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사 용역서 '잔해만으로 연관성 특정 어렵다' 결론
시 "증거 없는데 추가예산 투입‧잔해 인양 어려워"

▲1950년 8월 3일 발발한 여수시 남면 이야포 미군폭격사건의 침몰선 잔해로 추정되는 물체
▲1950년 8월 3일 발발한 여수시 남면 이야포 미군폭격사건의 침몰선 잔해로 추정되는 물체

[여수/남도방송] 전남 여수시 남면 이야포 미군폭격사건의 추정 침몰선 잔해에 대한 여수시 조사 용역 결과, 폭격사건과 연관성을 찾는데 실패하면서 진상규명에 암초를 맞고 있다. 

여수시는 시비 2,000만원을 들여 수중생태기술연구소(이하 연구소)에 의뢰해 지난 7월부터 이달까지 4개월간 남면 이야포 미군폭격사건 침몰선 조사 용역을 추진했다.

지난달 31일 여수시청에서 열린 최종 조사 결과보고회에서 연구소는 조사 결과 사건 당시 잔해로만 사건 연관성을 짓기 어렵다는 결론을 냈다.

연구소는 이번 조사에서 이야만 해저 면에 1~4번의 정점 좌표와 연안 지역을 집중 조사했다.

특히 4번 정점에서 침몰선 잔해 의심 물체를 발견하고 침몰선 잔해 의심 물체 길이, 폭, 높이 등을 측정하는 등 정밀 조사를 실시했다. 

이와 함께 당시 미군 정찰기록과 미 5군 일일 임무 보고서 등 관련 기밀문서도 면밀히 조사했다. 

연구소는 조사 결과, 엔진 구조물 외에 침몰선 선체로 추측되는 물체가 추가 발견되지 않았고, 엔진 구조물 잔해만으로 수중에서 이야포 폭격 사건과 연관성을 특정하기 어렵다고 발표했다.

특히 잔해의 원형 훼손 흔적 4개 중 1개는 당시 사용한 탄두 지름과 유사하나 탄알이 선박 하부 엔진실까지 들어오기 힘들다는 것을 반영했을 때 탄흔인지 목재 고정용 철제구조물 흔적인지 확신할 수 없으며, 나머지 3개 흔적도 목재를 고정하던 철제구조물 흔적으로 추정된다고 결론 내렸다.

이어 엔진 구조물 인양 후 엔진 내부를 확인해 해당 엔진이 세미 디젤 또는 디젤엔진인지 확인하는 방법이 필요한데, 침몰선 엔진이 세미 디젤엔진으로 판명될 경우 1960년 이전 건조 사용된 선박으로 추측할 수 있으나 해당 침몰선이 남면 이야포 폭격 침몰선으로 확신할 수 있는 증거로는 부족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이야포 미군폭격사건의 침몰선 잔해에서 발견된 원형 훼손 흔적. 용역사는 탄흔인지 목재 고정용 철제구조물 흔적인지 확신할 수 없다고 결론냈다.
▲이야포 미군폭격사건의 침몰선 잔해에서 발견된 원형 훼손 흔적. 용역사는 탄흔인지 목재 고정용 철제구조물 흔적인지 확신할 수 없다고 결론냈다.

앞서 문화재청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는 자문에서 "탄소연대 측정법은 ±50년 오차범위로는 1950년도 침몰선에 사용하기는 적합하지 않다"면서 "도면 대조법도 선체가 남아있지 않아 불가능하며 침몰선과 미군폭격사건 연관성을 찾기 위한 방법으로는 탄 흔적 찾는 것이 유일하다"고 의견을 냈다.

전남대는 "1970년 이후에는 강선과 FRP선박이 건조됐는데 목선인 침몰 선박은 오래된 선박으로 추측된다"면서 "엔진이 세미디젤인 경우 1960년대 이전에 건조 사용된 선박임을 확신할 수 있는데 인양 후 확인 가능하다"고 자문을 제시했다. 

침몰선 인양에 대해 여수시는 부정적인 견해를 비췄다. 

시 관계자는 "구체적인 증거 물체가 발견되지 않은 상태에서 추가예산을 투입하는 것은 곤란한 상황"이라며 "인양 여부에 대해서도 현실적인지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야포 미군폭격사건은 1950년 8월 3일 여수시 남면 안도리 인근 해상에서 제주도로 향하던 피난선을 미군기가 기총 사격해 승선자 250명 중 다수가 죽거나 다친 사건이다.

진실화해위원회가 지난 2010년 '호남지역 미군 관련 희생 사건' 가운데 진실규명이 필요한 사건으로 규정해 증거를 수집한 뒤 올해 민간인 희생 사건 조사에 나섰다.

여수시의회는 지난해 8월 특위를 구성해 유족 간담회 및 현장답사와 국회 및 진실화해위 방문, 관계자 면담 등의 활동을 추진해 오고 있다. 여수시는 올해 추모비 제막과 추모제 등에 5000만원을 지원했다.

조승화 기자 frinell@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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