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항'에서 '해상 관광거점항'으로 변화 
미래 100년 전략 '백년지대계' 세운다
2149억 투입 해양관광 퍼플오션 도약

여수항의 전경.
▲여수항의 전경

[여수/남도방송] “여수항아 니가 있어 행복하구나. 물 맑은 여수항에서 떠나는 배, 돌아오는 배 뱃고동에 사연을 싣고...“ (여수출신 가수 박미란의 ‘여수항아’중 일부분)

전남 여수항은 수산 물류 중심이자 무역항이다. 우리나라 전진기지로서 지난 100여년을 쉼없이 달려왔다. 비약적인 발전에 힘입어 지역발전 주축으로 자리매김해 왔다. 지역민 애환과 풍요, 추억과 역사가 생생하게 녹아있는 삶의 터전이기도 하다.

2012여수세계박람회 성공 개최 이후 무역항 기능이 축소되고 해양관광 기능이 월등히 커지면서 시대 흐름에 따라 역할도 바뀌었지만, 남해안 거점 도시로 성장하기까지 중심에는 항상 여수항이 있었다. 100여년이라는 시간의 소용돌이 속에서 꿋꿋하게 자리를 지키며 굴곡진 현대사 궤를 묵묵히 지켜봐왔다. 지금의 ‘여수밤바다’ 화려함 뒤에는 아픈 역사가 자리하고 있다.

▲ 1907년 여수항. 대한제국 당시 구항
▲ 1907년 여수항. 대한제국 당시 구항

◇ 일제강점기에서 여수밤바다까지… 질곡의 역사와 함께

임진왜란 당시 충무공 이순신 장군이 주둔했던 여수항은 1923년 4월 1일 거문도항, 성산포항 등 18개 항과 함께 조선과 대만, 사할린 사이에서 선박 및 화물의 출입을 할 수 있는 ‘세관 지정항'으로 지정되면서 사실상 무역항으로서 기능과 역할을 담당해왔다. 

이후 100년 동안 여수항은 계속되는 변화와 발전을 통해 그 모습과 기능, 역할이 변해왔다. 1945년 일본이 패망하기까지 여수항은 일제의 주요항구가 되어 인력과 물자의 이동 통로 역할을 했다. 

일본으로 쌀·면화·수산물·광산물 등이 실려 나갔고, 잡화·의류·의약품·기계 등이 들어왔다. 그간 부산을 통해 수입되던 물품들이 곧바로 여수로 들어오면서 전국 상인들이 여수로 모여드는 등 일본상품 교역항구로써 큰 호황을 누렸다.

항구 무역 기능이 크게 활성화되면서 여수는 부산항과 함께 남해안 주요 무역항으로 자리잡았다. 광복 이후 한국전쟁을 거치면서는 전시물자 도입과 종전 이후 원조물자 하역장소를 전담하는 항구로서 역할을 했다.

▲ 1980년대 여수항 모습
▲1980년대 여수항 모습
지금의 여수항. 돌산대교와 장군도의 전경.
▲지금의 여수항. 돌산대교와 장군도의 전경

여수항은 개항질서법상으로는 1949년에 개항했다. 1967년 1종항으로 지정되면서 본격적으로 발전하기 시작했다. 

오동도 앞 자산공원을 중심으로 옛 도심 쪽은 구항으로, 2012여수세계박람회장 주변은 신항과 신북항으로 구분된다. 구항은 연안어업 및 여객수송을 담당하고 있다. 엑스포장인 신항은 국제 해상관광 거점으로 발전하고 있다.

◇ 여수항 미래 100년 도약… 해양복합관광 거점으로

여수시는 여수 개항 100주년을 맞아 여수항을 사람과 공존하는 해양복합관광 거점 항구로 조성하겠다는 포부다. 지난해 7월 용역을 통해 ‘여수 개항 100년사’를 화보집과 함께 2권으로 발간했다. 여수항의 지나온 100년을 돌아보고, 이를 토대로 미래 100년 비전을 수립한다는 취지다.

‘여수 개항 100년사’는 개항 전후 여수항 모습과 역할, 도시 공간 변천사, 시대별 변화와 운영 성과, 역사적 사건, 문화예술 행사 등 여수항 전반에 관한 내용을 담았다. 여수항의 미래비전은 ‘사람과 공존하는 해양복합관광 거점 여수항’이다.

해양레저스포츠 콘텐츠를 확장하고 해상교통의 중심지로 육성함으로써 해양복합관광 거점으로 만드는 복안도 포함돼 있다. 크루즈 선박의 기항지 체류 시간을 늘려 실질적인 경제효과를 유발한다는 비전도 제시했다.

이와 함께 박람회장 사후활용 방향도 설정했다. 리모델링을 통해 박람회장 전체를 정비하고 국제컨벤션센터 설립으로 지역산업이 상생할 수 있는 토양을 만든다는 계획이다.

▲ 여수항 야경.
▲여수항 야경
▲2012여수세계박람회장 전경
▲2012여수세계박람회장 전경

◇ 2100억원 투입… 크루즈‧컨벤션 산업 메카로 

여수시는 2021년 3월 TF팀을 구성, ‘여수개항100주년 기념사업’을 준비해 왔다. 시민추진위원회를 구성했으며 단기 및 중장기 과제 발굴, 관련 자료수집, 심포지엄 개최, 책자발간, 타임캡슐 제작 등을 추진해 왔다. 국비 등 총 2,149억원이 투입된다.

이에 따라 여수항 미래 100년 타임캡슐과 여수항의 과거와 미래 100년을 한눈에 담은 다큐멘터리 제작, 포토존 설치, SNS홍보지원, 창작뮤지컬 제작, 여수세계박람회 10주년 기념사업 등 20여개 과제를 추진하고 있다.

중장기 사업도 순항 중이다. 크루즈 전용 터미널 확장사업과 크루즈 관광활성화, 박람회장 시설 리모델링, 국제 전시 컨벤션센터 건립, 여수항 항계 확장, 신항~신북항 진입도로 확충, 국동항~여수구항 연결도로 개설, 여수항 항만친수공원 조성 등 9개의 굵직한 사업이 진행 중이다. 

시는 오는 4월 1일 이순신광장에서 ‘여수개항 100주년 기념식’을 갖는다. 여수항을 국내 최고의 해양관광 기지로 도약하기 위한 비전 선포를 할 예정이다.

정기명 시장은 “여수항의 성장 잠재력은 아름다운 해안 경관을 자랑하는 ‘미항’이면서 해상 관광과 교통 거점이라는데 있다”며 “한국의 나폴리로써 여수항만의 독특한 매력 컨텐츠를 개발하는 등 복합해양관광·레저 거점항으로서 토대를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조승화 기자 frinell@hanmail.net

저작권자 © 남도방송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