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1~30일 '間.탄생(틈과 사이)' 시리즈

▲양준석 작가
▲양준석 작가

[순천/남도방송] 복잡한 도심 속 가장 가까운 곳에서 경험하는 이색 미술관. 전남 순천 도심 속 휴식공간인 조례호수공원에 컨테이너 박스가 하나 있다. 낮엔 박스 안 가림막 천에 군데군데 구멍이 뚫려 있다. 그래서인지 지나가는 사람들은 그 구멍속이 궁금해 들여다보게 되는 이색체험을 한다.

밤이 되면 4평 남짓 조그만 컨테이너는 환한 실내조명과 함께 국내 유명작가 작품들이 산책 나온 시민 눈길과 발길을 붙잡는다. 바로 '해지면 열리는 미술관'이다. 이처럼 이색적인 전시장 '해지면 열리는 미술관'이 11월에 양준석 한국화가를 초대했다.

양준석 작가 아홉번째 개인전이기도 한 이번 전시는 순천시가 주최하고 '해지면 열리는 미술관'이 기획·주관했다. 전시기간은 오는 11월 1일부터 30일까지다.

전시작품은 지난해까지 각종 그룹전과 아트페어에 출품했던 작품과는 전혀 다르다. 이번 작품은 올 들어 새롭게 창작한 작품들로 '間.탄생(틈과 사이)' 시리즈로 '명주실'을 오브제로 활용한 입체작품이다.

▲間.탄생(틈과 사이) silk drawing 비상. 60.8×73cm. 명주실·캔버스·먹. 2023 (사진=양준석)
▲間.탄생(틈과 사이) silk drawing 비상. 60.8×73cm. 명주실·캔버스·먹. 2023 (사진=양준석)

양 작가는 이번전시에 '미술에 철학을 입히다'는 부제를 붙이고 탄생(생성·존재)에서 소멸로 이어지는 과정에서 형성되는 수많은 이야기와 그 (間) 사이와 틈에 존재했다가 사라지는 바람과 공기 같은 것들을 표현했다.

작가는 "명주실은 삶과 목숨의 탄생 등을 나타내며 실이라는 '끈'은 이어짐의 생성과 소멸을 의미하는 것으로 생활 속에서 사용하던 '명주실'을 오브제로 해 평면에서 입체로 확장의 지평을 열어보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아날로그적 감성 표현방식을 뛰어넘어 새로운 사유의 철학적 표현으로, 미니멀리즘의 현대적 감각을 해석하고자 했다"며 "어떤 특정 대상을 그림으로 표현했던 것을 벗어나 누구도 시도하지 않았던 전혀 새로운 방식의 작품을 창작했다"고 강조했다.

국립덕수궁미술관장을 역임한 장영준 평론가는 "양준석 작가 작품은 한국현대미술의 혁신에 대한 또 하나의 회화적 시각을 엿볼 수 있는 의미 있는 작업"이라며 "그만의 탐구와 독자적 조형세계로 심화되고 있음을 잘 보여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지역 화단에서는 "1989년 첫 개인전을 열고 같은 해 '관점과 시점'이라는 청년미술그룹을 조직하면서 강뚝전, 장터전 등 야외전시도 활발히 참여했다"며 "1996년 동천환경미술제를 맨 처음 개최하는 등 지역미술발전에 기여한 바가 적지 않다"고 했다.

▲間.탄생(틈과 사이) 시리즈Ⅰ. 41×53cm. 명주실·캔버스·먹. 2023 (사진=양준석)
▲間.탄생(틈과 사이) 시리즈Ⅰ. 41×53cm. 명주실·캔버스·먹. 2023 (사진=양준석)

언론인으로도 활동하고 있는 양 작가는 '나는 오늘도 싸이질로 세상을 바꾼다'(2007년. 시대의창출판사), '우리의 오늘과 내일'(2017년. 도서출판박물관) 등을 출간했다.

제9회 대한민국미술인상 올해의 정예작가상을 수상했으며 섬진강미술대전 심사위원장 등 각종 미술대전 심사위원과 한국미술협회 한국화분과 이사, 순천청년작가회장 등을 역임했다. 현재 누리무리 회원, 한국미협 순천지부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하태민 기자 hagijaa@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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