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서동 골목 30대초 창업··· 맛집 소문 '문전성시'

▲여수시 여서동에 위치한 '족팔계'를 운영하고 있는 송훈희‧김미옥 부부
▲여수시 여서동에 위치한 '족팔계'를 운영하고 있는 송훈희‧김미옥 부부

[여수/남도방송] 전남 여수시 여서동 골목에 위치한 '족팔계'를 운영하고 있는 송훈희‧김미옥 부부(44).

먹자골목으로 소문난 여서동 부영7차 아파트 골목상가에 위치한 점포는 어느덧 12년째를 맞고 있다. 풍부한 콜라겐을 함유해 탱글하고 쫀득한 식감의 족발은 남녀노소 누구나 가리지 않는 국민 야식이다.

모든 자영업이 그렇듯 성업의 길은 멀고도 험했다. 고된 업종으로 꼽히는 음식 장사 가운데서도 족발이라는 아이템으로 프랜차이즈가 아닌 자신만의 간판을 내걸고 10년 넘게 생존하기란 쉽지 않다.

창업 후 지나온 세월 동안 단골도 쌓이고 이제는 맛집으로 유명세도 탔다. 부부 족발집이 문전성시를 이루는 이유는 당연한 얘기지만 맛 때문이다. 여기에 상대적으로 저렴한 음식값 등 가성비도 맛집에 있어선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다.

부부의 양심 경영도 더더욱 식당을 다시 찾게 만드는 이유 중 하나다. 음식 장사는 어느 장사보다 정직해야 하는 업종이다. 몸에 해롭거나 불필요한 재료를 쓴다면 당장 손님을 끌 수 있을지 몰라도 지속되기 힘들다.

그런 점에서 송씨 부부는 그들만의 철칙을 생명처럼 소중히 지킨다. 매일 정량만 삶아 당일 소진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혹 재료가 남더라도 미련없이 폐기 처분한다. 맛이 떨어질뿐더러 돈 몇 푼 아끼자고 고객과 신뢰를 저버릴 순 없어서다. 

신선한 재료와 고급 한약재를 가득 넣어 푹 삶아낸 족발은 한끼 식사를 넘어 보약으로도 손색없다. 맛도 맛이지만 영양성분을 따져보면 완전식품 그 자체다. 

조리법이 단순할 것 같지만 족발은 알고 보면 예민하고도 까다로운 음식이다. 이유는 일정한 맛을 내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조리 시간과 화력은 물론 그날 재료 상태, 양에 따라 맛이 갈린다. 일정한 맛을 내기 위해선 노력과 수련 기간이 필요하다. 힘든 시간을 묵묵히 이겨낸 역경이 부부가 말하는 비법이다.

▲여서동 족팔계 족발 요리
▲여서동 족팔계 족발 요리

송씨는 "조리법을 어깨너머로 힘들게 배우고도 창업 후 1년 가까이 일정한 맛을 낼 수 없어 많은 재료를 버렸던 기억이 생생하다"며 "프랜차이즈를 선택했다면 쉽게 갈 수 있었으나 제 브랜드로 문을 열었고, 지금까지 과정을 돌이켜보면 무엇 하나 쉬운 일이 없었다"고 곱씹었다. 

족팔계 족발은 이들 부부가 그간 겪어온 인고와 노력의 산물로 대변된다. 입소문을 듣고 타지에서 오는 손님들도 부지기수다. 

부부는 "가게를 찾는 손님들이 인근 호프집도 가고, 다른 맛집도 가기 때문에 상권 전체에 선한 영향력이 되길 바란다"며 "지역민과 함께 성장하는 식당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매일 족발과 씨름하는 삶의 부침에도 부부가 칼을 놓을 수 없는 이유다.

조승화 기자 frinell@hanmail.net

저작권자 © 남도방송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