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 살면서 광양 국회의원 뽑는 4년전 경험 되풀이
책임지겠다는 정치인 하나 없는 현실에 시민들 허탈
순천·광양 양쪽 다 공천과정 파열음··· 갈등·분열 심화
민주당, 책임지는 자세로 지역민 평가 겸허히 받아야

​▲순천시 해룡면의 기형적 선거구 모습 (사진=국회 전원위원회 시각자료)​
​▲순천시 해룡면의 기형적 선거구 모습 (사진=국회 전원위원회 시각자료)​

[순천/남도방송] 찢겨나간 선거구를 회복시키지 못하고, 공천 과정에서 격한 파열음을 낸 더불어민주당에 대한 민심이반이 전남 순천지역에서 나타나고 있다. 이같은 민심이반에 민주당이 어떤 답을 낼 수 있을 것인지, 이번 선거에서 어떤 결과로 나타날지 주목된다.

15일 지역 정가에 따르면 순천·광양·곡성·구례 '갑'과 '을'선거구는 여러 가지 이유로 민주당을 바라보는 시민들의 시선이 곱지 않다.

지난 총선에서 전폭적인 지원으로 180석을 만들어줬지만 내부 분열로 대선에서 정권을 내줬고, 특히 이번 선거를 앞두고 호언장담하던 순천시 단독 분구까지 물거품이 됐기 때문이다.

4년 전 전략공천으로 순천에서 금배지를 단 소병철 국회의원은 1호 공약으로 선거구 원상회복을 외쳤고, 잘려나간 해룡면을 지역구로 둔 서동용 국회의원도 같은 공약을 했지만 허공의 메아리가 됐다.

그럼에도 책임을 지겠다는 정치인은 한명도 없다는 점에서 시민들을 허탈해 하고 있다.

순천보다 인구가 적은 여수는 국회의원이 2명으로, 순천은 가지고 있는 인구도 이웃 동네에 넘겨 주고 4년 전 치욕을 다시 맛보게 한 것이 바로 민주당이란 불만이 '갑' 지역에서 부글부글 끓는다.

이 와중에 "4년 전에 예방주사(해룡면 쪼개기 선거구 획정)를 맞아서 이번에도 시민들이 무덤덤해졌다"는 말까지 돌고 애써 참고 있는 시민들의 분노를 자아내게 한다.

석연치 않은 민주당 공천과정과 경선 과정 잡음도 시민들의 인내심을 시험하고 있다.

실제 민주당은 '갑'에서 여론조사 선두권을 형성하던 신성식 전 검사장을 컷오프 한 후 김문수 당대표 특보와 손훈모 변호사를 경선 후보로 올렸다.

경선에서는 부정선거 의혹이 수면 위로 부상했다. 민주당 중앙당이 경선 승자로 손훈모 변호사를 발표한 후 하루 만에 민주당 윤리감찰단이 순천에 내려와 손훈모 후보에 대한 의혹 등을 조사했다.

이 과정에서는 이중투표와 부정유도 의혹 등을 놓고 김문수 후보와 손훈모 후보 측이 서로를 비방하며 예외없이 고소 고발전을 벌이는 모습이다.

해룡면이 포함된 '을' 지역구에서도 공천 관련 이슈가 터졌다. 중앙당은 이곳을 여성전략특구로 지정하고 현역인 서동용 의원을 배제한 채 권향엽 후보를 단수공천했다.

서동용 의원은 이에 강력 반발했다. 때마침 보수 언론을 중심으로 권 후보가 지난 대선 당시 이재명 당 대표 부인인 김혜경 여사를 수행해 공천을 받았다는 '사천 논란'에 불을 지폈다.

언론 집중포화와 여당 공격이 이어지자 권 후보는 "중앙당에 전략공천 철회를 요청한다"고 했고, 민주당은 단수공천을 철회하고 2인 경선지역으로 바꿨다.

'기사회생'한 서동용 의원과 전략공천을 반납한 권향엽 후보는 경선을 앞두고 현재 날 선 신경전을 펼치고 있다. 하지만 누가 승리하든 공천 후유증은 상당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이를 지켜본 주민 A씨는 "민주당은 우리 지역에서도 여론조사 선두를 다투던 예비후보는 컷오프시키고 자신들의 입맛에 맞는 중하위권 후보를 경선시키거나 단수 공천하는 등 모습을 보였다"며 "원칙없는 공천방식으로 인해 지역이 더욱 분열되고 지지자 간에 갈등이 생겨난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지하던 후보가 특별한 이유도 없이 잘린 것도 속상한데 이후 벌어진 경선 과정 혼탁함은 그동안 정을 준 민주당에 대해 다시 생각하는 계기가 됐다"고 속내를 털어놨다.

▲더불어민주당 로고
▲더불어민주당 로고

이러한 낌새를 간파한 듯 국민의힘과 진보당, 개혁신당 등은 분열된 민주당 표심 끌어안기에 매진하고 있다.

'갑' 선거구에서는 컷오프에서 탈락한 신성식 예비후보의 무소속 출마설도 끊이지 않고 나오면서 다자구도가 형성되고 있고, '을' 선거구에서는 국민의힘 이정현 후보가 민주당 분열을 최대한 활용하기 위한 자신만의 선거전략을 펼치며 표밭을 갈고 있다.

이에 대해 지역정가의 한 관계자는 "민주당이 예전 세력을 유지하고 다시 총선에서 국회의원을 배출하기 위해서는 이제 중앙당에서 답을 내놔야 한다"며 "답을 내놓는 방식도 한두 마디 말이 아닌 책임있는 인사의 진실한 모습이 필요하고, 그 답이 표로 연결되는지도 면밀히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지정운 기자 zzartsosa@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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