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경 여수이화내과의원 대표원장

[지역/남도방송]

▲김현경 여수이화내과의원 대표원장(의학박사, 내과 전문의)
▲김현경 여수이화내과의원 대표원장(의학박사, 내과 전문의)

[순천/남도방송] 여름철은 식중독이 가장 많이 발생하는 계절이다. 고온다습한 날씨가 균이 자라기 쉬운 환경을 만드는데다 무더위에 잘못 보관한 음식 때문에 배앓이와 설사를 겪는 경우가 많다.

여기에 폭우까지 쏟아지기 시작하면 식중독 발생 위험도는 더욱 높아진다. 집중호우로 하수관이 역류하거나 하천이 범람하면 채소나 지하수를 오염시켜 식중독 발생 위험을 높이기 때문이다.

◇ 식중독을 일으키는 주요 원인 음식

설사를 하기 시작하면 많은 사람들이 해산물이나 잘못 보관한 음식을 먼저 의심한다. 물론 바닷물 온도가 상승하기 시작하면 해산물에 의한 식중독이 증가하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실제 여름에 식중독을 일으키는 가장 주요 음식은 채소나 과일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2012~2016년 병원성 대장균으로 인한 식중독 원인 식품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채소류가 41.8%로 1위를 차지했다.

그 뒤로 유류(14.2%), 조리식품(2.6%) 순이었다. 미국질병통제예방센터(CDC) 역시 식중독 원인의 46%는 세균에 오염된 채소와 과일이라는 조사결과를 냈다.

◇ 식중독을 일으키는 주요 병원균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발병 원인이 밝혀진 식중독 중 병원성대장균이 109건(22.1%)로 가장 많았고 살모넬라로 인한 식중독은 52건(11%), 캠필로박터는 49건(10%), 노로바이러스는 36건(7%)으로 뒤를 이었다.

병원성대장균은 사람이나 동물의 대장에 서식하는 대장균으로, 장마 등으로 가축 분뇨 또는 퇴비 등이 유출될 경우 채소를 오염시킬 수 있고 가축 도축과정에서 고기에 옮길 수 있다.

병원성대장균 식중독 중 원인식품이 확인된 사례는 총 48건(3,384명) 이었다. 이중 김치, 겉절이 등 익히지 않은 채소류 조리 음식이 19건(40%)로 가장 많았고 김밥, 백반 등 복합조리식품이 10건(21%) 이었다. 병원성대장균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는 육류는 7건(15%)로 높지 않았다.

◇ 채소나 과일이 감염경로가 되는 이유

육류·생선류는 주로 조리해 먹지만 샐러드나 생채소는 날로 먹는 데다 형태로 인해 제대로 세척하지 않는 경우도 꽤 있어 상대적으로 문제가 된다. 채소를 기르는 과정에서 가축 분변에 오염된 물이 닿거나 오염된 물로 세척한 경우 병원성 대장균에 오염될 수 있고, 조리 과정에서 사람의 손에 의해 오염되기도 한다. 이렇게 오염된 채소나 과일은 여름에는 높은 온도 탓에 세균이 빠르게 번식한다.

식재료를 깨끗하게 씻기만 하면 안전할 거라 생각하는 사람도 많은데 잘못된 보관으로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 실제로 세척한 부추를 실온에 12시간 보관했더니 식중독균이 평균 2.7배로 증가했다는 국내 연구결과도 있다.

고온다습한 여름철은 채소를 세척 후 실온에 방치할 경우 세척 전보다도 세균이 쉽게 증가하기 때문에 조리한 음식은 2시간 이내에 먹는 것이 좋다. 보관할 때는 냉장‧냉동해야 하며 남은 음식이나 즉석식품을 섭취하기 전에는 충분한 온도에서 재가열한 후 섭취하는 것이 좋다.

◇ 식중독 치료

식중독은 대개 설사 정도로 가볍게 지나가는 경우가 많아 증상 완화를 위한 대증 요법 만으로도 수일 내에 회복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영유아, 면역저하자, 과로로 육체 피로가 심한 사람 등은 식중독으로 인한 장염이 중증 질환으로 악화할 수 있다.

설사와 구토로 인해 탈수가 발생할 수 있어 수분을 충분히 섭취해 탈수를 미연에 방지해야 한다. 가벼운 탈수 증상에는 정맥 주사를 통해 수분을 충분히 공급하는 것이 빠른 증상 완화에 도움이 된다.

대부분 보존적 치료 방법에 의해 증상이 호전되고, 경우에 따라 항생제 치료가 필요한 경우도 있어 필요시 전문의 진료를 받고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 식중독 예방을 위한 채소와 과일 세척

식중독을 예방하려면 채소와 과일은 반드시 깨끗한 물로 세척한 뒤 곧바로 섭취해야 한다. 이때 식재료 세척용으로 검증받은 제품을 이용해 5분 이상 물에 담근 후 3회 이상 깨끗하게 세척하는 것이 좋다.

잎채소는 한 장씩 흐르는 물로 3회 이상 세척하되 육안으로 봤을 때 깨끗하지 않다면 다시 세척해야 한다. 흐르는 물만으로는 꼼꼼하게 씻기지 않기 때문에 물에 담가 채소 표면에 물이 고루 닿을 수 있도록 한 뒤 흔들어주고 마지막으로 흐르는 물에 씻어주는 게 좋다.

세척·소독한 채소는 바로 섭취하지 않을 경우 반드시 냉장 보관을 해야 하며 세균이 만든 독소는 가열해도 문제가 될 수 있어 상온에 둔 음식은 먹지 않는 게 좋다.

외식 중 식중독을 피하고 싶다면 위생 상태가 의심스러운 음식점은 피하고 제대로 씻었는지 알 수 없는 채소가 들어간 샐러드류나 샌드위치 등은 섭취를 자제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김현경 여수이화내과의원 대표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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