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밥·꼬막정식·짱뚱어탕·미나리 삼겹살
푸짐한 백반과 한정식에 매실 닭강정까지

▲추운 겨울 더욱 맛을 더하는 순천 국밥 (사진=순천시)
▲추운 겨울 더욱 맛을 더하는 순천 국밥 (사진=순천시)

[순천/남도방송] 찬바람이 옷깃을 여미게 하는 계절이 어김없이 찾아왔다. 추운 겨울 뜨끈하게 마음을 채워주고 건강을 지켜주는 순천의 겨울 음식을 <남도방송>이 소개한다.

◇ 오일전통시장처럼 친숙한 '국밥'

이른 아침, 솥에 불을 지피고 하루 종일 구수한 냄새를 풍기는 국밥은 가장 한국적인 전통 패스트푸드이자 한국인 소울 푸드다. 순천에서는 오일전통시장이 서는 웃장과 아랫장에서 국밥을 만날 수 있다.

100년 역사를 자랑하는 웃장국밥골목은 매년 국밥축제가 열리고, 올해는 'K-관광 마켓(전통시장) 10선'에 선정될 정도로 유명하다. 20여개 국밥집이 즐비하게 늘어선 웃장국밥골목은 어느 식당을 선택해도 만족할 만한 맛을 느낄 수 있다.

국밥집 안으로 들어서면 다닥다닥 붙은 식탁과 의자가 노포(대대로 물려 내려오는 점포) 분위기를 자아낸다. 주문을 하면 양파와 부추, 쌈장과 초장, 새우젓이 사이좋게 등판하고 날마다 새로 버무리 겉절이 느낌의 새 김치와 잘 익은 깍두기가 뒤를 잇는다. 

국밥이 나올 차례라고 생각하는 순간 살짝 데친 부추와 수육 한 접시가 배달된다. 국밥을 2인 이상 주문하면 나오는 웃장국밥골목만의 특급 서비스다. 순천의 인심을 느끼게 하는 메뉴다. 뜨끈한 수육과 국밥을 먹다보면 다음엔 누구랑 올까 고민하는 시간이 자연스럽게 찾아온다.

◇ 겨울의 풍미를 담은 푸짐한 한 상 '꼬막정식'

전라도 겨울은 순천 갯벌의 영양을 듬뿍 품은 꼬막이 그 맛의 나래를 펼치는 시기다. 찬바람 돌기 시작하는 11월부터 3월까지 꼬막은 맛과 영양의 절정을 이룬다. 

순천만습지 주변 맛집들을 시작으로 순천만국가정원, 낙안읍성, 시내 곳곳 식당까지 순천 어딜 가든 맛볼 수 있는 대표 식재료 역시 '꼬막'이다. 꼬막 하나로 상다리 부러지게 차려내는 '순천食 꼬막정식'은 지역 주민은 물론 관광객들에게까지 극진한 사랑을 받는 순천의 대표 음식이다. 

▲겨울의 진미 '꼬막 정식' (사진=순천시)
▲겨울의 진미 '꼬막 정식' (사진=순천시)

꼬막 정식을 시키면 일단 데친 꼬막 한 그릇이 등판한다. 이렇다 할 양념도, 반찬도 필요 없이 오로지 '꼬막' 본연의 맛을 즐기는 순천식 애피타이저이다. 밥상에 꼬막 껍데기가 쌓여갈 즈음 꼬막정식 본식이 진행된다.

양념장 골고루 무친 꼬막무침, 쌀밥에 비벼 먹기 좋은 새콤달콤 꼬막 초무침, 꼬막이 푸짐하게 들어가 더 시원한 꼬막 된장찌개(혹은 꼬막된장국), 실한 꼬막이 통째로 들어간 고소한 꼬막 부침개, 아이들을 꼬막의 세계로 입문시킬 꼬막 탕수육까지 펼쳐진다. 최근에는 꼬막 꼬치구이, 치즈 올린 꼬막 햄버거 등 퓨전 꼬막요리를 선보이는 식당도 생겼다.

꼬막 정식용 밥은 밥그릇이 아닌 냉면 그릇에 나온다. 꼬막 초무침을 듬뿍 넣은 후 참기름 두르고, 김가루 살짝 뿌려 싹싹 비벼 먹는 게 꼬막정식 묘미이기 때문이다. 다양한 꼬막 음식들에 계절의 풍미를 담은 나물과 김치 등 정갈한 계절 반찬까지 골고루 챙겨 먹는 즐거움이 순천에 있다.

◇ 갯벌이 내준 100% 자연의 맛 '짱뚱어탕'

순천에는 '짱뚱어마을'이 있을 정도로 예로부터 순천 사람들의 짱뚱어 사랑은 남달랐다. 갯벌이 조금만 오염돼도 살지 못하는 까다로운 짱뚱어는 해양오염 지표가 됐고, 양식이 불가능해 100% 자연산으로만 먹을 수 있기 때문이다. 

순천에 몇 안 되는 짱뚱어 전문가가 홀치기 낚시로 한 마리, 두 마리 시간과 공을 들여 잡아야 비로소 맛볼 수 있는 짱뚱어는 굽거나, 말리거나, 조리거나, 끓이는 등 다양하게 즐길 수 있다. 

순천에서도 별미로 통하는 짱뚱어는 미꾸라지보다 어획량이 적다 보니 추어탕보다 값비싼 보양식으로 통한다. 일반적인 생선요리법과 닮았지만 그 맛만큼은 달라도 확실히 다르다.

짱뚱어 요리 중 겨울에 특히 매력 발산을 하는 것이 짱뚱어탕다. 푹 삶아 살만 발라낸 짱뚱어에 된장 풀고 시래기를 더한 짱뚱어탕은 추어탕과 비슷해 보이지만 짱뚱어 특유 갯 내음이 살아있어 진하면서도 시원한 맛이 일품이다. 

▲순천 자연 100%의 맛 '짱뚱어탕' (사진=순천시)
▲순천 자연 100%의 맛 '짱뚱어탕' (사진=순천시)

짱뚱어탕이 나오면 일단 국물 맛에 집중해야 한다. 구수하면서 걸쭉하고 시원하면서 칼칼한 짱뚱어탕 맛에 적셔들 때쯤에 밥을 말기 시작한다. 짱뚱어 국물이 진하게 밴 밥을 크게 한 숟가락 떠서 한 입, 순천 특산품인 고들빼기김치를 곁들여 또 한 입, 짱뚱어탕 하나만 시켜도 제철 식재료로 만든 밑반찬이 골고루 나오니 순천식 반찬들까지 야무지게 즐길 수 있다.

짱뚱어탕이 입 안으로 점점 사라져가고, 뚝배기 속 내용물이 줄어드는 게 아쉽게 느껴지기 시작한다면 당신은 짱뚱어탕 맛에 제대로 빠진 것이다. 한겨울 짱뚱어탕 맛에 진하게 입문했다면 다른 계절엔 짱뚱어 자체를 즐길 수 있는 짱뚱어 전골에 도전해 보길 바란다.

짱뚱어가 통째로 들어간 전골은 짱뚱어의 찐 맛을 느낄 수 있는 보양식 중에 보양식이다. 일단 국물 맛은 살을 발라내 걸쭉한 탕과는 또 다른 시원함이 있다.

◇ 상큼한 맛에 든든한 영양까지 '미나리 삼겹살'

도사동과 별량면 200여농가가 미나리를 손수 키우는 순천은 60여년 전통의 미나리 산지다. 11월부터 4월까지가 미나리 출하시기다. 순천의 청정 자연이 키운 미나리는 꽉 찬 식감과 풍부한 섬유질로 전국 최고 맛과 품질을 자랑한다. 

미나리를 복탕이나 오리탕 부재료로 생각하는 시대는 이제 갔다. 순천의 식당들은 미나리 파전, 미나리 떡갈비 등 미나리를 활용한 음식 개발에 열성적이고 미나리 삼겹살 식당까지 있다. 

불판이 달아오르면 삼겹살 바로 옆자리에 미나리가 당당하게 자리를 차지한다. 부재료가 아닌 메인 재료다. 미나리 특유 상쾌한 향과 맛이 입맛을 산뜻하고 개운하게 잡아주니 이보다 더 좋은 궁합이 또 있을까. 

고지방인 삼겹살이 우리 몸을 산성으로 변하게 하려는 찰나 알칼리성 식품 대표주자인 미나리가 등판해 몸의 균형까지 잡아주니 영양 측면에서도 금상첨화다. 미나리 삼겹살을 기본으로 미나리 생목살, 미나리 항정살에 미나리 육회비빔밥까지 다양한 요리가 있다.

▲'특별한 한상' 순천 한정식 (사진=순천시)
▲'특별한 한상' 순천 한정식 (사진=순천시)

◇ 사시사철 종합 먹거리백화점 순천의 자랑 '백반과 한정식'

사통팔달 도시 순천은 예로부터 물자가 풍부한 고장이었다. 순천의 비옥한 땅과 넉넉한 바다에서 나는 식재료는 물론 이웃한 주변 지역에서 나는 먹거리까지 역전시장, 아랫장시장, 웃장시장으로 총집합한 덕분에 사시사철 종합먹거리백화점을 방불케 했다. 

덕분에 순천의 식당들은 제철 음식 내기가 쉬웠다. 제철에 나는 찬들로만 차려내도 그 자체로 특별한 한 상이 완성됐기 때문이다. 순천 백반집들이 긴 세월 변함없이 한 자리를 지켜온 이유다.

순천 백반은 가성비가 좋다. 계절에 맞는 육해공, 산해진미를 차려내고도 서민들 주머니 생각해 주는 착한 맛집이다. 맛 좋은 엄마표 집밥에 인심까지 후하니 수십년 단골들이 없을 수 없다. 최근 인기 유튜브 채널 '또 간 집'에 추천할 만한 백반집들이 수두룩하다. 

백반보다 좀 더 차림새 있고 격식 있는 밥상으로 한정식이 있다. 손님 접대가 많은 시청을 중심으로 60여년 전부터 조성되기 시작한 한정식집은 각자 역사와 이야기를 담은 음식들로 예나 지금이나 변함없이 손님을 맞이한다. 

계절별 나물 반찬과 김치류, 전라도를 대표하는 갖은 젓갈류를 기본으로 수육에 갈비찜, 홍어, 홍어찜, 육회, 육회사시미, 생선구이, 생선찜, 탕에 조림 등 가짓수를 가늠하기 힘들 정도로 진수성찬 맛집이다.

◇ 순천의 건강한 매실을 더한 '매실 닭강정'

닭 한 마리를 압력솥에 통째로 튀겨낸 마늘 통닭, 산장의 역사와 함께 해온 닭구이, 푸짐한 닭 코스 요리 등을 발굴해 온 순천은 닭요리 대표 도시다. 여기에 순천은 당도 높고 신맛이 조화로운 대한민국에서 매실이 가장 잘 자라는 지역 중 하나다. 

▲매실 닭강정 (사진=순천시)
▲매실 닭강정 (사진=순천시)

소화를 돕는 건강한 매실과 인기 만점 닭의 이유 있는 만남, 그렇게 순천 매실 닭강정이 탄생했다. '2022 순천 푸드앤아트페스티벌 전국음식경연대회' 대상 수상작이자 올해 열린 '순천매실 시그니처 디저트 공모전'에서도 대상을 거머쥔 뼈대 있는 이력의 '매실 닭강정'은 대한민국 한식 대가가 직접 개발한 작품이다.

주인장이 직접 담근 매실액과 직접 개발한 매실 간장을 섞어 숙성을 시킨 뒤 바삭하게 튀겨낸 닭강정에 머스터드 크림소스와 매실 소스를 섞어 버무리고 그 위에 국산 들깨를 뿌려 건강에 건강함을 더했다.

시그니처 닭강정과 수제 매실 양념 특제소스로 달콤함을 배가시킨 달콤 매실 닭강정은 기존에 먹어왔던 닭강정과는 육질부터 소스까지 확연히 다른 차별화된 맛과 건강함을 품고 있다. 

지정운 기자 zzartsosa@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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