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들 “사용 종료 약속 지켜야...어길시 물리적 대응”…시 “현실적으로 불가능" 이견

만흥동 주민들로 구성된 주민지원협의체는 31일 오전 여수시청 현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여수시가 만흥 위생매립장 종료 약속을 반드시 지켜라”고 촉구했다.
만흥동 주민들로 구성된 주민지원협의체는 31일 오전 여수시청 현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여수시가 만흥 위생매립장 종료 약속을 반드시 지켜라”고 촉구했다.

[여수/남도방송] 이달 31일자로 사용 기한이 만료되는 여수시 만흥 위생매립장 사용 연장을 놓고 여수시와 주민들 간 갈등이 장기화 될 전망이다.

만흥동 주민들로 구성된 주민지원협의체는 31일 오전 여수시청 현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여수시가 만흥 위생매립장 종료 약속을 반드시 지켜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회견문에서 “여수시와 권오봉 시장이 3월 종료 약속을 이행하지 않을 경우 법적․물리적 방법을 동원해 매립장 사용을 저지하겠다”고 밝혔다.

김홍수 주민지원협의체 위원장은 “매립장 조성 이후 수차례 화재가 발생하고 기준치를 초과한 침출수 유출로 바다와 인근 토지를 오염시켰다”며 “2007년 다량의 오염된 침출수가 물고기가 떼죽음하는 등 주민의 삶을 황폐화 시켰다”고 주장했다.

또 “지난 1998년과 2004년 두 분의 전직 시장들이 만흥 매립장 사용종료를 약속했고, 지난해 6월7일 권오봉 시장 역시 만흥동 사랑방좌담회에서 2020년 3월 종료를 약속했다”고 주장했다.

김 위원장은 “대한민국 어느 곳에도 마을 앞에 쓰레기 매립장을 두고 있는 곳은 여수 밖에 없다”며 “매립장을 마을 앞에 두고 50여년 간 살고 있는 만흥동 주민들은 더 이상 쓰레기장과 함께 살수 없고, 여수시가 약속을 이행해달라”고 요구했다.

앞서 여수시는 만흥 위생매립장 주민지원협의체와 이달 말로 끝나는 위생매립장 사용 연장을 협의했으나 이견이 좁혀지지 못하고 있다.

주민지원협의체는 매립장 폐쇄 후 공원조성이라는 기존 약속을 이행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반면 여수시는 매립용량이 남았다며 계속 사용을 요구하고 있다.

시는 주민들에 연간 2억원에 달하는 발전기금을 4억원으로 인상하는 선에서 사용연장에 합의하자고 제안했으나 주민지원협의체는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31일까지 예정된 매립 기한이 마감됨에 따라 여수시가 이후에도 계속해서 매립을 추진할 경우 주민들의 물리적 반발이 예상된다.

시 관계자는 "3월로 매립 기한이 끝나 기한을 유예하면서 협의를 계속하자고 설득했지만, 반대 목소리가 너무 커 합의하지 못했다"며 "현실적으로 매립장을 새로 만들 수도 없어 최대한 주민들과 원만하게 협의해 사용 기간을 늘리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여수시 만흥동 위생매립장은 70년대 만흥동 마을 앞 계곡부에 폐기물을 무단 불법 매립하면서 쓰레기장이 형성된 것이 시초다.

해당지역 주민들에 따르면 수 차례에 걸쳐 화재가 발생했고, 오염된 침출수가 하천으로 유입되는데 따른 오염으로 해충과 악취, 매연 등이 발생해 문제가 됐다.

여수시는 지난 1993년부터 본격적인 위생매립장 조성에 착수해 1997년까지 4년에 걸쳐 위생매립장을 완공했다.

하지만 매립장 이전을 요구하는 만흥동 주민들의 반대는 완강했다.

주민들은 당시 관선 여수시장이 2020년 3월까지 사용 후 매립을 종료하고 공원해 주민에게 환원하겠다는 협약을 맺었고, 앞서 두 명의 여수시장과 권오봉 여수시장이 2020년 3월 사용 종료를 약속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시는 전체 매립 용량 325만㎥ 가운데 68%인 213만㎥가 매립된 상태로 향후 2037년까지 매립을 더 할 수 있다고 보고 사용 기한 연장을 추진하고 있다.

여수시는 만흥 위생매립장 외에 1999년 문을 연 월내매립장의 매립 용량도 얼마 남지 않아 새로운 신축 부지를 물색하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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