기도 한다. 이런 경우는 가벼운 마찰이나 압박에 의해서도 멍이 쉽게 나타난다.

◇ 혈소판 기능의 문제

그러나 멍 크기가 매우 크거나 관절에 피가 차서 붓는 증상이 있다면 혈소판 기능에 문제가 생긴 경우다. 우리 몸에는 출혈이 생기면 혈액을 응고하는 혈소판이 있다. 혈소판이 상대적으로 부족하거나 기능이 저하된 경우 혈관 밖으로 피가 잘 새서 멍이 생기기 쉽다.

이런 경우는 멍이 생겨도 2주 이상 지속되거나 코피가 자주 나고 발치 후 출혈이 멈추지 않는다. 여성은 많은 양의 생리가 10일 이상 지속되고, 평소 생기지 않는 곳에 점상출혈이 동반되거나 외상 없이 무릎 관절 등에 피가 차는 등 다른 양상 출혈이 동반되는 경우가 많다.

◇ 기저질환이나 약물 관련

멍이 잘 드는 기저질환으로는 쿠싱 증후군, 말기 신장 질환, 간질환 등이 있으면 혈소판 수치와 관련 없이 멍이 잘 생긴다. 혈우병, 백혈병, 혈소판 기능 장애나 암과 같은 질환이 있는 경우 혈소판 수치나 기능에 문제가 발생해도 멍이 잘 나타난다.

그 외에 아스피린이나 진통소염제, 항응고제 등 혈액 응고 능력을 감소시키고 출혈 경향을 높이는 약을 복용해도 자반이 잘 생길 수 있다. 모세혈관 손상이 있을 때 평소보다 멈추는 데에 걸리는 시간이 더 길어지기 때문이다.

스테로이드를 고농도로 장기간 상용해도 멍이 잘 생기며, 스테로이드가 함유된 연고를 장기간 자주 바르게 되면 혈관 주변 조직이 손상되고 피부가 약해지기 때문에 이같은 현상이 나타난다.

◇ 자반이 생겼을 때 할 수 있는 검사

일상적인 멍과는 다른 양상으로 생겼다면 원인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기저질환이나 약을 먼저 확인하게 되고 이후에 간기능, 혈소판 기능 검사나 말초혈액 도말 검사 등의 혈액검사를 할 수 있다.

하지만 많은 경우 원인을 찾지 못하게 되지만 특별히 다른 원인이 없거나 가족력이 없는 경우 시간이 지나면 좋아지는 경우가 많이 추적 관찰을 하면서 지켜볼 수 있다.

◇ 일반적인 멍이 들었다면

대개 멍이 생기면 시간이 지나 저절로 사라지지만 빨리 없애려면 먼저 냉찜질으로 혈관을 수축시켜 멍이 퍼지지 않게 한다. 온찜질은 2~3일 지난 후부터 하는 것이 좋다.

혈관을 확장시켜 혈액순환을 촉진해 멍이 빨리 사라지는 데에 도움이 된다. 이 외에도 비타민 K 성분이 포함된 바르는 연고나 크림을 사용하면 멍을 제거하는데 효과가 있다.

<김현경 여수 이화내과의원 대표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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