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변 지자체와 상생·거시적 문제로 접근해야
보건·의료학과 교육 통합도 광양지역과 논의
의대유치추진위 사무실·예산 배정··· 유치 총력
국내 30위권 도약·지산학 협력 허브대학 조성
'인재양성-취·창업-정주' 선순환 생태계 구축
2027년까지 대학발전자금 3000억 유치 목표

[순천/남도방송] 지난달 국립순천대학교 제10대 총장으로 모교 출신 이병운 교수가 취임했다. 이 총장은 △국내 30위권 도약 △지·산·학 협력 허브대학 △정주하는 인재양성 △지역이 원하는 교육 실현 △세계로 뻗어가는 글로컬 대학 등 5대 혁신·융합 모델을 제시했다. <남도방송>은 이 총장을 만나 지방대학이 직면한 위기에 순천대를 어떻게 변화시키고 이끌어 나가며 무엇을 준비하고 있는지 계획과 포부를 들어봤다. [편집자주] 대담: 하태민 편집국장

▲이병운 순천대 총장이 집무실에서 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양준석 기자)
▲이병운 순천대 총장이 집무실에서 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양준석 기자)

◇ '배움과 쉼이 있는 강소도시' 교육모델 제시

-대학 위기는 오래 전 얘기다. 지방대학으로서 압박은 더 클 것 같다

"어려운 현실을 헤쳐나가기 위해 4대 필수사업을 선정했다. 8월 중 발표 예정인 3주기 대학기관평가, 국립대학육성사업, 라이즈(RISE) 사업, 글로컬 대학30 사업 선정을 위해 모든 구성원이 최선을 다하고 있다.

학령인구 감소 대응을 위해 글로컬 대학으로 거듭나는데 역점을 두고 있다. 지역에서 나고 자라 지역에서 배우고 지역을 위해 일하는 '정주형 인재'를 양성하고, 지역 산업체와 협력해 채용을 확대하는데 노력 중이다.

기업이 함께하는 시민 콘텐츠를 개발하고 지역주민을 위한 디지털 교육과 고품격 교양교육, 수요자 맞춤형 평생직업 교육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정원박람회로 국제적인 생태도시 면모를 갖춘 순천시 강점을 살려 '배움과 쉼이 있는 강소도시' 대학교육 모델을 제시할 계획이다. 해외교류도 늘려 학점·학위 과정을 공유하고, 재학생과 지역민을 대상으로 수준 높은 어학강좌와 한국어 교육을 통해 지역 국제화 중심으로 거듭나겠다."

-포부가 크게 느껴진다. 지역과 밀접한 관계를 통한 발전계획이 남다르다

"앞으로 4년 동안 오로지 대학만을 생각하며 백방으로 뛰어다닐 생각이다. 학내 구성원들이 보내준 막중한 책임을 잊지 않고 순천대가 지역을 살리는 상생의 대표 모델이 될 수 있다는 열정으로 미래 100년을 향해 열심히 뛰겠다.

교육 혁신도 적극 추진한다. 지‧산‧학 융합모델을 개발해 그린스마트팜, 애니메이션·문화콘텐츠, 우주항공·첨단소재 등 우리 지역에 필요한 연구와 교육과정을 혁신하고 산업체 간 정보와 시설, 자원, 기자재 공유‧활용을 통해 산학협력 허브가 돼 캠퍼스 지‧산‧학 융합지구를 만들겠다.

무엇보다 지역 맞춤형 평생직업교육 체제를 구축할 계획이다. 지역수요를 반영한 전공선택과 유연한 학사제도, 대학 인프라 개방, 시민을 위한 콘텐츠개발 및 디지털교육을 통해 평생직업교육으로 시민역량을 키워나가겠다."

▲이병운 총장이 지역 내 각 단체장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순천대)
▲이병운 총장이 지역 내 각 단체장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순천대)

◇ 공대 광양 이전, 한려대·보건대 교육통합도 논의해야

-정부가 강도 높은 지역대학 혁신을 요구하고 있다

"요즘 대학가에서 가장 뜨거운 이슈는 '글로컬대학 30사업'이다. 수도권 대학을 제외한 모든 지방소재 대학이 사활을 걸고 준비했을 것이고 지난달 말 접수마감 결과 전국 108개 대학이 혁신계획서를 제출하는 등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우리 대학은 혁신과 지역사회 협력으로 세계적인 대학을, 그리고 대학 인근 지역을 세계적인 도시로 만들겠다는 계획서를 제출했다. 우리 지역을 분석한 결과 농·산·어촌이 어우러진 산업환경과 생태, 관광이 특화돼 지역특색을 갖춘 순천시를 비롯한 전남 동부권 여건을 비교우위로 삼아 전략을 짰다.

주요내용은 △그린스마트팜 △애니메이션·문화콘텐츠 △우주항공·첨단소재 등 3대 특화분야를 선정하고 세계적인 강소지역기업을 육성하겠다는 비전을 담았다. 이러한 전략을 성공적으로 이뤄내기 위해선 대학 내부혁신과 함께 순천시를 비롯한 지자체 협력이 절대적이다."

-학령인구 감소 자구책으로 전국 각지 대학들이 통폐합 기로에 서 있다. 과거 논란이 일었던 '공대 광양 이전'을 비롯해 인근 대학과 통폐합에 대한 구상은

"과거에 추진하려다 지역사회 큰 논란이 일었던 '공대 광양 이전' 문제를 다시 적극 논의해야 할 필요성도 있다. 이 문제는 단순히 하나의 단과대학 이전을 떠나 형식이나 틀에 얽매이지 않고 지역이 서로 상생할 수 있느냐 없느냐 문제와 대학 생존권이 달린 거시적인 문제로 접근해야 한다.

인근 광양의 보건대와 한려대 보건의료학과도 어떻게 해야 살릴 수 있는지를 진지하게 고민하고 현실적 검토를 해야 한다. 나아가 통합 후 축소되고 있는 전남대 여수캠퍼스도 순천대와 통합하는 건 어떨지를 포함해 동부권 지역사회가 청년인구 문제까지 거시적 안목으로 접근하고 고민하다보면 결국 대학의 존립여부가 굉장히 중요하다는 걸 인식하게 될 것이다."

▲이병운 총장 취임식 모습 (사진=순천대)
▲이병운 총장 취임식 모습 (사진=순천대)

◇ 2027년까지 대학발전자금 3000억 유치

-지자체와 협력, 지원이 중요하다

"현재 순천시·광양시·여수시 등과 행정협의도 진행하고 있다. 특히 정원박람회를 성공적으로 이끌고 있는 노관규 순천시장이 '순천대 발전이 곧 순천시 발전'이라고 강조했고 아낌없는 행·재정적 지원을 약속하는 등 대학과 소통협력도 매우 적극적이다.

순천시는 순천대에 매년 일정부분 대학발전을 위한 자금을 지원한다는 계획도 적극 검토 중이어서 순천대 글로컬대학 전략에 순천시 지원과 협력이 합쳐져 대학 성장은 물론 순천시가 세계적인 특화도시로 발돋움하는 긍정적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재정적 한계 등 극복 방안은

"우선 대학발전자금 확보다. 글로컬대학 30 선정을 통해 대학경쟁력을 높이고 다양한 곳으로부터 대학발전자금 지원금을 확대해 성장 동력을 확보하려고 한다. 기업 500억원, 국가사업 1,700억원, 동문 및 자체사업 300억원, 지역사회 500억원 등 올해부터 2027년까지 총 3,000억원 유치 및 투자를 이끌어낼 계획이다. 

이후 지·산·학 파트너십 구축을 통한 지역사회 기여다. 지방대학 이점을 살려 지자체-지역산업계-지역연구소와 파트너십 구축을 통해 지역 일자리를 창출하겠다. 외국인 유학생을 1,000명으로 확대하고 유학생 정주여건을 만들어 지역과 함께 커가는 대학을 만들겠다."

◇ 의대 유치 추진위 보직화, 사무실·예산 배정

-의대 유치 추진위에 변화가 있나

"그동안 의대 유치 추진에 아쉬움이 있었다. 이번엔 의대유치추진단장을 보직화해 사무실과 예산도 배정하기로 했다. 보직교수가 책임성을 갖고 일할 사무실과 인력에 따른 예산도 지원해 보다 힘 있게 유치활동에 전념하도록 할 계획이다."

-산·학·관 협력은 필수적이다. 지자체 협력방안과 지원은

"지·산·학 협력을 통해 산업을 육성하고 일자리를 만들어 내기 위해서는 대학 역할을 넓히고 지역-대학 간 협력으로 '인재양성-취·창업-정주'에 이르는 선순환 발전 생태계 구축이 필요하다.

대표적인 사업이 지역혁신중심 대학지원체계(RISE) 사업인데, 대학 지원 관련 행・재정 권한을 지자체에 위임・이양하고, 지역발전과 연계한 전략적 지원으로 지역과 대학의 동반 성장을 추진하는 것이다."

▲이병운(오른쪽) 순천대 총장이 남도방송 하태민 편집국장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양준석 기자)
▲이병운(오른쪽) 순천대 총장이 하태민 편집국장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양준석 기자)

◇ 대학의 존립은 결국 청년 문제와 직결

-대학이 처한 문제가 대학자체 문제만은 아니다

"앞서 말했듯이 대학은 지역혁신과 인재양성 허브가 되고, 지자체(관)는 주도적으로 지역 인재양성-취‧창업-정주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청년인구 문제 역시 대학만의 문제를 떠나 지역사회와 같이 고민하고 풀어 나가야할 사안이다.

대학이 없어지면 도시에 과연 청년인구가 얼마나 남을지 깊이 생각해야 한다. 청년인구가 줄어들면 결국 도시소멸화가 가속될 수밖에 없다. 통계적으론 15년 후면 도시소멸문제가 사회적 화두가 되고 이슈가 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미리 대비하지 않으면 함께 공멸하지 않는다고 누가 보장할 수 있겠나.

이는 지자체(관) 역할이 그만큼 강화되고, 범부처 협력을 통해 지역 특화 분야를 집중 육성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우리 전남에서도 지자체(관)의 적극적인 행·재정적 지원을 토대로 지역발전 계획과 대학 특성화 분야 등을 고려한 지역 실수요 기반 대학지원 계획수립이 필요하다.

지·산·학 협력을 위한 거버넌스 시스템을 만들고 지역사회 난제 해결 지원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지자체(관)의 아낌없는 지원과 기획·운영이 요구된다."

-임기 내 반드시 이루고 싶은 사업과 정책은

"최우선 사업은 글로컬대학 30 사업 선정이다. 이를 통해 우리 대학이 전남도를 이끄는 혁신과 융합! 지·산·학 지역거점 도내 최고 국립대학으로 거듭나는 것이다. 아울러 학내구성원 의견을 적극 반영한 복지정책, 인사 혁신, 학생 중심 교육체계 구축을 통해 구성원 만족도를 높이겠다.

내부적으로 부총장제 도입, IR센터, 지역혁신전략연구소, 연구윤리센터 등 신설, 기획처의 대학컨트롤타워 역할 강화, 1처 1과 조정 등 행정조직 개편을 통해 급변하는 고등교육 환경과 시대적 흐름에 대내·외적으로 발 빠르게 대응하겠다.

순천대를 사랑해준 지역민, 대학 동문, 구성원의 계속된 관심과 응원을 부탁드린다. 순천대 혁신과 지역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저의 모든 것을 쏟아 붓는다는 각오로 총장직을 수행해 은혜에 보답하겠다."

▲이병운 순천대 총장 (사진=양준석 기자)
▲이병운 순천대 총장 (사진=양준석 기자)

※ 이병운 총장은 순천고, 순천대 법학과를 졸업하고 순천대 대학원 법학석사, 원광대 대학원 법학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순천대 교수 부임 후 입학관리본부장, 공공인재학부장, 학생처장 겸 입학본부장, 사회과학대학장 겸 경영행정대학원장을 지냈다. 한국비교노동법학회 회장, 한국사회법학회 부회장, 한국노동법학회 부회장, 한국비교노동법학회 연구윤리위원, 한일노동법포럼 이사 등을 역임했다.

정리=양준석 기자 kailas21@hanmail.net

저작권자 © 남도방송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