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형주 수질보호환경 운동회 여수지회장

[여수/남도방송] “폐 플래카드가 노다지가 된다”

폐 플래카드를 이용해 로프(굵은 밧줄)를 만들고 있는 사람이 있다.  바로 이형주 수질보호환경운동회 여수지회장.

수산직 공무원, 기업체 근무 등 환경과 관련 없는 이력을 지닌 그가 폐 플래카드에 관심은 가진 건 지난 2007년.  지인을 만나러 우연히 쓰레기 매립장에 갔다가 크레인에 걸려 나풀거리는 폐 플래카드 무더기를 보고 재활용에 관심을 갖기 부터서이다.

그동안 매립하거나 소각 처리함으로써 환경오염과 함께 자원낭비의 지적을 받아온 폐 플래카드.  회원들로부터 특별회비를 모아 로프를 만드는 중고기계를 사들여 사업을 시작했는데, 재활용하기 위해서는 다 쓴 플래카드를 거둬들이고 따로 분리하는 것이 문제였다.

관련 부서를 찾아가 설득하기를 수차례. 끈질긴 노력 끝에 처음 호응을 해 준 곳이 그가 살고 있는 여수시였다.  공식 게시대에 걸린 플래카드는 옥외광고물협회에서, 불법광고물은 공공근로자를 투입해 따로 모아주었다.

▲ 폐 플래카드로 만든 로프를 들어 보이고 있는 이형주 지회장.

이러한 노력 끝에 다 쓴 플래카드가 양식장에서 쓰고 있는 천로프로 화려하게 변신했다.  천로프는 노끈과 철사 등을 분리 해낸 천을 폭 7~8cm로 잘라 기계에 넣고 두 차례에 걸쳐 꼬아 지름 2.5cm, 둘레 6cm 안팎으로 만든 굵은 밧줄이다.

이렇게 만든 천 포프는 우렁쉥이, 가리비, 홍합 등을 키우는 양식장에서 수정란 부착용 및 성장 지주대로 쓰인다.  나일론으로 만든 로프보다 부착력이 좋아 양식어민들도 좋아한다.  가격도 나일론으로 만든 것보다 3분의 2정도 저렴하다.

“지금은 여수에서 나오는 전량, 순천에서 나온 것 일부를 처리하고 있을 뿐입니다.  다른 지자체에서도 폐 플래카드 분리수거에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어요. 플래카드에서 노끈과 철사 같은 것을 분리해서 좋게 접어놓는다면 어디든지 달려가 가져오겠습니다”

이씨는 “사명감을 같고 일할 수 있는 사람들이 주축이 되어 폐플래카드 재활용시설을 권역별로 하나씩 만들었으면 좋겠다”며 “사업 초기 투자비를 모두 회수했기 때문에 앞으로 이익금은 어려운 이웃이나 장애인을 돕고, 지역을 가꾸는 데 쓰고 싶다”고 덧붙였다.

행정기관의 보조금에 기대 그만큼의 활동만 하는 단체가 늘어가고 있는 요즘, 지원금 한 푼 받지 않고 일상에서 나오는 쓰레기를 재활용해서 자원으로 만들고 있는 수질보호환경운동회 회원들의 활동이 더 소중하게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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