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여수시는 만흥 위생매립장 사태 왜 키웠나
데스크칼럼] 여수시는 만흥 위생매립장 사태 왜 키웠나
  • 조승화 기자
  • 승인 2020.04.01 11: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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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 만흥 위생매립장 사용기한이 3월31일부로 종료된 가운데 매립장의 사용을 연장하려는 여수시와 기한 연장 불가를 외치는 주민들 간 극심한 분쟁이 지역사회 갈등으로 격화되는 모양새다.

여수시는 주민들과 약속한 만흥 매립장의 사용 기간이 이달 부로 끝났기 때문에 연장을 위해 주민지원협의체와 적극적인 협의에 나선다는 입장이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주민들은 여수시가 약속대로 매립장사용을 종료하고 공원으로 조성해 달라는 요구를 굽히지 않고 있다.

더 나아가 여수시를 향해 주민들은 물리력을 동원해 매립행위를 결사적으로 막겠다고 벼르고 있다.

연간 2억 원씩 지원하는 주민지원기금을 두 배인 4억 원으로 올려준다는 시의 제안에도 응하지 않고 있다.

여수시로썬 쓰레기 대란을 막을 해법은 만흥 매립장의 사용기한 연장밖엔 답이 없는데 협의 주체인 주민들 간 문제해결의 실마리조차 찾지 못하고 있다.

이번 만흥 위생매립장 사태를 지켜보니 여수시 행정의 일련 과정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높다.

여수시의 문제해결 접근방식과 주민과의 소통 부재에 대한 지적이 나온다.

주민들에 따르면 과거 2명의 여수시장이 2020년 3월 위생매립장 종료를 약속했고, 권오봉 시장도 지난해 6월 사랑방 좌담회에서 같은 약속을 했다는 것이다.

주민들의 말이 맞다면 여수시의 사용기한 연장 방침은 분명 이들에게 약속 위반이 될 수밖에 없다.

훗날 분명히 사용기한 연장 문제를 놓고 이처럼 주민 반발이 예상됐을 터인데, 왜 그렇게 약속을 했는지 의아하다. 주부 부서 실무진의 의견이었는지도 궁금하다.

단체장 임기를 놓고 보면 쓰레기 문제는 본인의 치적을 쌓는데 별 보탬이 되지 않는다. 오히려 해결 과정에서 시끄럽고, 부담스럽기만 하다.

노상 이들의 볼멘소리를 들어주는 척 립서비스로 성난 민심을 달랬을 것이다.

무작정 덮어놓고 미루다 보니 대책이 마련됐을 리 없다. 시가 그동안 안일하게 사태를 키워온 데 대한 비판이 뒤따른다.

시는 만흥 매립장 사용 연장 계획에 인근 주민들이 반대하면서 협의 과정이 난항을 겪고 있음에도 마치 주민들과 연장합의 된 것처럼 홍보한 점도 이 같은 반발을 자초했다는 비판이다.

오히려 사전신고제도와 폐목재 반입으로 제한되면서 쓰레기 처리비용이 인상됐음에도 주민들이 쓰레기 반입을 막아서 비용이 인상됐다는 유언비어가 퍼져 주민들의 화를 더욱 키웠다.

이 부분에 대해서도 시가 제대로 해명을 해주지 않은 점도 주민들로선 서운한 감정이 앞설 수밖에 없다.

흔히 님비․혐오시설로 인식되는 쓰레기매립장 문제는 전국적으로도 지자체와 인근 주민과 갈등 요인이 되고 있다는 전례를 비춰볼 때 여수시가 적어도 사용기한 만료 수년 전부터 대책을 세워야 했음에도 이를 게을리한 꼴이 됐다.

쓰레기 문제처럼 주민 생활에 민감도가 높은 사안이나 재산권 행사의 제한, 이해관계가 첨예한 사안에 대해 주민 협의나 지역사회 구성원 간 머리를 맞대고 해결책을 마련하는 최소한의 협의기구 구성조차 시도되지 않았다는 것은 명백한 여수시의 행정난맥으로 밖에 비쳐지지 않는다.

가까운 순천의 경우 2018년 7월 자원순환센터 운영 중단에 따른 쓰레기 대란 문제를 막기 위해 '순천시 쓰레기 문제해결 공론화위원회'를 발족했다.

광장토론 등 100일간의 공론화 과정을 거쳐 시민과 각계각층의 의견을 수렴했다.

이를 통해 대체 매립장 부지 선정을 위한 행정절차가 제대로 이행되는지 점검하고, 쓰레기 감량을 위한 처리시설 도입에 관해 시민들이 참여할 수 있는 일종의 광장문화를 조성했다.

무엇보다 ‘내 집 주변은 안 된다’는 님비 현상의 타개를 위해 시민들과의 이견이 좁히는 등 소통과 ‘쓰레기 처리시설이 더 이상 혐오시설이 아니다’는 인식을 없애기 위해 시민들을 모집해 타 지자체 견학 등도 추진하고 있다.

매립장 사용 기한 종료가 도래해 협의 주체인 주민과 해결 실마리조차 마련하지 못해 전전긍긍하는 여수시와는 분명 대조적이다.

명분이 없는 행정행위의 번복은 행정의 신뢰를 떨어뜨릴 수밖에 없다. 섣부른 여론전은 갈등의 골을 더욱 파이게 할 수 있다.

평생 쓰레기를 눈앞에서 보며 고통받았을 만흥동 주민들의 얘기를 들어보면 그들의 심정도 이해할 만하다.

문제의 본질에는 접근하지 않고 주민지원기금 더 주겠다는 여수시의 제안은, 교통사고 피해자에게 합의금 얘기부터 꺼낸 처사가 아니었는지 모르겠다.

숙의 과정이 무시된 현실에서 주민의 일방적 희생만 강요해선 안 될 일이다.

여수시는 민선7기 이후 만흥지구 택지개발과 소제지구 보상 문제, 수산물특화시장 분쟁 조정 등의 과정에서 주민 원성이 끊이지 않았다.

물론 시의 입장도 있겠으나, 대부분 갈등이 소통 부재에서 비롯됐다면 오히려 답은 명료하다.

역지사지의 지혜가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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