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뜨락몰 5년 전 비해 대다수 폐점
코로나 여파 사후 관리부실 등 원인
"효과 미미하고 헛물만 켰다" 비판도

​▲여수 중앙동 중앙쇼핑 2층에 위치한 여수 꿈뜨락몰. 청년몰 사업이 5년만에 종료되면서 청산 수순을 밟고 있다.​ (사진=조승화 기자)
​▲여수 중앙동 중앙쇼핑 2층에 위치한 여수 꿈뜨락몰. 청년몰 사업이 5년만에 종료되면서 청산 수순을 밟고 있다.​ (사진=조승화 기자)

[여수/남도방송] 청년 창업 활성화라는 취지로 전국에 우후죽순 들어섰던 청년몰이 전남 여수지역에서도 청산 수순을 밟고 있다.

유명 연예 프로그램 소재로도 활용되면서 한때 청년 창업 붐을 일으켰던 청년몰 열기는 언제 그랬냐는 듯 식었고, 반짝 흥행에 그쳤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국의 많은 지자체가 앞다퉈 청년몰을 조성했던 당시와 달리 운영 사후 관리 부실로 사실상 유명무실한 사업이 되면서 청년 창업 활성화라는 취지가 퇴색됐다는 지적이다. 

약 5년 전 전남 여수시 중앙동 중앙쇼핑 2층에 문을 연 여수 꿈뜨락몰. 29개 점포가 빽빽이 들어찼던 5년 전과 달리 2~3곳을 제외하고 대부분 점포는 비어있다. 

몰려드는 손님들로 시끌벅적했던 쇼핑몰 내부는 인기척 없어 을씨년스럽기까지 했다. 

이곳에서 만난 한 청년 상인은 "평일은 물론 주말에도 방문객이 거의 찾지 않는다"면서 "영업한다기보다 장사를 배우기 위한 인큐베이팅 역할을 하는 곳으로 보면 된다"고 말했다. 그는 "누가 나가서 잘 됐다는 얘기는 못 들은 것 같다"고 했다.

앞서 여수시는 2018년 7월 전통시장 활성화 및 청년 일자리 창출 취지로 중소벤처기업부 청년몰 공모사업에 선정돼 국비 7억5,000만원과 지방비 6억원 등 15억원의 사업비를 들여 '꿈뜨락몰'을 조성했다.

29개 점포가 개장돼 첫달 만에 2억원의 매출을 올리면서 가능성을 보였다. 2019년에는 청년 상인들이 당시 인기 프로그램인 백종원 골목식당에 출연해 관심을 모았다. 출연 청년들은 호된 가르침을 통해 비법을 전수 받으면서 인생 역전에 다가가는 장면은 뭉클한 재미와 함께 높은 시청률을 끌어냈다.

이런 덕택에 꿈뜨락몰은 주말이면 문전성시를 이루는 진풍경을 연출하기도 했다. 

하지만 코로나19 직격탄은 피해 갈 수 없었다. 호황도 잠시, 자영업 폐업이 속출하면서 청년 점포도 하나둘 문을 닫기 시작했다.

코로나19 여파도 있지만 신메뉴 및 레시피 개발 한계, 소비자가 매력을 느낄 수 있는 맞춤형 콘텐츠 개발 부재, 사후 관리 등 장기적 지원책 부재 등이 이유로 꼽힌다.

▲정기명 여수시장이 지난해 8월 추석을 앞두고 꿈뜨락몰 청년 상인들을 만나 애로사항을 듣고 청년몰 활성화를 위한 방안 등을 함께 논의하고 있다. (사진=여수시)
▲정기명 여수시장이 지난해 8월 추석을 앞두고 꿈뜨락몰 청년 상인들을 만나 애로사항을 듣고 청년몰 활성화를 위한 방안 등을 함께 논의하고 있다. (사진=여수시)

시는 2019년에도 중소벤처부 공모사업에 선정돼 13억원을 추가 투입하는 등 지금까지 30억원 가까운 세금을 투자했으나 헛물만 켠 셈이 됐다. 

정기명 시장은 지난해 취임 직후 꿈뜨락몰을 찾아 청년 상인과의 자리에서 청년몰 활성화를 약속했으나 마땅한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한 채 답보에 머물고 있다.

중소벤처기업부 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국 청년몰 점포 630여곳 중 33%는 휴업 또는 폐업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적으로 청년몰 조성에 600억원 이상 예산이 쓰였다. 

시 관계자는 "중소벤처기업부 청년몰 사업이 종료됨에 따라 시가 사업을 유지할 것인지에 대해 고민했으나 전통시장 활성화 차원에서 지원하는 것이 실효가 있을 것으로 보고 사업을 종료키로 했다"고 말했다.

조승화 기자 frinell@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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