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도학원 이사회, 만장일치로 법인 해산 가결
업계 불황 등 악재 속 기업 경영 부담 등 작용
학생‧학부모‧교사 구성원과 지역사회 숙의 관건

▲여수 여도초등학교
▲여수 여도초등학교

[여수/남도방송] 한차례 공립화 전환 시도가 무산된 전남 여수 여도초등학교와 여도중학교 공립화 전환이 이뤄질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7일 여수산단에 따르면 학교법인 여도학원은 여도초·중 공립화 전환에 앞서 법인 해산 안건을 의결하기 위해 지난 6일 이사회를 열었다. 이사회 이사 자격으로 참석한 10개 사는 만장일치로 법인 해산에 동의했다. 

기업들은 사립학교인 여도초·중이 설립 당시와 달리 최근 시내에 많은 학교가 생겨나고 교육여건과 질적 수준이 전반적으로 높은 현실에서 사립 운영 효용성이 떨어진다고 진단했다.

여기에 입주기업 근무하는 직원 자녀 외에 인근 지역 일반 주민 자녀들을 수용할 수 있도록 확대 폭을 넓히기 위해선 공립화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이날 이사회에 참석한 한 기업 간부는 "석유화학업계 불황과 경기침체로 상당수 기업이 경영 부담을 갖고 있고, 과거와 달리 직원들이 자녀를 일반 공립학교에 보내는 현실에서 막대한 돈이 드는 학교 운영의 효율성을 따지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학교와 일부 학부모가 반대하고 우려하는 부분이 있지만 구성원 전체가 피해 보지 않고 공립화돼도 명맥을 이어갈 수 있도록 교육 당국과 꼼꼼하게 협의하고 준비할 것으로 본다"고 했다.

여도학원 법인 해산이 결정됨에 따라 여수교육지원청은 여도초·중 학생과 학부모, 교사 등 구성원 의견을 수렴한 뒤 전남도교육청에 승인을 받아 공립화 전환을 할 방침이다. 

다만 이 과정에서 구성원 간 갈등과 반목이 발생하지 않도록 충분한 숙의 과정이 뒤따라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앞서 여도학원은 지난 5월 중순 이사회를 열어 공립화 전환에 대한 투표를 진행했으나 이사 정수를 넘지 못해 부결된 바 있다. 

여도초·중은 여수산단 입주기업들이 산단 조성 초기 당시 근로자 자녀에 대한 양질의 교육여건 조성을 위한 취지로 1980년 설립했다.

GS칼텍스와 LG화학의 전신인 호남정유와 럭키 등 9개 기업이 자금을 공동 출자했으며, 현재는 111억원의 연간 운영비 가운데 17개 기업이 19억원 가량을 분담하는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

하지만 최근 인근 학생 통학 불편과 교육권 차별 해소를 위해 공립 전환이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제기되면서 지역사회 이슈로 달아올랐다.

조승화 기자 frinell@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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