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다산연구소]“군자의 학문은 수신이 반이고, 그 반은 목민이다. (君子之學 修身爲半 其半牧民也)”― 『목민심서 서(牧民心書 序)

우리는 오는 6월 2일에 도지사 · 시장군수 · 도의회 지역의원과 비례의원 · 시군구지역의원 및 비례의원, 그리고 교육감과 교육위원까지 모두 8명을 선출하게 된다. 수신(修身)이 제대로 된 분들이 출마하기를 바랄 뿐이다.

우리 속담에 “개 대가리에 관(冠)”과, “거적문에 돌쩌귀”가 있다. 이 속담은 격에 맞지 않거나 어울리지 않는 것을 뜻하는데, 수신이 안됐거나 자질과 능력이 모자란 자가 높은 자리에 앉아 있는 것을 비유하거나 조소할 때 널리 쓰인다. 6월 선거에 적어도 이런 사람들을 선출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

지금으로부터 192년 전에 다산은 우국의 일념으로 “오래된 조선을 새롭게 혁신”(新我之舊邦)하고자 1818년 봄에 유형지 강진의 다산초당에서『목민심서』를 완성했다. 이 책은 공직자의 바이블로 위민행정의 지남(指南)이자 경세학으로서 시공을 초월하여 어둠을 밝히는 촛불이 된다. 다산은 『목민심서』 서문에서 위와 같이 말했다.

군자의 학문은 수신이 50%이고 나머지 50%가 목민이라는 것은 수신이 된 후에 공직에 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오는 6월 선거에 출마하려는 분들은 적어도 『목민심서』를 읽고 난 후에 출사표를 던져야 한다. “개 대가리에 관”과 “거적문에 돌쩌귀” 같은 인사들이 출마하는 일이 없어야 한다. 수신이 안 된 자가 공직자로 선출되어 “사람 죽는 줄 모르고 팥죽만 생각”하게 되면, 그것은 본인의 불행이자 국가 사회의 불행이다. 그래서 다산은 공직자에게 수신을 강조했다.

다산은 오래전에 역사의 강으로 흘러갔지만, 오늘을 사는 우리들이 그리워하는 것은 학처럼 청고하게 살다간 삶과 위대한 선명(善鳴)이 우리의 영혼을 울리기 때문이다. 이제부터 우리는 그리운 사람을 그리워하는데 그치지 말고, 그리운 사람의 숭고한 사상과 고결한 선명을 구현시키는 데 힘을 기울이자. 그러면 우리 사회는 한결 아름다워지고 살맛나는 세상이 될 것이다.

글쓴이 / 김상홍
· 단국대 한문교육과 교수
· 단국대 부총장, 한국한문학회장, 한국한문교육학회장 역임
· 일석학술상, 다산학술상 학술대상 수상
· 저서 : 『다산학의 신 조명』, 단국대 출판부, 2009
『다산의 꿈 목민심서』, 새문사, 2007
『꽃에 홀려 임금을 섬기지 않았네』, 새문사, 2007
『다산 문학의 재조명』, 단국대 출판부, 2003
『조선조 한문학의 조명』, 이회, 2003
『한시의 이론』, 고려대 출판부, 1997
『다시 읽는 목민심서』, 한국문원, 1996
『다산학 연구』, 계명문화사, 1990
『다산 정약용 문학연구』, 단국대 출판부, 1985
『다산 시선집 유형지의 애가』, 단국대 출판부, 1981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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