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대, 지역인사들 힘 모아 학교 살려야

[순천/남도방송] 우리사회에 국립대학교 총장이 갖는 사회적 위상은 적지 않다. 자신 위상을 내세우고 폼을 잡으려들면 얼마든지 가능하다. 하지만 순천대학교 이병운 총장은 당장 학교 생존문제가 걸린 현실에서 그런 '폼'을 잡지 않았다.

이 총장은 '폼' 대신 '겸손과 열정'으로 뛰었다. 지난해 총장 1순위 후보로 당선되고도 대통령 임명까지 5개월 정도 긴 시간을 보내면서 겉으로 드러나지 않게 학교 미래를 위해 도움이 되는 곳이라면 어디든 마다않고 찾아다녔다.

위기에 처한 학교를 살리는 일이라면 누구에게든 어디에서건 자신을 낮추고 상대 말에 귀를 기울이고 경청하는 자세로 임했다. 취임과 동시에 당장 시급하게 해결해 나가야할 산적한 일들을 풀어내기 위해 보직교수들과 밤낮을 가리지 않고 일에 매달렸다.

총장 임기 시작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이 총장은 공모사업에 필요한 대책준비를 엄청나게 많이 했다. 그리고 대학 생존과 학교에 도움이 되는 사람들이라면 지위고하를 가리지 않고 도움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 총장을 지켜본 모 인사는 "무엇보다 자문을 구하는 자세가 '내가 대학총장입네' 하는 그런 태도가 아닌 '대학을 살리는 일이라면 뭐든 하겠다'는 낮은 자세로 임했다"면서 "이는 여느 대학 총장들의 권위와는 거리가 먼 겸손과 열정의 모습이었다"고 말했다.

그 결과 순천대가 글로컬 예비대학으로 지정되는 성과를 끌어냈다. 이 과정에서 보직교수 헌신과 노력도 톡톡히 한 몫 했다. 물론 아직 본 선정은 아니지만 이번 예비대학 15개 학교 면면을 살펴보면 전남에선 순천대가 유일하게 포함됐다.

특히 이번 15개 예비대학 중 10개 학교정도가 최종 선정될 것으로 전해지고 있음을 감안하면 강원도·경상도가 각각 3개 학교가 예비대학에 포함된 것은 최종 선정에서 변수로 작용할 개연성이 높다.

결과적으로 최종 선정 때 17개 광역지자체에 하나씩 배정해도 별 무리가 없다고 본다면 '순천대'가 마지막까지 살아남을 확률이 높다. 이번에 전국 광역시도 가운데 대전과 대구시가 빠진 것을 고려한다면 최종 선정에선 이들 두 광역시가 포함될 확률이 높다고 보여진다.

이런 저런 셈법을 감안할 때 전남에서 유일하게 예비대학에 들어간 순천대가 본 선정에 포함될 수 있도록 지역사회가 똘똘 뭉쳐야 할 때다. 전남도민 전체가 한 마음으로 순천대를 살리는 일에 힘을 모으고 매진해야 한다.

대학이 살아야 지역 젊은이들이 살 수 있는 것이며, 대학이 살아야 지역사회 전체가 생기가 돈다는 것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우리지역에서 아이를 키우고 그렇게 성장한 청년들이 지역사회 허리가 돼 미래를 열어가도록 서로 돕고 그렇게 인력공급에 대한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순천대가 '글로컬대학 30'에 최종 선정되면 당장 내년 입시부터 지원이 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미달사태는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순천대가 살면 순천지역만 사는 게 아니고 인근 여수와 광양도 살아난다.

이 점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우리지역에 있는 인재를 지역이 키워내야 하는 것이고, 지역인재를 육성하기 위해 대학이 반드시 필요하다. 대학이 살아나면 지역사회 경제도 쉽게 흔들리지 않는다. 지역인재가 성장해 지역에 공급되는 구조가 필요하다.

지역과 기업이 함께 성장하고 그 배경이 대학이 되는 것이다. 지역사회 모두가 나서 한 마음으로 순천대를 살려야 하는 이유다. 그러기 위해서는 도지사·지자체장·정치지도자들·기업·언론까지 모두가 한 마음으로 순천대를 응원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양준석 기자 kailas2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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