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그갤러리 개관 2주년 설치미술그룹 마감뉴스 초청
32명 작가들, 한센인 삶의 흔적과 터전 예술로 승화
자연의 장소적 특성과 지형지물, 재료 이용해 작업
예술인 집단에 마을 첫 개방··· 애양병원 개원 114년만
'썬글라스' 주제로 '만인은 평등하다' 인식 확장 유도

▲2023 설치미술그룹 마감뉴스 정기전 리플렛 (사진=에그갤러리)
▲2023 설치미술그룹 마감뉴스 정기전 리플렛 (사진=에그갤러리)

[여수/남도방송] 전남 여수 한센인정착촌 도성마을에 위치한 에그갤러리(관장 박성태)가 개관 2주년을 맞아 설치미술축제를 열어 눈길을 끈다. 에그갤러리는 이번 행사를 위해 야외설치그룹 마감뉴스(회장 이말용)를 초청했다.

이번 전시는 국내 최초 한센병 치료병원인 여수애양병원(병원장 이의상)과 이 병원에서 치료받은 환우들이 정착한 도성마을이 병원 개원 114년만에 예술인 집단에게 한센인들의 역사적 공간을 처음 개방했다는 점에서 각별한 의미가 있다.

마감뉴스는 여수애양병원과 애양교회, 한센기념관을 비롯해 도성마을 곳곳에서 설치미술가들이 '썬그라스'를 주제로 이달 17일부터 다음달 7일까지 작품을 전시한다.

▲마감뉴스팀이 여수 도성마을 강수웅 농원장과 함께 마을회관 앞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에그갤러리)
▲마감뉴스팀이 여수 도성마을 강수웅 농원장과 함께 마을회관 앞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에그갤러리)

마감뉴스는 인간과 환경, 자유, 평화 생명을 화두로 1992년 겨울 경기도 마석 작은 마을에서 결성한 설치미술그룹이다. 그들은 자신들이 찾은 장소에서 주어진 자연의 장소적 특성과 지형지물, 재료를 이용해 작업한다.

썬그라스는 한센병 후유증으로 실명이 되거나 안구가 붉게 변해 '썬그라스'를 착용했다는 이야기를 접하고 다양한 의미로 반응하는 각자의 '색안경'과 해와 풀을 결합한(sun+grass) 중의적 의미도 담고 있다.

작가들은 14일부터 16일까지 도성마을과 한센기념관 일대에서 폐축사와 폐가 등에 버려진 재료와 삶의 터전을 있는 그대로 활용해 한센인 역사와 인간의 본질적 문제에 접근, 다양한 설치 작업을 한다.

▲마감뉴스 작가들이 전남 여수 한센인역사박물관(옛 애양원)에서 주형순 관장으로부터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에그갤러리)
▲마감뉴스 작가들이 전남 여수 한센인역사박물관(옛 애양원)에서 주형순 관장으로부터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에그갤러리)

작품은 사진으로 담아 17일 오후 4시 에그갤러리에서 아카이브전을 연다. 관객은 아카이브전 관람 후 설치 작품 위치가 표시된 지도를 들고 마을 일대를 돌며 관람할 수 있다.

야외 전시는 마감뉴스 소속 김도현, 김명수, 김성미, 김수진, 김순임, 김인수, 김정도, 변사무엘, 배숙녀, 송현호, 안경하, 오수연, 오혜린, 옥현철, 이말용, 이명섭, 이명훈, 이홍한, 장영훈, 정상수, 정혜령, 조미영, 최용선, 최지은, 허지예, 홍지희 등 26명과 게스트 작가 강태현, 김용민, 박수연, 여수지역 박치호, 박동화, 이찬효 6명 등 총 32명이 참여했다.

▲여수 도성마을 투어 중인 마감뉴스팀 (사진=애그갤러리)
▲여수 도성마을 투어 중인 마감뉴스팀 (사진=애그갤러리)

이말용 회장은 "낯선 환경을 찾아다니며 전시를 하는 마감뉴스에게 도성마을은 인간의 편견과 무지로 고통받았던 한센인들만의 단절된 특별한 공간이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며 "이같은 공간에서 우리는 '만인은 평등하다'는 것에 대한 인식 확장을 설치미술을 통해 한 발 더 다가가고자 한다"고 했다.

에그갤러리는 2021년 9월 15일 개관해 현재까지 전시 및 공연 등을 17회째 이어 오며 도성마을과 외부 소통 공간으로서 국내 미술계에서 주목받고 있다. 전시 오프닝은 17일 오후 4시며 관람은 무료다. 

하태민 기자 hagijaa@hanmail.net

저작권자 © 남도방송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