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 따위론 안돼, 진상조사보고서 정부 채택 중요"
'제주4·3은 김일성 지시' 태영호에 "XXX 없는 X" 직격

주철희(사진 왼쪽) 박사와 고희범 이사장이 여순항쟁이 나가야 할 길에 대해 대담을 나누고 있다. 사진=양준석 선임기자
▲고희범(오른쪽) 제주4·3평화재단 이사장과 주철희 박사가 여순항쟁이 나가야 할 길에 대해 대담을 나누고 있다. (사진=양준석 기자)

[순천/남도방송] 고희범 제주4·3평화재단 이사장은 "여순항쟁 진상규명을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통합·연대·간절함'이 있어야 한다"며 "이와함께 진상규명조사보고서가 정부에서 반드시 채택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 이사장은 여순10·19범국민연대가 여순항쟁 75주년을 맞아 초청한 자리에서 이같이 밝혔다. 범국민연대는 이날 오후 1시 순천 연향도서관에서 고 이사장을 초청해 여순10·19 진실규명 작업이 가야 할 방향을 모색해보는 특별대담을 가졌다.

특별대담은 '여순10·19가 묻고 제주4·3이 답하다' 주제로 여순 연구학자 주철희 박사가 대담자로 나섰다.

이 자리에서 고 이사장은 최근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의 '제주4·3은 김일성 지시였다'고 주장한데 대해 "한마디로 XXX 없는 X"이라고 직격하고 "여순항쟁 유족들이 한 마음으로 똘똘 뭉쳐 통합하고 연대하는 가운데 간절함을 갖고 움직여야 한다"면서 "여순이 왜 가만히 있느냐"고 유족들을 질책하기도 했다.

고 이사장과 주 박사는 여순항쟁 역사적 진실규명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것으로 '진상규명조사보고서'를 꼽았다. 지난해 1월 기획단이 출범했으나 아직까지 1년이 지나도록 기획단이 꾸려지지 않았다고 지적하며 "주어진 시간은 한정적인데 전문위원도 없어 시간이 없다"고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고 이사장은 "특별법이 통과됐다고 해서 모든 것이 다 해결되는 것이 아니니 평화공원 같은 것에 정신과 시간 뺏기지 말고 기획단을 꾸려야 한다"면서 "평화공원 추진이나 국가기념일지정 추진은 유족 단결을 방해하고 분열시키는 것으로 '악마'와도 같은 것이다"고 단합을 강조했다.

고 이사장은 제주4·3특별법 제정 이후 진행과정의 어려웠던 점들을 설명하면서 "여순항쟁 전국화 과정에서 필요한 것은 유족이 가진 한의 크기가 '간절함'으로 발현돼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이어 "문화예술인과 정치인 역할도 컸다"고 소개했다.

이날 대담자로 나선 고 이사장은 1975년 CBS기자로 입사해 한겨레신문 사회부장, 논설위원, 대표이사를 지냈고, 제주4·3연구소 이사장과 특별자치도 제주시장을 지냈다. 주 박사는 전북대에서 여순사건으로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전남동부지역에서 여순사건 문제를 고증하고 연구하는 학자다. 

양준석 선임기자 kailas2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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