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춘추 꽃가루 신고배 수정돼 '낙안배'로 이어져
주민들 "수정된 배나무 일부 나주로 옮겨 심어"

▲​순천시 낙안면 이곡마을 김용화씨 댁에 있는 100년 된 배나무 (사진=양준석 기자)​
▲​순천시 낙안면 이곡마을 김용화씨 댁에 있는 100년 된 배나무 (사진=양준석 기자)​

[순천/남도방송] 전국에서 제일 먼저 배꽃이 피기 시작하는 곳인 전남 순천시 낙안면이다. 대한민국 '배' 원조마을인 낙안은 일조량이 풍부하고, 황토 토양이 비옥한 자연조건을 갖추고 있다. 이같은 지연조건을 최대한 살려 친환경농법으로 재배하는 낙안배는 당도가 높고 과즙이 풍부하다.

2010년부터 수출하고 있는 낙안배는 올해도 지난 9월 대만에 16톤을 보냈다. 낙안배영농조합(대표 김만진)은 앞으로 10차례에 걸쳐 160톤을 수출할 계획으로 순천시가 지원하고 있는 수출 촉진비가 큰 힘이 되고 있다.

낙안배는 대만 외에도 홍콩, 싱가포르 등 동남아 3개국에 650톤이 현지 대형마트, 전통시장 등에서 판매될 예정이다. 올해 출하량은 5,600톤 정도며 예상되는 수출량은 400톤(1,080상자) 정도다.

가공배는 450톤(2,300상자)이며 일반 도매시장 등에 출하하는 양은 4,750톤을 예상하고 있다. 조합은 내년엔 대만 등에 1,200여톤 정도 선적할 예정이다.

낙안배는 당도가 12브릭스 이상으로 과즙이 풍부하며 아삭아삭한 식감이 특징이다. 해외 소비자 입맛을 사로잡았을뿐 아니라 우수한 품질을 인정받아 지속적으로 수출되고 있다.

▲낙안배영농조합에서 수출용 배를 선별하고 있다.
▲낙안배영농조합에서 수출용 배를 선별하고 있다.

배는 삼한시대부터 기록이 나오는 전통적인 토속 과일이다. 일제강점기 신품종이 국내로 들어오며 대량 생산이 이뤄졌다. 이 시기부터 보면 낙안배 역사는 100여년이 넘었고 주민들은 '배' 원조마을이라고 한다. 

이에 대한 근거는 현재 낙안 이곡마을 김용화(80) 어르신 댁에 100년된 배나무가 있다. 조선시대 안효영이라는 사람이 일본배 이마모라(금촌추) 종자를 들여와 낙안 이곡마을에 심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금촌추 꽃가루가 신고배에 가서 수정됐고 당시 수정된 배나무 중 100년된 나무가 김용화씨 댁에서 크고 있다. 금촌추가 신고배에 수정된 나무 중 일부가 나주에도 옮겨 심어졌으며 나주시는 전체 면단위 지역까지 배나무를 심어 지금에 이른다.

순천은 낙안면 이곡마을 한곳에서만 배 농사를 지은 반면 나주는 전 지역에서 배 농사를 하다 보니 전체 출하량에서는 나주배가 낙안배의 10배 정도에 이르고 있다. 이런 연유로 국민들은 '순천 낙안배'가 원조이라는 것을 잘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전체 면적에서 배 생산을 많이 하고 있는 '나주배'가 널리 알려져 있는 것이고, 낙안이 나주보다 배 생산농업에 뒤늦게 뛰어든 것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많다.

▲순천낙안배영농조합 선별장 (사진=양준석 기자)
▲순천낙안배영농조합 선별장 (사진=양준석 기자)

순천낙안배영농조합 김만진 대표는 "낙안 이곡마을이 우리나라 배 원조라는 것을 알고 있는 사람들이 많지 않다"면서 "그러나 조선시대 배가 국내에 들어오게 된 과정이 역사에 기록돼 있고 낙안이 원조 맞다"고 강조했다.

이같은 '배 원조 생산지' 자긍심을 갖고 있는 순천낙안배영농조합은 지난해 코로나라는 난제들을 뚫고 한국배 품질 우수성을 널리 알린 공로로 농림축산검역본부에서 선정한 최우수 수출검역단지로 선정됐다.

낙안배영농조합법인은 또 2016년 국비사업 공모로 공동선별장을 건립, 2017년도에 농림축산식품부로부터 우수농산물 관리 인증인 GAP시설인증으로 대만 선과장 수출인증 획득, 2021년 농식품부로부터 '최우수상' 등 농가소득 향상과 수출시장을 다변화하기 위해 꾸준히 노력해 왔다.

김만진 대표는 "174명의 조합원으로 구성된 낙안배영농조합은 규모가 큰 조합은 아니지만 조합원들이 똘똘 뭉쳐 수출을 통한 활로를 적극 모색하고 있다"며 "더욱 뛰어난 고품질 낙안배를 생산, 한국산 배 우수성을 널리 알리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대만 수출용 배 박스 (사진=양준석 기자)
▲대만 수출용 배 박스 (사진=양준석 기자)

양준석 기자 kailas2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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