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도로 땜방공사에 멀쩡한 승강장 뜯어내

[여수/남도방송] 연초부터 시작된 여수시의 전시행정으로 시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여수시에 따르면 도비 7억원을 포함 총 사업비 14억원을 들여 이달 초 소라면 복산리 일원 연장 1.84km, 폭 3m의 자전거 전용도로를 개설했다.

시는 준공된 자전거 전용도로를 대대적으로 홍보하고 나섰지만 각종 문제점 노출과 이용률이 저조해 취지가 빛이 바래고 있다.

이 일대는 전국에서도 손꼽힐 만큼 아름다운 추억길로 선정됐지만 이 공사로 짜투리 꽃밭이 훼손되는 등 명성에 타격을 입게 됐다.

더욱이 코스거리도 불과 1.84km로 10분에 그치고 있다. 더욱이 시내와 거리가 상당해 일부 자전거 동호단체를 제외한 일반인들의 이용이 거의 없는 실정이다.

또 편도 통행이어서 차도를 이용해 되돌아 가야하는 위험성도 안고 있다. 복산마을 앞 자전거 전용도로는 차와 사람이 출입할 수 없게 끔 되어 있어 시민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

하지만 시는 사전에 자전거 전용도로에 얼마나 많은 자전거가 통행할 지에 대한 교통량 조사도 실시하지 않은 채 공사를 강행해 전형적인 전시행정이라는 지적이다.

시민 양모(35)씨는 “이곳에 오기까지는 어떻게 하라는 것인지가 이해 되지 않는다. 자동차에 자전거를 실어서 오거나 아니면 차도를 무시하고 달려와서 이곳에서만 잠깐 폼만 내라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더 큰 문제는 투수콘 포장이 아닌 시멘트 포장으로 우천시 미끄러짐등 각종 안전사고의 위험성을 가중시킬 뿐만 아니라 겨울철에 공사를 강행 차선 페인트가 벗겨지는 등 땜방식 공사로 일관하고 있지만 이에 대한 단속도 전무한 실정이다. 

이런데도 여수시는 차후 장척 일대에 8억5000만원을 들여서 추가 공사를 실시하겠다는 계획이어서 논란이 예상되고 있다.

이에 대해 여수시 관계자는 "수요조사를 따로 실시하지 않았지만 각광받는 관광지여서 앞으로 자전거 도로 명소로 각광받을 것"이라며 현실과 동떨이진 답변으로 일관했다.

▲ 소라면 섬달천 일대 신설한 자전거 전용도로와 철거중인 여수시내버스 승강장. 

여수시의 탁상행정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시는 박람회 성공개최를 위한 도심새단장이라는 명분을 내세워 내달 6일까지 박람회장 주진입로변의 기존 시내버스승강장 7곳을 철거하고 새로 설치하는 공사를 실시하고 있다.

하지만 시는 불과 1년전 막대한 예산을 들여 승강장 시내버스 도착을 알리는 교통시스템(BIS)을 설치해놓고 또다시 막대한 혈세를 들이면서까지 철거와 승강장을 설치를 반복하겠다는 계획이여서 심각한 예산낭비 불감증을 안고 있다는 지적이다.

여수시는 기존 승강장이 새로 도입된 교통시스템과 조화가 되지 않고 노쇠화로 인한 안전성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그러나 버스승강장 사이 거리가 너무 짧아 박람회 개최시 교통체증 유발 지적이 제기돼 최근 노선 개편용역이 실시되고 있는 가운데서도 부랴부랴 공사를 강행하고 있는 실정이다.

더욱이 새로 짓는 버스승강장이 기존의 교통시스템 모니터 규격에도 맞지 않아 교체에 어려움을 겪는 등 사업과정에서 각종 의혹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여수시 관계자는 "삼려통합 시기에 교체된 기존 승강장이 원색 계열이고 현대식 디자인과는 거리가 멀어 박람회 도시로써 이미지에 좋은 않은 영향을 받을 수 있다"면서 "사업을 점진적으로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한창진 전남시민연대공동대표는 "중앙정부에서 자전거 전용도로 사업을 세워 예산을 내려보내면 타당성이나 적절한 장소 등을 따져보지 않고 무조건 여수시비 예산을 세우는 예산 적용 방식이 문제다"고 꼬집었다.

또 시내버스 승강장 보수와 관련해서는 "박람회 주진입로가 국도 17호선 대체우회도로가 될 것이고, 시내도로는 똑같은 조건에 놓여있는데도 현행 도로 형편에 맞추어서 국도 17호선 도로변 승강장만 바꾸겠다는 것인데 지나친 전시행정으로서 진정 박람회를 앞둔 사업인지 냉정하게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이라고 질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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