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적 상상력과 뛰어난 통찰력 보유
이상문학상 이어 단재학술상까지 수상
유별난 고향사랑··· 광양군지 편찬작업

▲지난해 12월 열린 고 이균영 작가 문학비 제막 및 문학동산 조성기념식 (사진=광양시)
▲지난해 12월 열린 고 이균영 작가 문학비 제막 및 문학동산 조성기념식 (사진=광양시)

[광양/남도방송] 본격적인 겨울을 앞둔 11월 끝자락이 되면 전남 광양시민들의 기억 속에 되살아나는 인물이 있다.

그는 평생 받기 어려운 이상문학상과 단재학술상을 수상하며 문단과 사학계 반향을 일으킨 비운의 천재 고(故) 이균영이다.

이균영은 1951년 광양읍 우산리에서 태어나 광양중학교, 경복고등학교, 한양대 사학과 및 동 대학원을 졸업하고 동덕여대 교수를 역임했다.

1977년 단편소설 '바람과 도시'로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됐다. 1984년에는 '어두운 기억의 저편'으로 제8회 이상문학상을 수상하며 문단의 주목을 받았다.

1993년 다양한 사료를 바탕으로 '신간회연구'를 내놓았다. 이 글은 좌우익 어느 쪽에도 치우치지 않은 신간회 실체를 밝힌 최초 연구서라는 평가를 받으며 이균영에게 단재학술상을 안겼고, 출간 직후부터 사학계 큰 주목을 받았다.

이균영이 소설 '어두운 기억의 저편'에서 분단의 어두운 단면을 그려낸 것이나 신간회연구에서 인물들의 개성을 구체화한 것은 문학과 역사를 넘나드는 독보적인 통섭을 보여준다.

이균영은 고향 사랑도 남달랐다. 광양군지 편찬작업에 뛰어든 그는 백운산을 배경으로 근현대사를 다룬 열권 분량 대하소설을 구상하며 수년간 자료를 수집하고 있었다.

하지만 1996년 11월 21일 새벽 비운의 교통사고로 갑작스럽게 타계했고, 그를 아낀 사람들은 커다란 충격을 받았다.

▲우산공원에 조성된 이균영 문학동산 (사진=광양시)
▲우산공원에 조성된 이균영 문학동산 (사진=광양시)

그의 안타까운 죽음을 기억하는 사람들은 해마다 11월 21일이 되면 이균영 문학동산을 찾아 그를 추모한다. 이균영 문학동산은 그의 생가 근처인 우산공원 내에 조성돼 있다.

이곳에는 이상문학상 수상작 '어두운 기억의 저편'을 책으로 형상화한 조형물과 문학비 등이 소박하게 세워져 있다.

마흔다섯 짧은 생애 속에서 이균영이 남긴 소설집 '바람과 도시', '멀리 있는 빛', 장편소설 '노자와 장자의 나라' 등에는 그가 어릴적 뛰어놀던 광양의 숨결이 진하게 배어있다.

정구영 광양시 관광과장은 "단풍도 막바지에 이른 늦가을, 광양의 햇살이 키운 소설가이자 사학자인 이균영 숨결이 살아있는 문학동산, 생가, 광양향교 등을 찾아 그의 문학과 역사 정신을 기리고 깊어가는 가을의 감수성도 가득 충전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지정운 기자 zzartsosa@hanmail.net

저작권자 © 남도방송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