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94~1960년 교회 역사 첫 정리
신사참배·여순사건·교단분열 수록
손동인·동신 형제 순교 진실 분석도

▲최경필 작가가 전남동부지역 개신교 전래사를 다룬 '완전한 순교' 책 표지
▲최경필 작가가 전남동부지역 개신교 전래사를 다룬 '완전한 순교' 책 표지

[순천/남도방송] 오랫동안 지역 언론계에서 기자로 활동한 최경필 작가가 전남 동부 개신교 전래사 '완전한 순교'(도서출판 아세아)를 출간해 화제다. 

이 책은 1894년 미국 남장로교 선교개척단이 호남에 발을 디딘 1894년부터 1960년까지 전남 동부지역 교회 역사를 최초로 정리했다.

단순한 교회의 역사책이라기보다는 일제강점기, 해방정국을 거쳐 이승만 정권 출현과 여순10·19사건, 제주4·3 등을 관통해 6·25전쟁, 50년대 한국교회 분열과정까지 기술하고 있다. 

3·1운동에 참여한 전남 동부지역 기독교인을 다뤘고, 각종 현대사 사건 속에서 목사와 장로 등 개신교인 등장과 개입, 이승만 정권과 손 잡았던 전남 개신교 지도자들, 여순사건 진압과정에서 교인들 피해와 활약 등을 발굴해냈다.

그동안 개신교단이 꺼려했던 신사참배 실상을 고발하고 순천노회 배교자들을 판결문을 통해 새롭게 분석했다는 점에서 교계에도 상당한 충격파가 전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당시 신사참배 찬성을 주도한 순천중앙교회 담임목사 실체를 분석한 점이나 손양원 목사 두 아들 동인과 동신 형제 죽음에 대한 진실, 원칙론자 이기풍 목사 재조명 등을 객관적으로 접근했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여순사건 진압과정에서 순천의 두 교회가 정치적으로 대립한 가운데 빚어진 억울한 학살의 내면을 언론인 출신 시각으로 새롭게 분석하고 조명했다는 점에서 전남 동부지역 사회와 교계에 새로운 논쟁거리를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부록으로 1920년까지 조선예수교장로회 사기에 기록된 초기교회들의 현황과 전남 동부지역 개신교 연대표를 꼼꼼히 정리해 실었고, 손양원·양용근·이기풍·황보익 목사 생예연대표를 정리해 실었다.

서평에서 박병섭 지역사 탐구가는 "지금까지 나온 전남 동부의 개신교 역사책들은 선교부 설치 이후를 다루면서 그 이전에 이미 설립되었던 교회를 제대로 소개하지 않고 있지만, 이번 책은 현지 답사를 통해 세세하게 파악해 전달하는 등 기록에만 의존하지 않고 관련 현장을 누비며 기록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작가가 중점을 두고 서술한 부분은 이른바 순교자의 실상이며, 매산등을 비롯하여 순서노회 관할 지역에서 신사참배, 여순10·19, 6·25전쟁 시기에 발생한 순교 상황을 상세하게 다뤄 이 주장을 처음으로 대하는 분들은 충격으로 받아들일 수도 있을 것"이라고 적었다.

그러면서 "최 작가가 독실한 신자로서 교계의 보편적인 주장에 도발하기 쉽지 않았을 것이지만 판결문, 노회 자료 등 공식 기록과 역사학계 최근 연구 성과를 바탕으로 한 사실 기술에 교계가 진지하게 경청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최경필 작가
▲최경필 작가

최 작가는 "해방 이후 한국 교회가 신사참배 순교자 선양사업을 등한시한 측면이 있다"며 "당시 교계 지도자 상당수가 친일은 물론이고 신앙적으로 배교했던 분이기에 양용근, 이기풍 목사 같은 신사참배 순교자보다는 인민군에게 살해된 손양원 목사를 '사랑의 원자탄'으로 추앙하면서 우상화(?)했다고 볼 수 있다"라고 진단했다.

이어 "손동인·동신 형제 죽음도 좌익과 기독교 갈등으로 지나치게 왜곡 조장해 이승만 정부가 반공 이데올로기를 한국 사회에 주입시키는 도구로 이용했다는 생각이 든다"면서 "이제는 한국교회가, 전남 동부지역 교회가 '원수를 사랑하라'는 예수의 가르침을 실천하고 평화의 도구로 거듭나는 계기가 됐으며 좋겠다"고 말했다. 

이 책은 17일부터 전국 인터넷서점을 통해 발매되며. 출간기념예배는 오는 8월 13일 오후 2시30분 순천 금당남부교회에서 열릴 예정이다. 최 작가는 최근 작은 시골교회 교회역사 기록과 집필을 시작했고, 교회를 세우는데 헌신한 평신도를 발굴해 출간할 계획이다. 

양준석 기자 kailas2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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