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대형병원 대신 지역서 발빠른 대응 생명 구해
지역 의료기관 연계 '순천형 공공의료시스템' 부상

▲공공의료시스템 연구용역 최종보고회 (사진=순천시)
▲공공의료시스템 연구용역 최종보고회 (사진=순천시)

[순천/남도방송] 정부의 '의대 증원' 방침에 의료계가 조직적으로 반발하면서 의료 대란이 눈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전남 순천시 공공보건의료 마스터플랜인 '순천형 지역완결형 공공의료시스템'이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29일 순천시에 따르면 순천에는 병원급 6개와 응급의료기관 4개 등 총 331개 병의원이 운영되고 있다.

순천형 공공의료시스템은 지역 병원들을 하나로 연결해 대학병원 수준의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핵심이다. 지방소멸에 대응하고 정주여건 개선을 위해 고안됐다.

순천시는 대학병원 시스템 형태 공공보건의료 재단을 설립해 지역 의료기관 간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고, 지역 내 의료기관은 대학병원 내 각 진료과를 담당하는 새로운 형태를 갖게 된다.

시는 이를 구체화하기 위해 지난 21일 공공의료 마스터플랜 연구용역 최종보고회를 열고 방안을 논의했으며, 이달 중 공공보건의료 마스터플랜 연구용역 과업을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공공의료재단은 순천시 출연금 연 20억원과 기업체 후원금 연 50억원, 인근 지자체 협력 등 1,000억원 재원으로 설립할 계획이다.

시가 구상하는 공공형 의료시스템은 최근 발생한 순천시원 응급상황에서 필요성이 부각됐다.

지난 8일 응급 상황에 놓인 순천시의원이 대학병원으로 이송 없이 지역에서 발 빠른 대응으로 위기를 벗어났다.

A의원은 이날 낮 12시32분쯤 식사 후 호흡 곤란 증상을 보이다 갑자기 정신을 잃고 권역응급의료센터인 순천성가롤로병원으로 이송됐다.

동료 시의원으로부터 의식 불명 상태를 전달받은 노관규 순천시장은 위급상황임을 직감하고 서울 소재 병원 관계자에게 자문을 구한 후 성가롤로병원 측에 도움을 요청했다.

병원측은 골든타임을 고려해 대형병원 이송 대신 저체온치료기로 치료를 받도록 했다. 저체온치료기는 신경과 뇌 손상을 최소화해 심정지 환자 생존율을 높이는 신경학적 진료로 골든타임이 존재하는 질환에 주로 사용된다.

열흘 후 퇴원한 A의원은 직접 노관규 시장을 방문해 진심어린 감사 인사를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관규 시장은 "전남 의과대학이 들어선다고 해도 10년이 넘어야 의사가 배출되는 것이 현실"이라며 "그동안 지역민의 생명을 어떻게 지켜낼지 생각하면 암담하기만 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순천에 권역심뇌혈관 권역지원센터 등을 유치하고 순천형 공공의료시스템을 구현해 지역병원이 응급환자 3차 진료기관 역할을 하도록 만들어가겠다"고 강조했다.

지정운 기자 zzartsosa@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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