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경 여수이화내과의원 대표원장

▲김현경 여수이화내과의원 대표원장(의학박사, 내과 전문의)
▲김현경 여수이화내과의원 대표원장(의학박사, 내과 전문의)

[순천/남도방송] 지난 몇주간 호우주의보와 호우경보가 반복되며 지속되다 끝나자마자 이제 폭염주의보 발효가 시작됐다. 본격적으로 에어컨을 가동하게 되자 두통, 피로, 인후통 등 냉방병을 호소하는 이들이 부쩍 늘어나고 있다.

냉방병은 아직 의학적으로 뚜렷하게 정의돼 있는 병명은 아니지만 밀폐된 공간에서 차가운 공기에 오랜 시간 노출되며 생기는 ‘이상냉감’에 의한 증상을 말한다.

◇ 냉방병은 왜 생길까?

항온 동물인 사람은 외부 온도가 올라가면 피부를 지나는 혈관을 팽창시켜 열을 발산하고 땀구멍을 열어 기화열로 몸을 식히는 등 체온을 일정 이하로 유지하기 위해 자율신경계에서 조절한다.

더운 외부와 추운 내부의 급격한 온도 차가 발생하게 되면 자율신경계가 제대로 기능하지 못하게 된다. 이렇게 되면 혈액순환 문제로 뇌 혈류량이 부족해지고 혈압조절이 어려워져 두통, 어지럼증, 집중력 저하, 손발냉증 등이 동반될 수 있고 장운동 문제로 소화불량, 복통 등이 나타날 수 있다.

근육 수축 불균형으로 근육통이 생기고 호르몬 분비 이상으로 특히 여성에서 생리통이 심해지고 생리 주기가 불규칙하게 변하기도 한다. 스트레스에 대한 적응력도 떨어지고 체온 유지를 위해 계속 열을 생산하느라 육체 피로도 쉽게 찾아오고 특히 면역력이 떨어지고 세균, 바이러스 감염 위험이 커진다.

◇ 냉방병의 다양한 의심 증상

대개 냉방병은 감기처럼 기침, 콧물, 가래 등 증상이 비슷하지만 좀 더 증상이 다양하며 전신 증상으로 나타난다. 두통이나 콧물, 재채기, 코막힘 증상을 주로 호소하며 냉방 시설이 잘 되는 곳에만 오면 머리가 띵하고 몸살감기처럼 으슬으슬 한기가 느껴진다.

나른하고 쉽게 피로해지고 두통이나 어지러움이 잦으며 목이 답답하고 가래가 낀 것처럼 이물감이 느껴지기도 한다. 손발이 붓거나 어깨와 팔다리가 무겁고 허리나 무릎, 발목 등 관절이 무겁게 느껴지며 심할 때는 통증이 느껴질 수도 있다. 매사에 의욕이 없고 집중력이 떨어져 업무나 학업 등 중요한 일을 처리하는데 애를 먹기도 한다.

에어컨을 끄거나 환기를 하면 증상이 완화되는 경우가 많으며 같은 공간에 있는 사람들이 비슷한 증상을 호소하는 경우도 많다. 이런 증상들이 오랜 시간 냉방에 노출된 후 나타난다면 냉방병을 의심해 볼 수 있다.

◇ 냉방병의 진단과 치료

냉방병은 의학 교과서에 나오는 정식 병명이 아니며 특별한 피검사나 방사선 검사 등으로 진단이 되는 것은 아니다. 여름철 에어컨 등에 과도하게 노출돼 나타나는 증상을 통칭하는 것으로 특효약이나 치료제가 정해져 있는 것은 아니다.

대개 특별한 치료를 하지 않아도 냉방기구의 과도한 사용을 중단하고 환기를 잘 시키면 수일 내로 좋아지기는 하지만 증상이 지속되는 경우 다른 원인에 의한 증세가 아닌지 감별하는 검사나 진찰이 필요할 수도 있다. 두통이나 몸살 등이 지속되는 경우 증세에 맞춘 약물치료가 증상 호전에 도움이 될 수 있다.

◇ 냉방병의 예방방법

냉방병 예방을 위해서는 바깥과 실내 온도 차를 5도 이하로 유지해야 하며 에어컨 찬 공기가 직접 몸에 닿지 않게 하고 긴팔 겉옷으로 준비하는 것이 좋다. 2~3시간마다 5분 이상 창문을 열어 실내외 공기를 자주 환기시키는 것도 필요하다.

에어컨은 항상 청결하게 관리하고 필터는 최소한 2주에 한번은 청소를 해야 한다. 실내에 있는 시간이 길어질 경우 혈액 순환을 위해 맨손 체조나 가벼운 근육운동을 수시로 하고, 자세를 자주 바꿔주는 것이 도움이 된다. 찬물, 찬음식, 음주를 과하게 하지 않고 과로와 수면 부족에 주의해야 한다.

추위에 유독 취약하다면 보온을 위해 얇은 옷을 등을 준비해 유사시를 대비하는 것이 좋다. 차가운 음료보다는 따뜻한 차를 마셔 몸의 중심 온도를 높이는 것도 도움이 되며 땡볕을 피해 늦은 오후 시간에 신체가 더위에 적응할 수 있도록 주변 공원 등을 산책하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다.

<김현경 여수이화내과의원 대표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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